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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과자 해고해도 기업은 신규채용 안 할 것”

성과연봉제 반대 총파업 나선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 “사회안전망 구축 후 노사 합의로 추진해야”

이준영 시사저널e. 기자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10.10(Mon) 14:36:49 | 14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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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9월 말 총파업을 결행했다. 정부가 노조 합의 없이 추진하는 성과연봉제 도입과 노동 개혁을 막기 위해서다. 특히 공공·금융기관 노조들이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국민을 위한 공공성이 무너진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올해 초부터 성과연봉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저성과자 해고 지침도 발표했다. 기존 근로자의 고용 안정을 높이고 청년 일자리를 늘린다는 취지다. 하지만 양대 노총은 이러한 정부 정책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기존 노동자를 회사 밖으로 내몰고 값싼 노동자로 대체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특히 성과연봉제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지 말고 노사 자율 합의로 추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기자는 총파업 선봉에 선 김동만 한국노총위원장을 10월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노총 위원장실에서 만났다. 성과연봉제 논란을 둘러싸고 사용자와 노동자 양측의 입장을 듣는 두 번째 순서다. 시사저널은 지난 호에서 사용자 측을 대표하는 박병원 경총회장 인터뷰를 보도한 바 있다. (시사저널 1407호 ‘“정부, 성과연봉제 도입 유연하게 추진해야”’ 보도 참조) 김 위원장은 “노동개혁이 양극화를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하며, “성과연봉제 도입은 사회안전망 마련 후 노사 자율적 합의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 © 이준영 제공


정부의 성과연봉제 추진에 전면 반대하나?

 

임금체계 개편을 전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노사가 자율적으로 합의해 시행해야 한다. 지금은 성과연봉제 도입 시기가 아니다. 두터운 사회안전망부터 구축해야 한다. 성과연봉제는 쉬운 해고로 이어진다.

 

 

왜 성과연봉제가 쉬운 해고로 이어진다고 보는가?

 

성과연봉제는 전체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다. 노동자 1등부터 꼴찌까지 줄을 세운다. 저성과자 해고의 명분을 만들겠다는 의도가 있다. 정부는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시 노동자 동의가 필요 없다는 점과 저성과자 해고가 가능하다는 지침을 발표했다. 사용자들에게 저성과자를 해고해도 좋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성과연봉제 도입 시 가장 우려되는 점은?

 

성과연봉제가 조직 내 협업을 망가뜨린다. 개별 업무성과에 집착하면 주위 동료가 경쟁자가 되기 때문이다. 단기성과에 매달려 기업의 장기적 경쟁력을 위한 업무도 등한시된다. 회사에서 노동자들이 정당한 주장과 권리도 말할 수 없는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마이크로소프트, 일본 맥도날드, 한국GM은 성과형 임금체계를 포기했다. 기업 내 협업을 무너뜨리고 단기성과 추구로 기업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공공기관에서 성과연봉제 도입은 국민들을 위한 공공성을 훼손시킨다. 공공기관 이익에 초점을 둔 평가시스템은 공익성보다 돈벌이에 매달리게 한다. 환자 건강보다는 병원의 성과, 금융소비자 이익보다는 은행의 성과가 중요해진다. 

 

 

정부는 성과연봉제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진다고 했다.

 

노동유연화는 새 일자리를 만들지 못한다. 기존 노동자를 내보내고 값싼 다른 노동자로 대체하는 것이다. 기업은 성과연봉제로 인건비 총액이 줄었다고 해서 신규 채용을 하지 않는다. 100명이 할 수 있는 일에 110명을 채용하지 않는다. 정부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면 일자리 18만 개가 생긴다고 했다. 그러나 임금피크제 시행 후 대기업 일자리는 오히려 줄었다.

 

 

그렇다면 저성장 시대의 일자리 창출 방법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저성장인 상황에서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유일한 방법은 노동시간을 줄이는 것이다. 현행법대로 주 52시간(정상근로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 근로만 지켜도 일자리 수만 개가 생긴다. 임금 감소는 최저임금 인상과 중소기업 임금을 높이는 방법으로 충당해야 한다.

 

 

일을 잘한 사람에게 급여를 더 주고 못한 사람에게 덜 주는 것이 당연하다는 의견도 있다.

 

동의한다. 그러나 지금의 성과연봉제는 과도하다. 객관적으로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 성과를 낼 수 있는 업무와 그렇지 못한 업무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성과연봉제는 잘한 이와 못한 이의 급여 차이를 과도하게 크게 만들었다.

 

 

성과연봉제에 대해 정부와 타협점은?

 

정부가 법을 위반하며 성과연봉제 밀어붙이기를 포기하지 않는 이상 타협은 없다. 헌법 제32조는 노동자 근로조건 기준을 법으로만 정하도록 했다. 근로기준법은 노동자에게 불리하게 근로조건이 변경될 경우, 노조가 있으면 노조의 합의를 얻도록 했다. 노조가 없으면 노동자 과반 동의를 받도록 했다. 성과연봉제를 노동자 동의 없이 하겠다는 것은 법을 어기는 것이다.

 

 

앞으로 노동개혁이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가?

 

노동개혁은 양극화를 줄이고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우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를 줄여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기존 대기업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 중소기업 지원을 늘려야 한다. 대기업은 중소기업에 대한 단가인하 관행과 불공정거래를 개선해야 한다. 비정규직도 정규직화하고 임금 수준을 높여야 한다. 최저임금도 대폭 높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청년들의 고용 미스매치 문제도 해결된다. 중소기업 임금과 복지 수준이 오르기 때문이다. 노동시장의 양극화를 해소하면 저소득층의 소득이 는다. 소비가 늘어 내수도 살아난다. 정부는 노동 유연성을 외치기 전에 두터운 사회안전망부터 만들어야 한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해고는 곧 죽음이다. 선진국은 실질적인 실업급여제도 등을 갖췄다. 회사에서 나오게 되더라도 두 번째 직장을 찾을 여력이 있다. 한국은 그렇지 않다.

 

 

정부의 저성과자 해고 지침은 수용 불가능한가?

 

노동력은 상황과 조건에 따라 변하기 쉽다. 객관적 기준에 따른 정량적 평가도 어렵다. 사용자의 인사 조치로 저성과자를 만들 수도 있다. A업무에 숙달되고 평가가 좋았던 노동자를 B업무로 보내면 바로 저성과자가 된다. 저성과자 해고지침과 성과연봉제는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 수용할 수 없다.

 

 

정부는 민간 기업에도 성과연봉제를 확산하려 한다.

 

정부는 우선 공공·금융기관에 성과연봉제를 밀어붙인 후 민간 기업까지 확대를 목표로 한다. 노동조합도 있고 규모도 큰 공공·금융기관에 성과연봉제가 도입되면 노조가 없는 민간 기업 노동자들은 한순간에 무너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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