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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저녁에 정권 반대자까지 만나 소통한다

아베 신조 총리의 장기 인기 비결

임수택 편집위원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09.20(Tue) 19:00:38 | 14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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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2012년 12월16일 2차 내각 수립 후 4년째를 맞이하는 지금까지 50% 이상의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소비 지출도, 물가도 바닥이어서 아베노믹스를 성공이라고 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는 이유에 의아해한다. 

 

아베 총리는 표면적으로 ‘강한 일본’을 주창하고 이의 행동강령으로 헌법 개정에 대한 강한 꿈을 가지고 있다. 그의 헌법 개정에 대한 신념은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베 총리는 어린 시절 기시 노부스케 총리(1957년 2월25일~1960년 7월19일)의 무릎에서 성장했고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자연스럽게 외조부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자민당 출신인 기시 노부스케의 염원은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연합군최고사령부(GHQ) 하에 전력을 보유하지 않고 전쟁을 포기하는 평화주의의 ‘일본국헌법’이 아니라 천황이 군 통수권을 갖고 병역을 의무화하는 ‘대일본국헌법’을 갖는 것이었다. 본래 자민당은 전후 자민당과 일본민주당의 합병에 의해 만들어졌다. 일본민주당은 당초부터 일본국헌법에 반대해서 헌법을 대일본국헌법으로 되돌리는 것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당이었다. 당시 간사장이 기시 노부스케였다. 아베 총리는 이런 기시 노부스케의 유전자를 물려받았다.

 

 

7월10일 실시한 일본 참의원 선거 결과를 담은 7월11일자 일본 주요 신문 1면 © 연합뉴스


외조부 영향 받아 ‘헌법 개정’ 박차

 

헌법 개정에 대한 뚜렷한 목적은 그의 정치 방향과 수단을 명확하게 만들었다. 아베의 논리는 간명하다. 헌법 개정 발의를 위해서는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3분의 2 이상의 의석을 확보해야 한다. 다수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중의원과 참의원 선거에서 이겨야 한다. 선거를 이기려면 국민들이 가장 바라는 ‘경제 살리기’를 성공해야 한다. 1990년 버블 붕괴 이후 20여 년간 지속되고 있는 경기침체와 디플레이션을 해결해야 한다. 역대 정부가 각종 정책을 집행했지만 경기를 살리지는 못했다. 아베 총리는 역대 정부와는 다르게 디플레이션을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고 해결책으로 일본은행의 윤전기를 돌려서라도 돈을 공급하는 양적완화 정책을 채택했다. 2013년부터 최근까지 양적완화에 사용한 돈은 220조 엔에 달한다. 

 

아베노믹스의 골자는 금융정책, 재정정책, 구조조정의 3가지 수단이지만 핵심은 금융정책이다. 2% 인플레이션에서 무한정 돈을 찍어 내겠다는 것이다. 역대 정부가 생각지 못할 정도로 과감하게 엄청난 양을 공급했다. 2012년 12월 집권 이래 주식 가격은 오르고 엔저로 인한 수출기업들의 즐거운 비명이 터져 나왔다. 최근 조사에 의하면 실업률은 3%다. 1990년대 일본 경제가 최고로 좋았던 시절과 비슷한 수준이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과거 정부와는 다르다는 인식의 변화를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지난 20여 년간 패배의식에 젖어 있던 일본 국민들에게 자신감을 회복시켜준 것만으로도 아베노믹스는 과녁을 정확하게 맞혔다. 집권 이래 각종 선거 승리가 증명한다. 2013년 7월21일 참의원 선거 압승, 2014년 11월21일 중의원 선거 승리, 2016년 7월10일 참의원 선거 압승 등 연전연승했다. 

 

아베 총리는 헌법개정을 위해 ‘강한 일본’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주당 간 나오토(管直人) 총리와 센코쿠 요시토 관방장관 시절 중국 어선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침범해 나포한 사건이 발생했다. 중국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고 급기야 희토류 공급을 중지하는 극단적 선택을 했다. 간 나오토 정부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도 못하고 백기를 들었다. 이를 본 많은 일본인들은 민주당 정부에 실망했다. 아베 총리는 각종 선거의 승리를 기회 삼아 강한 일본을 만드는 작업의 일환으로 특정비밀법,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 등을 하나하나 실천해 오고 있다. 이러한 법안을 통과시킬 때마다 국민들의 반대에 부딪혔지만 이후의 선거는 승리했고 높은 지지율을 유지해 오고 있다. ‘정치는 상관없으니 경제 좀 어떻게 해 달라’는 많은 국민들의 속마음을 아베 총리와 자민당 정권의 핵심들은 꿰뚫고 있다. 대외적 정세 또한 아베 총리에게 유리하다. 무엇보다 중국의 군사적 팽창과 경제성장 정책에 대해 일본 국민들은 적지 않은 경계심을 가지고 있다. 또 북한의 핵 개발과 미사일 발사 시험은 일본 국민들의 안보의식을 강화시켰다. 

 

 

국제정세·리더십 맞물려 인기 고공행진

 

8월21일(현지 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6리우올림픽 폐회식에서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가 마리오 분장을 한 채 등장하고 있다. © 연합뉴스

아베 총리는 헌법 개정을 위해 전략적 선거 및 정권 운영을 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50%+알파’ 전략을 구사한다. 50%의 지지 세력을 견고히 하면서 알파 세력을 늘려가는 전략이다. 이지마 이사오(飯島勳)와 같은 정치전략가들이 주변에서 정교하게 만들어가고 있다. 또 냉전 종식 후 좌파사상이 붕괴된 시대에 자란 30대에 포커스를 맞추고 중간층을 목표로 한 것도 주효했다. 지지도를 유지하기 위해 저녁에 언론인들, 정·재계 중진들 그리고 정권에 반대하는 사람들까지 만나며 의견을 청취하는 것도 보이지 않는 인기 유지의 원동력이다. 자민당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도 지지율 유지와 깊은 관련이 있다. 민주당 정부 시절에는 의사결정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불안한 모습을 보였으나 아베 총리가 집권한 이래 자민당 내 분열의 모습은 사라졌다. 선거 후보자 선정 단계에서부터 아베와 노선을 같이하는 사람을 중심으로 공천을 하고 당선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아베 체제가 유지돼 오고 있다. 

 

아베 총리가 인기를 누리는 데는 민진당(구 민주당)을 비롯한 무력한 야당도 한몫한다. 야당은 뚜렷한 선명성을 보이지 못하고 일치된 힘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 점을 최대한 이용한다. 각종 선거에서, 국회에서 민주당 시절의 무능을 국민들에게 자주 부각시키고 있다. 

 

인기 비결의 또 다른 이유는 자민당 내부나 야당에 아베 총리를 대신할 강력한 후계자가 없다는 점이다. 아베 정부의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비난이 거셌음에도 지지율이 50% 이상 나올 수 있었던 이유는 아베를 대신할 만한 인물이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자민당 총재 임기가 2기 6년으로 돼 있는 정관을 바꾸어 3기 9년으로 개정하는 논의가 시작됐다. 실현될 경우 아베 총리의 임기는 2021년 9월까지 이어진다. 50% 이상의 지지 세력과 국민이 원하는 것에 대한 일관된 정책을 유지하는 한 아베 총리의 지지율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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