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몰 타입 스튜디오 도전은 성공적
  • 송응철 기자 (sec@sisapress.com)
  • 승인 2016.09.27 17:35
  • 호수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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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체험형 브랜드 홍보관 개장한 ‘스타필드 하남’ 현지 르포

국내 최초의 쇼핑 테마파크 ‘스타필드 하남’이 새로운 자동차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9월9일 이곳에 브랜드 체험 공간인 ‘현대 모터스튜디오 하남’과 ‘제네시스 스튜디오’를 오픈했다. 판매가 아닌 브랜드 홍보를 위해 마련한 장소라고 한다. 이곳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판매보다 체험 통한 브랜드 홍보에 주력”

 

이런 궁금증을 안고 기자는 9월21일 스타필드 하남을 방문했다. 정식 개장 시간인 오전 10시 이전이어서 주변은 아직 한적했다. 내부로 들어서자 일부 매장에선 개점 준비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먼저 1층에 마련됐다는 ‘현대 모터스튜디오 하남’으로 향했다. 2014년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을 개관한 이래 ‘현대 모터스튜디오 모스크바’ ‘현대 모터스튜디오 디지털’에 이은 네 번째 스튜디오다. 

 

안내 직원에게 수소문해 스튜디오가 마련됐다는 공간 앞까지 갔다. 하지만 이곳이 현대 모터스튜디오라는 확신은 들지 않았다. 간판도 걸려 있지 않았고, 내려진 셔터 틈새로 온통 검은 벽밖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머뭇거리는 사이 담당자가 나와 “개장을 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스튜디오 내부로 들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3개의 벽면과 천장에 웅장한 자연 풍경이 비춰졌고, 출입구 우측 상단에 현대 모터스튜디오 로고가 나타났다. 벽면과 천장을 포함한 4개 면이 모두 스크린이었던 것이다. 

 

9월21일 경기도 하남시의 ‘스타필드 하남’에 오픈한 ‘현대 모터스튜디오 하남’의 전경 © 시사저널 박정훈


스튜디오 내 메인차량을 전시하는 ‘히어로카존’에는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세워져 있었다. 현대차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다. 배터리와 전기모터만으로 움직여 주행 중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친환경차라는 설명이다. 차량 옆에는 홈 충전기가 마련돼 있었다. 방문객들은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홈 충전기를 실제 차종에 플러그인하는 등 전기차 충전을 체험해 볼 수 있다. 충전기 플러그를 차량에 연결한 뒤 충전 시작 버튼을 누르자 친환경 콘셉트의 미디어 아트가 4면 스크린에 나타났다. 

 

한쪽 벽면에는 전기차의 내부 시스템 구조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하부 파워트레인을 벽면에 매달아 전시하고 있었다. 이곳에 돌출돼 있는 버튼을 누르면 뒤편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차량의 구동 원리를 알 수 있는 영상이 나온다.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모델 2대가 전시돼 있고, 모델의 다양한 외장 컬러와 내장재를 경험할 수 있는 ‘디자인 스튜디오’가 마련돼 있다. 이곳에서는 차량을 마음껏 만져보고 타볼 수 있다. 또 고객이 원할 경우 아이오닉 모델과 주행 코스를 선택해 체험할 수 있는 시승 서비스도 제공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차량 판매보다 전기차 등 현대차의 미래 기술을 알리고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인테리어 시설부터 전시 방식, 고객 응대에 이르기까지 차별화되고 독창적인 방식을 추구했다”며 “향후 경기도 고양과 중국 베이징 등 국내외 주요 도시에 현대 모터스튜디오 건립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네시스 스튜디오가 마련된 2층을 방문했다. 현대차 브랜드와 별도로 2015년 11월 제네시스 브랜드를 론칭한 이후 일반 고객과 브랜드가 만나는 첫 접점이다. 고급차 브랜드이니만큼 스타필드 내 럭셔리존인 2층에 자리를 잡았다. 내부 인테리어도 고급스럽게 꾸몄다. 제네시스 스튜디오 히어로카존에는 ‘제네시스E900’ 리무진이 배치돼 있었다. 리무진의 경우 일반의 체험이 어렵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차량을 둘러싼 3면의 벽에는 시간에 따라 색이 변하는 조명과 인피니티 미러를 적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하고 환상적인 느낌마저 들게 했다. 

 

‘스타필드 하남’에 입점한 ‘제네시스 스튜디오’(위 사진)와 ‘현대 모터스튜디오’ 내부에 비치된 전시물들 © 시사저널 박정훈


안쪽에는 최근 출시된 ‘제네시스 G80’과 오는 10월 출시를 앞두고 있는 ‘제네시스 G80 스포츠’가 전시돼 있었다. 차량 옆 벽면에는 다면체 유리액자가 설치돼 차량의 디자인을 다각도로 감상할 수 있게 해 놓았다. ‘디자인 중심의 제네시스’라는 콘셉트를 잘 보여주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이곳엔 또 ‘EQ900’과 ‘G80’의 실제 차량 도어가 전시돼 있었다. 방문객들이 제네시스의 모든 외장 컬러 및 인테리어 마감재 실물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가장 안쪽에는 대형 스크린이 설치돼 있었다. 화면에선 제네시스에 대한 홍보 영상물이 나오고 있었다. 바로 앞 테이블에 비치된 태블릿PC를 통해 방문객이 제네시스의 엔진·트림·옵션·내외부 색상 등을 정하면 대형 스크린에 디지털로 구현한 차량이 나오도록 했다. 이를 통해 외관과 제원, 가격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또 방문객이 시승을 원할 경우 제네시스 모델을 현장에서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시승 코스엔 제네시스의 편안하고 역동적인 주행성능에 특화된 고속주행 코스가 포함돼 있다. 

 

대형 쇼핑몰에 스튜디오를 설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개관한 현대 모터스튜디오의 경우, 건물 한 채를 통째로 사용했다. 그러나 스타필드의 현대 모터스튜디오와 제네시스 스튜디오는 ‘카&컬처’라는 콘셉트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문화공간에 문을 열었다. 쇼핑이나 식사를 하다 자연스럽게 들어올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추석 연휴기간 방문객 2만~3만 명 몰려

 

현대차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 스튜디오는 방문객들의 부담을 없애는 데 주력했다고 한다. 두 스튜디오에 모두 문이 없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행위 자체에 방문객들이 구매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고 판단해서다. 영업사원인 ‘카마스터’ 대신 현대차와 자동차 문화에 대한 지식을 보유한 ‘구루’가 방문객을 응대하는 것도 방문객의 부담을 없애기 위함이다. 다만 제네시스 스튜디오의 경우, 방문객이 원하는 경우에 한해 상주하는 카마스터를 소개해 주고, 현대 모터스튜디오는 인근 매장의 카마스터를 연결해 준다.

 

몰 타입 스튜디오는 현대차로서도 새로운 시도이자 도전이었다. 현대차는 이번 도전이 성공적이라고 보고 있다. 방문객들의 반응이 뜨거웠기 때문이다. 추석 연휴기간 방문객이 제네시스 스튜디오는 3만여 명, 현대 모터스튜디오도 2만4000여 명에 달한 것으로 추산됐다. 앞서 개관한 현대 모터스튜디오 3곳의 추석 연휴기간 하루 방문객 수가 500명 안팎에 불과했다. 스타필드의 론칭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기대를 크게 뛰어넘은 성과를 올린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나치게 많은 방문객이 몰릴 경우 체험에 집중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판단에 방문객 수를 제한하고 응대 인력을 보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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