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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메달은 따지만 컬러는 불투명

모기와 싸워야 하는 이중고…톱랭커들 대부분 불참

안성찬 골프 칼럼니스트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07.27(Wed) 11:34:15 | 139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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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리우올림픽은 120년의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남미 대륙에서 개최되는 대회다.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8월5일 개회식을 시작으로 21일 폐회식까지 역대 대회 최다 참가국인 206개국, 1만여 명의 선수들이 28개 종목, 메달 306개를 걸고 17일간의 열전을 펼친다. 


이번 올림픽은 112년 만에 부활한 골프에서 누가 금메달을 목에 걸지가 관심거리다. 물론 어렵사리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골프가 이미 ‘반쪽자리’ 대회로 전락한 것은 사실이다. 여자선수들은 세계랭커들이 대부분 출전하지만 남자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랭커들이 ‘가족 건강’을 이유로 대거 출전을 포기했다. 


한국은 출전하는 것만으로도 ‘가문의 영광’인 올림픽 골프 종목에 출전선수들이 랭킹에 따라 여자는 4명, 남자는 2명으로 확정됐다. 세계여자골프 랭킹에 따라 랭킹 3위 박인비(28·KB금융그룹), 5위 김세영(23·미래에셋), 7위 양희영(27·피엔에스), 9위 전인지(22·하이트진로) 등 4명이 나간다. 이들은 각국 대표들과 샷 대결로 메달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남자는 김경태(30·신한금융그룹)가 포기하는 바람에 한국의 에이스 안병훈(25·CJ오쇼핑)과 ‘노마드 전사’ 왕정훈(21·캘러웨이)이 출전해 메달 사냥에 나선다.

 

 

전인지 선수(왼쪽)와 김세영 선수


 


박인비, 부상 부진 넘어설까


한국은 메달을 따기는 할 것이다. 그런데 색깔이 문제다. 금메달에 대해서는 ‘흐림’이다. 이유는 도박사들이 우승 1순위로 올려놓은 세계여자골프 랭킹 1위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9·캘러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 선수들에게는 최대의 걸림돌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언제든지 우승을 넘보는 베테랑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를 비롯해 캐나다 스타 브룩 헨더슨, 태국의 강호 아리야 주타누간, 중국의 펑샨샨도 한국 선수들의 발목을 잡을 선수로 손색이 없다. 다만, 한국 여자는 다른 나라 선수들이 2명밖에 출전하지 못하는 것에 비해 4명이나 출전하게 돼 유리한 입장이다. 


올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한국 여자프로골퍼는 메달에 대한 걱정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지난해까지만 해도 금메달 주인공으로 누구도 의심치 않았던 박인비가 허리와 손가락 부상으로 고전하면서 메달 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박인비는 올 시즌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지만 우승이 없다. 박인비가 주춤하는 사이 리디아 고는 톱랭커답게 4승이나 올리며 절정의 샷 감각을 발휘하고 있다. 헨더슨과 주타누간도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강적들이 아닐 수 없다.


LPGA 투어 8개국 국가대항전인 UL 인터내셔널 크라운도 나가지 않은 박인비는 몸을 추스르다가 8월5일 제주도에서 개막하는 스폰서 기업인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 출전해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마지막 샷을 점검한다.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평온한 표정으로 ‘그린 위의 암살자’ 역할을 해온 박인비가 빠른 컨디션 회복으로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을 딸 수 있을지 궁금하다.


한국에 박인비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결정적일 때 한방을 날리는 대항마가 있다. 바로 ‘역전의 명수’ 김세영이다. 지난해 루키 시절 연장전에서 이글 한 방으로 박인비를 가볍게 보낸 주인공이 바로 김세영이다. 그는 지난해 3승, 올 시즌 2승을 올리며 좋은 샷을 유지하고 있다. 김세영은 선두에 나섰다가 우승한 적이 별로 없다. 지고 있다가 막판에 뒤집어버리는 묘한 재주를 타고났다. 163cm에 태권도가 3단이다. 견고한 하체와 유연성이 드라이버 거리 280야드 이상 장타를 날리는 원동력이다. 이번 올림픽에서 그에게 거는 기대가 적지 않다. 


