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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미국 대선 UPDATE] 미국 보수의 실세 코치 형제는 트럼프를 싫어한다

김회권 기자 ㅣ khg@sisapress.com | 승인 2016.08.08(Mon) 06: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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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 선정 2016 세계 부호 순위 9위에 오른 코치 형제는 강한 정부를 불신하고 각종 규제와 세금, 복지 정책에도 반대한다. 오로지 경제적 자유 증진만을 신뢰한다. 그래서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정치단체들이 코치 형제의 후원 대상이다. 자신들의 신념을 미국 사회에 투영하기 위해 코치 형제는 크고 작은 시도들을 그동안 줄곧 해왔다. 

⇒ 클릭 : '공화당 후보가 모두 줄 서는 미국 보수의 숨은 실세를 아시나요​'  


그럼 이들은 어떻게 미국 사회를 ‘적대적으로 인수’하려고 했을까. 크게 두 가지의 방법을 사용한다. 하나는 자신들의 엄청난 부를 이용해 지방 자치 단체부터 연방 정부까지 전국에 이르는 정치인들을 좌지우지하는 것이다. 후원금으로도 움직일 수 있고 외부 단체를 이용해 압박을 줘서 움직일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은 싱크탱크 및 비영리 단체를 만들어 미디어 및 대학을 통해 이념을 넓혀 가는 전략이다. 코치 형제는 코치 재단을 만들어 카토 연구소(Cato Institute), 헤리티지 재단(Heritage Foundation) 등 보수 성향 싱크탱크를 지원했다. 그렇게 그들과 뜻을 함께했던 인재가 워싱턴으로 가장 많이 진출했던 시기는 다름 아닌 부시 행정부였다. 공공 정책과 외교 정책에서 코치 형제와 호흡을 맞췄던 인재들이 백악관에 고문으로 적지 않게 입성했다. 

아메리칸 엔터프라이즈 공공정책연구소(AEI)도 코치 형제가 후원하는 곳 중 하나다. 메이어는 앞선 책에서 "AEI는 표면적으로는 연구소지만 실제로는 석유, 천연 가스, 석탄 등 기업에 의한 환경오염을 법적으로 정당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기업의 세금 감면을 위해 일하는 단체다"고 설명했다.
 

 

코치 형제의 정치 후원금은 그들의 아이디어를 미국 정치에서 현실화하는 중요한 무기다.


코치 형제가 후원하는 연구 기관에서 만들어진 아이디어는 세상 밖으로 나와 현실 정치에서 작동한다. 예를 들어 코치 형제는 친(親)공화당 정치단체인 ‘번영을 위한 미국인들(American for Prosperity)’이나 ‘자유동반자(FP)’ 등을 후원하는데 이 단체들을 통해 정치권에 압박을 가해왔다.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반영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코치 형제는 자신들의 정치사상을 현실 정치로 연결하는 하나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왔다. 

코치 형제가 주목을 받게 된 것은 티파티 운동이 전개되면서부터다. 2008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추구하는 '큰 정부'에 반대하는 일종의 시민 저항운동으로 시작한 티파티 운동이 미국 전역에서 펼쳐졌다. 티파티 운동의 여세를 몰아 2010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은 승리를 거뒀는데 특히 연방하원에서 과반수 의석을 되찾는 데 성공했다. 당시 티파티 운동의 지원을 받은 탓에 공화당에서는 초선 의원들이 다수 탄생했다.

당시만 해도 티파티 운동은 보수적인 미국 국민들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생긴 정치 운동이라고 여겨지고 있었다. 하지만 코치 형제가 자금을 댄 것이 부각되면서 세상은 형제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코치 형제는 티파티 운동과의 관계를 부인했지만 공화당 초선 의원들의 선서식에 데이비드 코치가 웃음을 지으며 참석했고 코치 형제가 지원하는 '번영을 위한 미국인들'이 티파티 운동의 도움을 얻어 당선된 초선의원들의 자금줄 역할을 한 게 알려졌다. 

미국 보수층의 숨은 실세다 보니 수많은 언론은 코치 형제를 인터뷰하길 원한다. 하지만 이들은 철저하게 잠행한다. 공화당이 아닌 자신들이 공격 목표가 되는 것을 가급적 피하려고 한다. 아주 드물게 등장할 때가 있는데 지난해 4월이 그랬다. 형인 찰스 코치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8억8900만 달러(약 9871억원)을 선거 자금으로 투입할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

미 대선이 다가온 시점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코치 형제와 공화당 후보로 지명된 도널드 트럼프의 관계다. 트럼프는 이전 후보들과 달리 경선 과정에서 자신의 재산을 사용해 선거전을 전개해 왔고 결국 공식 후보가 됐다. 코치 형제의 지원을 받지 않은 드문 경우다. 하지만 대선은 다르다. 더 많은 돈이 들어가고 영향력을 보태줄 사람이 필요하다. 코치 형제는 미국 보수파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인사다.

코치 형제는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는 것을 원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들은 당내 예비 선거에서 어떤 후보도 지지하지 않았는데, 트럼프가 점점 앞서나가자 "(트럼프는) 대통령 자리를 갈망하는 컬트 매니아"라고 말하며 무시했다. 트럼프가 주장하는 '반(反)자유무역 정책'도 코치 형제의 생각과 맞지 않다. 코치 형제는 자유경제 신봉론자다. 반면 트럼프는 자신이 무찌르고 당선된 공화당 정치인들을 항상 '꼭두각시'라고 부르며 폄하해 왔다. 꼭두각시는 누군가가 조종하는 법. 공화당 정치인들을 뒤에서 돕는 가장 큰 손은 코치 형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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