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Q&A] 여름감기, 왜 이렇게 안 나을까
  • 김철수 킴스패밀리의원·한의원 원장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08.25 14:31
  • 호수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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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냉방, 더운 날씨로 몸 항상성 회복이 느려진 때문

 Q  50대 초반의 직장인 남성입니다. 취미로 산악자전거를 탈 정도로 만능 스포츠맨이고 건강 하나는 자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올여름 감기에 걸린 지 보름이 지났는데도 잘 낫지 않네요. 증상은 가벼운 몸살과 기침·가래가 있고 목이 아픕니다. 최근에 간단한 피 검사와 가슴 사진을 찍었는데 특별한 이상은 없다고 합니다. 평소 알레르기나 위산 역류와 같은 소화기 증상도 없는데요. 왜 이렇게 낫지 않는지, 여름감기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A  여름철 감기가 쉽게 떨어지지 않는 경우 우선 레지오넬라 감염의 가능성을 고려해 봐야 합니다. 독시사이클린이나 퀴놀론계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으면 오래갈 수 있습니다. 혹은 더운 날씨에 과도한 냉방으로 체온을 유지하지 못해서 잘 낫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여름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 말이 있듯이 일반적으로 여름에는 감기에 잘 걸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여름감기는 독하다’고 하지요. 한번 걸리면 지독하게 오래가기도 합니다. 감기는 여러 가지 측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격적 측면으로는 주로 바이러스나 가끔은 세균에 감염되는 것이고, 방어적 측면으로 보면 면역이 떨어진 것이며, 공격과 방어의 전쟁으로 인한 파괴로 끙끙 앓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공격적인 측면을 살펴보면 여름철에 유행하는 감염병으로 뇌수막염·레지오넬라증, 위 독감 또는 배몸살로 불리는 바이러스성 위장관염 등이 있습니다. 뇌수막염도 세균성과 바이러스성이 있습니다. 문제는 뇌수막염이 유행할 때 뇌수막염으로 진단되지 않고, 앓다가 낫는 경우 일반 감기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뇌수막염보다는 약하지만 많이 아프기 때문에 독한 감기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레지오넬라증도 폐렴을 잘 일으키는 세균성 감염이기 때문에 일반 감기보다 독한 증상이 오래갈 수 있습니다. 또한 바이러스성 장염의 대부분은 노로바이러스가 원인이며 독감과는 거리가 멀지만, 여름철이라 땀을 많이 흘려 전해질 불균형과 탈수로 면역력이 떨어져 있어 독하게 느낄 수도 있습니다.

 

방어력은 몸이 추우면 약해집니다. 실제 체온보다도 춥다고 느끼는 것이 면역력을 약하게 만듭니다. 바이러스 감염은 체온을 유지하는 항상성을 깨뜨리는 도화선으로 작용하며, 이런 항상성이 깨지는 것이 바로 감기입니다. 여름에는 체온이 쉽게 떨어지지 않으므로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쉽게 감기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체온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 장벽을 뚫고 체온을 저하시킨 바이러스라면 분명 독한 바이러스겠지요. 당연히 전쟁이 치열해지며 독한 증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체온의 항상성을 회복하려면 몸을 따뜻하게 유지해야 하는데, 더운 날씨 때문에 적절한 보온을 하기가 어려워 감기가 잘 낫지 않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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