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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대권 대첩’ 돌입하다

친박은 ‘반기문 빅텐트론’, 비박은 ‘중도 빅텐트론’ 제기

남상훈 세계일보 기자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08.23(Tue) 14:28:05 | 14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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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친박(親박근혜)과 비박(非박근혜)이 ‘당권 전투’를 끝내고 곧바로 ‘대권 대첩’에 돌입하는 모양새다. 친박은 8·9 전당대회에서 2년 만에 비박에게 빼앗겼던 당권을 탈환해 당내 대권 경쟁에서 유리한 입지를 선점했다. 

 

친박은 ‘반기문 빅텐트(big tent·포괄정당)론’을, 비박은 ‘중도 빅텐트론’을 제기하고 있다. 양 계파는 당내 대권주자들과 별개로 외부에서 강력한 범여권 대권주자를 양성해 당내 대권주자와 후보 단일화를 추진할 태세다. 당내에 자파 소속 유력 대권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양 계파가 짜낸 ‘대권 플랜’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진다. 

 

친박은 최근까지 ‘반기문 대망론’ 실현 방안 마련에 고심해 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친박의 대선후보 영입 0순위다. 결국 친박의 고민은 반 총장을 어떻게 여당 대선후보로 만드느냐는 것이다. 이정현 대표는 ‘슈퍼스타K(슈스케)’ 방식으로 대선후보를 선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내년 4, 5월께 모든 후보가 참여하는 정책토론회를 연 뒤 일정 시점마다 여론조사 등을 통해 한 명씩 탈락시키고 마지막 남은 2, 3명을 대상으로 전당대회를 열어 최종 후보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당장 비박이 슈스케 방식 도입에 강력 반발해 실현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친박이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강세를 보이는 반 총장에게 유리한 경선 방식을 도입하려 한다는 게 비박의 지적이다.

 

친박 주류도 이 대표와 생각이 다르다. 반 총장을 경선에 끌어들여 좋을 게 없다는 판단이다. 한 핵심 의원은 “반 총장이 당내 경선에 참여하게 되면 비박 후보들의 표적이 돼 내상을 입게 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반 총장이 예선을 통과하더라도 만신창이가 돼 본선에서 야당 후보에 비해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8월5일 브라질 리우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했다.


반기문 측, 친박 주류의 ‘빅텐트론’ 동조 조짐

 

그래서 친박 주류는 반 총장의 자질과 도덕성에 흠집을 내지 않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런 방안 가운데 하나가 ‘반 총장 빅텐트론’이다. 친박 핵심인 김태흠 의원은 “반 총장이 외부에서 세력을 만든 뒤 우리와 합류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반 총장이 내년 초에 귀국해도 일단 기존 정치권과는 거리를 두면서 ‘제3 지대’에서 대선을 도모할 것이란 여권 내부의 전망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재 자발적으로 반 총장을 지지하는 외부 세력도 있다. 반 총장의 후배 외교관들이 내년 출범을 목표로 설립을 추진 중인 ‘반기문 재단’이 반 총장의 향후 대권 행보에 중요한 방향타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재단 설립이 반 총장의 정계 진출을 위한 발판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반기문 재단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전례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1992년 대선 패배 후 정계를 은퇴했던 김 전 대통령이 2년 뒤인 1994년 아태재단을 세우며 정계에 복귀, 결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충청 출신 정·관계 전·현직 인사들이 100명이 넘고 회원 수도 3500명에 이르는 ‘충청포럼’은 든든한 우군이다. 친박 핵심 윤상현 의원이 충청포럼 회장이다. 윤 의원은 충남 청양 출신이다. 특히 충청포럼 임원진에는 각계 유력 인사들이 포진해 반 총장의 측근 외교관 그룹에 부족한 정무적 기능과 경제·복지 등 각종 정책 개발을 지원할 수 있다. 충청중앙향우회도 반 총장 지원 그룹으로 분류된다. 충청향우회에는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 등 충청 출신 인사들이 활동하고 있다.

 

반 총장 측도 친박 주류의 빅텐트론에 동조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반 총장 측근들은 비정치권 인사들을 대상으로 ‘대업’에 동참할 사람을 물색하고 있다. 이들은 일부 친박의 노골적인 반 총장 대선후보 영입에 거리를 두며 외부에서 세력화를 꾀하고 있다. 반 총장도 지난 5월 방한 때 “(총선에서 심판받은) 친박세가 두드러진 새누리당에 어떻게 들어갈 수 있겠느냐”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경북(TK)을 중심으로 한 ‘친박 후보’라는 이미지가 굳어질 경우 대선 본선에서 승산이 없다는 지적이 많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등 야당의 유력 대선주자가 있는 부산·경남(PK)은 물론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낮은 수도권에서 이탈 세력이 대거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야당이 반 총장을 친박 후보라고 낙인찍는 것도 그러한 정치적 계산을 감안한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반 총장이 경선을 피하기 위해 친박의 지원을 받아 외부에서 대권을 준비하는 것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제기될 경우 역효과가 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 경선에서 선출된 대선후보가 단일화에 반발할 경우 후폭풍이 거세질 수도 있다. 

 

 

비박 쪽 ‘친이’ 좌장 격인 이재오, 창당 추진

 

이에 맞서 ‘비박’도 중도 신당 창당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친이’ 좌장 격인 이재오 전 의원이 주축이 된 늘푸른당은 8월16일 당명을 확정하고 내년 1월 창당을 목표로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와 정의화 전 국회의장을 대선후보로 영입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창당추진위원장을 맡은 이 전 의원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디자인할 것”이라며 “(연대는) 비박이란 사람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 우린 누구나 다 대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우선 포섭 대상은 여당 전대 이후 당내 권력에서 밀려난 비박 세력이고 그다음은 친노를 제외한 범야권 세력이다. 중도 실용주의를 표방하는 늘푸른당은 내년 대선에 후보를 내세워 국민의 선택을 받기 위해 세력을 확장하고 그 과정에서 범여권 세력과 연대하거나 범여권 후보 단일화를 추진해 정권을 재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도 여야 중도 세력을 아우르는 ‘중도 세력 빅텐트론’를 주창하고 있다. 정 전 의장은 지난 5월 출범한 사단법인 ‘새한국의 비전’을 통해 중도 세력을 규합하고 있다. 새한국 비전에는 비박과 중립 인사, 비친노 인사들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당시 새누리당의 원조 소장파인 정병국 의원과 비주류 중진인 정두언 의원을 비롯해 최근 혁신위원장에 내정됐다가 사퇴한 김용태 의원, 무소속 유승민 의원의 측근인 조해진·권은희·류성걸 의원 등이 참여했다. 야권에서는 더민주 진영·우윤근 의원,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 등이 120여 명의 발기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비박 중도 신당의 과제는 참여 인사들을 한데 묶을 정치적 지향점이 뚜렷하지 않은 데다 구심점 역할을 할 대선주자가 없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비박 중도 세력은 정계 복귀를 노리고 있는 손학규 더민주 상임고문,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 대권주자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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