‘플라잉 덤보’ 전인지는 175cm의 ‘8등신 미인’으로 올해는 아직 우승이 없다. 그러나 기량만큼은 메달감이다. 신인왕 1순위에 올라 있지만 우승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국내에서 ‘절대강자’였던 그는 일본여자프로골프 투어에 처음 출전해 메이저 대회인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살롱파스컵에서 일본의 스타들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그런 뒤 미국 내셔널타이틀 US여자오픈을 제패했다. 세계 여자선수 중에서 한·미·일 메이저 3개의 타이틀을 동시에 거머쥔 것은 전인지가 처음이다.


양희영도 메달 가시권에 들어 있는 선수다. 연습장에 가장 늦게까지 남아 있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샷을 보면 늘 우승할 것 같다. 그런데 올 시즌 아직 우승과 인연이 없다. US여자오픈에서도 우승 다툼을 하다가 공동 3위에 올랐지만 메달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남자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 세계적인 톱스타들이 대부분 빠졌다 하더라도 벽이 높다. 안병훈과 왕정훈은 유러피언프로골프 투어에서는 우승이 있지만 아직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는 우승이 없다. 기량 차이가 크게 난다. 안병훈은 세계골프 랭킹 31위, 왕정훈은 74위에 올라 있다. 다만, 대회 장소가 남미 브라질이기 때문에 유럽투어에서 우승한 경험을 바탕으로 제 기량만 발휘한다면 메달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안병훈 선수(왼쪽)와 왕정훈 선수


 

컨디션·멘털이 성적 결정


이번 리우올림픽에서는 브라질을 강타한 지카 바이러스 공포와 전쟁을 벌여야 한다. 골프는 기술보다 심리적인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운동이다. 특히 코스 내에 모기 서식지인 워터해저드가 2개나 있다. 이집트숲모기와 흰줄숲모기가 매개체인 지카 바이러스에 걸리면 신생아의 소두증(小頭症)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남자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호주), 2위 더스틴 존슨(미국), 3위 조던 스피스(미국), 4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5위 헨릭 스텐손(스웨덴)이 모두 불참한다.


이 때문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골프 경기가 퇴출당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2009년 ‘골프지존’ 타이거 우즈(미국)를 비롯한 그린 스타들과 골프 관계자들이 힘겹게 뚫고 들어간 올림픽이다. 그런데 더 이상 골프를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골프선수들의 불참 결정은 존중한다. 하지만 이 같은 톱랭커들의 불참은 올림픽에서 골프의 미래를 재평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은 “최고의 선수가 얼마나 참가하느냐는 정식 종목으로 남게 되는 주요 요소 중 하나”라며 “이번 대회가 끝나면 국제골프연맹(IGF)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골프는 이번 대회를 포함해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정식 종목이다. 2024년 올림픽 정식 종목은 내년 IOC 총회에서 새로 결정한다. 이번에 메달은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 골프 특성상 경기 당일 컨디션과 멘털이 성적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상급 선수들은 기량 차이가 거의 없다. 누구나 ‘그분’이 오신 날은 ‘신들린 듯’ 잘 치기 때문이다. 4일간 레이스를 펼치고 마지막 날 18번 홀에서 퍼팅을 끝내봐야 승자를 알 수 있다.


특히 코스 상태나 날씨 등 골프장의 환경도 성적에 큰 변수로 작용한다. 올림픽 코스는 바다를 끼고 있는 링크스 코스여서 강한 바닷바람이 선수들을 괴롭힐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형 워터해저드와 페어웨이·그린 주변에 복병처럼 숨어 있는 벙커들도 선수들의 기량을 테스트한다. 리우올림픽 골프 종목에는 남녀 개인전에 금·은·동메달이 한 개씩 걸려 있다. 4일간 72홀 스트로크 플레이로 경기를 펼쳐 승자를 가린다. 출전선수는 남녀 각각 60명이다. 남자는 8월 11~14일, 여자는 8월 17~20일 대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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