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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때와 다른 ‘김정은의 39호실’

김회권 기자 ㅣ khg@sisapress.com | 승인 2016.08.22(Mon) 18: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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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가 한국으로 망명한 뒤 주목받는 것은 북한의 '통치자금'이다. 태 공사의 귀순은 앞서 언급한대로 단순히 그가 북한 고위급 외교관이어서가 아니다. 김정은 체제 유지를 가능하게 한 통치자금을 관리해왔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는다, 

 

관련기사 '태영호의 귀순, 통치자금 누수로 고민 깊어진 김정은'

국제사회가 북한을 제재할 때 초점은 주로 이런 통치자금 제재 그 자체에 맞춰진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김정은 체제에서 외화벌이의 첨병 역할을 하는 조선노동당 39호실이 타깃이다. 39호실은 북한이 지하자원을 캐내는 광산이나 무역회사들, 은행 등 해외에서 돈과 관련한 기관을 망라하고 조정하는 통치자금의 컨트롤타워다. 1억 달러가 넘는 개성공단 근로자의 임금을 관리하는 곳도 39호실로 알려져 있다. 어쨌든 여러 돈벌이를 하다 보니 39호실은 해외에도 거점을 가지고 있다. 합법적인 무역만 하는 게 아닌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마약과 밀수, 무기수출 등 불법적인 부분도 관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래서 대북제재를 할 때 가해지는 광물자원의 수출 금지나 대북 금융제재 등 모든 것은 39호실과 뗄 수 없는 관계다.

 

39호실이 처음 만들어진 건 1970년대로 알려지고 있다. 39호실에 근무했던 직원 중 한 명인 탈북자 최아무개씨는 2014년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자신의 직무를 자랑스럽게 생각했고 상당한 권한을 부여받았다. 단지 그것이 김정은의 돈이라고 알고 있던 건 몇 명의 간부뿐이었다"고 말했다. 2010년 북한의 불법 자금과 관련한 금융제재가 이뤄졌을 때 미국 재무부는 "조선노동당 39호실은 북한의 비밀 부서로 불법 경제 활동에 종사하며 비자금을 관리하고 지도자를 위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빨간색 동그라미에 있는 전일춘은 39호실 책임자로 임명된 인물이다.


최씨처럼 39호실에 근무하는 직원은 북한의 기준에서 볼 때 상당히 우수한 인재들이다. 신원 조사가 완벽히 이뤄지고 체제에 대한 충성심이 강해야 한다. 이들에게 주어지는 권한도 상당하다. 예를 들어 39호실의 해외 지점에서 일하는 직원은 해당 주재국 외교관에게 밀수 업무를 지원하도록 요구할 수도 있다고 한다.

 

39호실은 '대성그룹'으로 국내에 알려진 국영기업을 중심으로 활동이 이뤄진다. 금이나 은, 송이버섯 등 북한의 특산물를 교역하는 합법적인 사업도 이곳의 역할이다. 39호실의 사업은 북한 정부의 모든 교역 중 우선되는 위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씨가 월스트리저널과 나눈 얘기를 보면, 과거에는 SUV를 운전하는 무장 인원들이 모은 현금을 회사로 들고 왔다고 했다. 금은 오스트리아의 수도 비엔나로 보내 현지에 위치한 금성은행을 통해 판매했다고 한다. 하지만 오스트리아 정부는 2004년, 이 은행을 폐쇄조치했다. 최근 북한에서 생산된 금은 배낭 등으로 옮겨져 중국에서 판매되고 있다고 최씨는 말했다.

 

김정은 체제에 들어서 39호실을 둘러싼 사건사고가 일어나고 있는 건 주목할 부분이다. 2015년 초에는 39호실의 부부장급을 비롯해 간부 3명이 제3국을 거쳐 한국에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태 공사가 망명하기 전에도 노동당 39호실 소속으로 유럽 내에서 북한 자금의 총책을 맡고 있는 한 인사가 지난해 약 40억~50억원에 해당하는 외화를 갖고 잠적한 뒤 서방에 망명 의사를 타진했다는 소식이 있었다. 약 100억원 규모의 비자금을 굴리던 싱가폴의 한 인사도 잠적했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이를 두고 김정은식 공포정치의 부작용으로 해석하지만, 유독 39호실에 많았던 장성택 인맥이 생존을 위해 고른 도주라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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