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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선거법 수사 잣대는 ‘오락가락’

조동원 前 새누리당 홍보위원장 소환 한 달 넘어…사법처리 여부 ‘감감무소식’

박혁진 기자 ㅣ phj@sisapress.com | 승인 2016.10.10(Mon) 13:21:03 | 14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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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원 전 새누리당 홍보본부장 사건은 상당 시간이 지났는데 검찰이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다. 국민의당 두 의원을 수사할 당시 고발장 접수 당일 압수수색이 이뤄졌거나, 구속영장을 두 번이나 청구한 점과 비교해보면 검찰 수사는 문제가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가 검찰의 선거법 수사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말이다. 그가 이 말을 꺼낸 이유는 조동원 전 본부장에 대한 검찰 수사 얘기가 대화 주제로 나왔기 때문이다. 시작은 이랬다. 기자 몇 명과 국민의당 관계자 등이 선거법 공소시효와 관련된 얘기를 나누다 화제가 조 전 본부장으로 옮겨갔다. 조 전 본부장을 소환했단 소식이 전해진 지 한 달이 넘었는데 결론이 어떻게 났는지 아는 사람이 그 자리엔 없었다. 기자는 바로 검찰 측에 전화를 걸어 사법처리 여부를 물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조 전 본부장) 소환 조사 후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만 답했다. 기자로부터 이 얘기를 전해들은 국민의당 관계자가 정치자금법이나 선거법 등 공안 수사에 있어서 형평성에 얼마나 문제가 많은지 울분을 토했다. 특히 국민의당 박선숙 의원과 김수민 의원에 대해서는 검찰이 일사천리로 수사를 진행했으면서, 같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조 전 본부장에 대해서는 검찰이 봐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선숙·김수민 의원 사건과 조 전 본부장 사건을 비교해보면 형평성 논란이 전혀 근거가 없어 보이지는 않는다. 두 사건 모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이 수사 중인데 국민의당 의원들은 지난 6월 소환조사 후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에서 영장이 기각되자 한 차례 더 영장을 청구했으나 이마저도 기각됐다. 당시 법원이 두 의원을 구속해야 할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며, 증거인멸 우려도 없다는 점을 영장 기각의 이유로 들었던 점에 비춰 보름여 만에 이뤄진 검찰의 영장 재청구는 대단히 이례적이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검찰은 결국 두 사람을 불구속 기소했고,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새누리당 선거운동 동영상 무상 요구·제공’ 의혹과 관련, 조동원 전 새누리당 홍보본부장이 조사를 받기 위해 8월25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검찰 공안에 정치지향적 검사 많아”

 

반면 검찰은 4·13 총선 당시 한 업체로부터 선거운동 동영상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고발당한 조 전 본부장을 8월25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한 차례 조사한 후 아직까지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다. 검찰이 파악한 바로는 조 전 본부장이 공짜로 받은 동영상은 모두 39편, 8000만원 상당으로 드러났다. 법조계에서는 박선숙·김수민 의원의 혐의보다 더 입증이 수월할 것이란 평가가 많았지만 조 전 본부장의 사법 처리 여부는 깜깜무소식이다.

 

특히 총선과 관련한 선거법 위반 사건의 공소시효가 불과 며칠 앞으로 다가오면서 형평성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4·13 총선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공소시효는 10월13일 만료된다. 선거사범이 국회의원일 경우 공소시효는 6개월. 이 기간을 넘기면 처벌받지 않는다. 야당 인사들에 대해서는 엄격한 법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물론이고 수사 시작 때부터 언론 등을 적극 활용해 여론전도 벌이지만, 여당 인사에 대해서는 수사를 다소 느슨하게 하거나 기소단계에서만 언론에 알리는 식이라는 것이 야당 측 불만이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선거법 수사에 대한 형평성 논란은 어느 선거 때나 있어왔지만 이번 정권에서는 그 정도가 너무 심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시민단체 등에서 최경환·윤상현 새누리당 의원,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지만 수사에 전혀 진척이 없다”고 비판했다. 

 

최경환·윤상현 의원과 현 전 수석 등은 지난 총선 당시 경기 화성 갑에 출마하려 한 김성회 예비후보에게 전화해 불출마를 종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시민단체가 이들을 선거법 위반으로 7월28일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이 사건은 현재 서울중앙지검 공안 2부에 배당됐지만, 공소시효(10월13일) 만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10월4일 서울중앙지검 국정감사에서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국민의당 김수민(위)·박선숙 의원이 7월11일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검찰 수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 시사저널 임준선


문제는 이러한 공안부 수사에 대해서 검찰 내부에서도 불만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공안부 검사 및 수사관들도 어느 정도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점은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서울중앙지검 공안부 관계자는 “야당 수사를 어떻게 하라는 지침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여당 측 인사에 대한 물밑 압력이 어느 정도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공안 쪽에 정치지향적 검사들이 많아 이런 것을 대놓고 무시하기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공안검사 출신인 황교안 국무총리가 박근혜 정부 들어서 법무부 장관과 국무총리 등을 지낸 것도 어느 정도 영향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은 야당 측의 피해의식에서 비롯된 억측이라는 반발도 있다. 대검 공안부 관계자는 “기소 건수만 보면 오히려 야당보다 여당이 더 많다”며 “9월 말만 해도 새누리당의 김종태·장제원·권석창·박석중 의원 등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고 말했다. 그는 “야당 인사들이 더 주목받는 것은 검찰이 의도적인 언론플레이를 해서라기보다는 언론환경 때문”이라며 “최근 언론에 보도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선거법 위반 수사도 검찰에서 먼저 공표한 것이 아니라 언론 취재를 통해 알려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의도적으로 수사를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공안수사 자체가 갈수록 어려워지기 때문이란 지적도 있다. 공안검사 출신 변호사는 “현직 의원의 경우 공소시효가 6개월에 불과한데, 사건이 배당되고 관련자들 소환 조사하는 데만 4~5개월 넘게 걸린다”며 “최근에는 이를 악용한 수사 대상자들이 해외에 나가 있거나 소재 파악이 힘든 경우도 많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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