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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내진 설계 허용치 넘어선 7.45 지진도 가능

‘한국은 지진 안전 국가’란 막연한 허상, 원전 피해 대재앙 불러올 수도

오창환 전북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09.27(Tue) 16:30:36 | 14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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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12일 경주 남서쪽에서 일어난 규모 5.8 지진과 그 이후의 잇단 400여 회의 여진은 우리나라가 결코 지진 안전 국가가 아니라는 사실과 함께 경주·기장 등에 밀집되어 있는 원전에 의해 복구되기 힘든 대재앙이 일어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왜 우리 국민 대부분은 이제까지 한반도가 지진 피해에서 안전한 지역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을까. 그 이유는 큰 피해를 발생시키는 지진이 일어난 것을 직접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반도에도 큰 지진이 일어난 사실이 역사 기록들로 남아 있다. 조선시대인 1643년에 경주 지역에서 성곽을 무너뜨리고 땅이 갈라지는 큰 지진이 일어났으며, 그 크기가 규모 7을 넘어 7.3 정도에 이를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이 정도의 지진은 현재 영남 동남부지역에 건설되어 있는 원전들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처럼 파괴되어 복구할 수 없는 대재앙을 일으킬 수 있다. 최근에 지어진 원전은 규모 7에 견딜 수 있도록 내진 설계돼 있으나, 그 이전의 원전은 규모 6.5에 견딜 수 있도록 돼 있다. 지질학적 시간으로 볼 때, 지금이나 1643년이나 상황은 크게 변한 것이 없기 때문에 이러한 지진은 한반도에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9월20일 제16호 태풍 말라카스의 영향으로 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발전소 앞바다에 높은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 연합뉴스


지진 없었다는 것은 힘 축적하고 있다는 뜻

 

지구의 나이는 46억 년이며, 180만 년 이전부터 현재까지를 제4기라고 한다. 180만 년은 지질학적으로 매우 짧은 기간이기 때문에 한반도 주변의 지질학적 환경이 거의 동일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즉 한반도에는 180만 년 전부터 현재까지 지진을 일으킬 수 있는 동일한 힘이 작동해 왔다. 그중 중요한 힘은 태평양을 구성하고 있는 해양판이 일본 밑으로 밀려 들어가면서 서쪽으로 미는 힘과, 인도가 아시아와 충돌하면서 동쪽으로 미는 힘이다. 이 힘들은 한반도에 존재하는 단층 중 일부를 움직여 과거에 지진을 일으켰거나, 또 미래에 지진을 일으킬 것이다. 

 

그런데 한반도는 일본과 달리 미는 힘이 발생하는 일본의 섭입대나 히말라야의 충돌대로부터 멀리 위치하고 있어 큰 지진을 일으키기 위한 힘이 축적되는 데 수백 년 이상 걸린다. 따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큰 지진을 평생 한 번 보지 못할 수도 있고, 그래서 한반도가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질학적으로 볼 때 너무 오랜 기간 지진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큰 지진을 일으킬 힘이 축적되고 있어 위험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계기 지진과 역사적인 지진 자료로부터 예상되는, 한반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고의 지진 규모는 7.45까지 가능하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는 한반도에서도 일본의 후쿠시마 경우와 같은 심각한 원전 파괴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지금 현지 상황은 매우 불행하다. 핵심지역을 제외하고는 사람들이 다시 들어가서 살고 있다. 현재 일본 정부는 방사능 허용 기준치를 20배 높여서 그곳에 사람들이 살도록 허가하고 있다. 즉 방사능이 없어진 것이 아니라 최소 수십 년 동안 방사능이 존재할 곳에 사람들을 그냥 살게 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방사능 노출이 크게 늘어나 암 발생률이 현저히 증가할 것이고, 앞으로 태어날 아이들이 유전자 변형에 의해 고통을 받을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왜 일본 정부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위험에 노출시키는 것일까? 

 

그것은 일본과 같이 인구밀도가 높은 나라는 많은 주민을 타지로 이동시켜 살게 할 장소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에 따른 이주비용이 일본과 같은 경제대국인 나라에서도 감당하기에 너무 크기 때문이다. 한국도 원전 사고가 일어나면 일본과 다를 것이 없다. 그런데 현재 영남지역 원전 주변에는 부산과 울산 등 대도시가 위치하고 있어 원전 사고 발생 시 수백만 명이 후쿠시마에서와 같이 방사능에 노출된 채 살아가야 할 것이다. 이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것이며, 수많은 사람을 고통에 몰아넣을 것이다. 또한 원전 사고에 의해 우리나라의 기간산업과 주요 항만 시설이 위치한 울산과 부산이 마비되면 경제도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다. 

 

9월12일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으로 울산시 북구의 한 초등학교 건물 곳곳에 균열이 생겨 9월20일 교육부에서 파견된 민간 전문가가 안전진단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원전이 밀집된 지역의 위험성은 훨씬 증가

 

그럼에도 우리 정부는 이러한 지역에 12개의 원전을 설치했다. 게다가 6개 이상의 원전이 밀집된 장소는 세계에서 11곳밖에 없는데, 그중 4곳이 우리나라에 있다. 일본 후쿠시마 사고에서 보듯이 쓰나미로 폭발한 것은 1호기였으나, 전력공급이 중단되면서 2~4호기에서 수소폭발이 일어나 피해가 눈덩이처럼 늘어났다. 이렇듯 원전이 밀집된 지역의 위험성은 훨씬 증가하게 된다. 

 

당초 원전부지 평가 관계 당국은 이번에 일어난 지진을 포함해 20개의 활성단층이 보고된 양성단층을 자료 부족 이유로 부지 선정에 크게 고려하지 않았다. 또한 동해안 해저단층에 대한 연구 또한 매우 미약해 이들 해저단층에 의한 위험성 또한 부지 선정에 거의 고려되지 못했다. 즉 조사가 제대로 안 돼서 모르는 것을, 그냥 지진이 잘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해 버린 것이다. 더군다나 2012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의해 조사된 한반도 남부지역의 활성단층에 대한 조사 자료도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발표되지 못했다. 하지만 이 보고서는 지진 관련 국내 최고 연구자들이 작성한 결과였다. 혹시 활성단층의 심각성이 알려지면 원전 건설이 어려워질까 봐 발표하지 못하게 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이렇듯 부지 안정성 평가에 매우 많은 문제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원전 건설을 계속해 왔고, 그 결과 위험성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원전 부지 평가 시 자료가 부족해 안정성을 평가할 수 없는 경우에는 아예 부지 선정을 허가하기 않아야 한다. 그리고 이미 원전이 설치된 곳이라도 다시 부지 재평가를 해서 위험성이 높은 지역의 원전은 순차적으로 폐쇄해야 한다. 이는 수많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그리고 우리나라 경제에 미칠 심각한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조치인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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