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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잠룡, 국감에서 흠집 내라”

박원순·남경필·원희룡 등 대선후보급 단체장 향한 여야 국감 공방 치열

김현 뉴스1 기자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10.11(Tue) 14:58:12 | 14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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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 여야의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광역단체장들이 20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 무대에 서면서 올해 말께 시작될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를 앞두고 사전 검증 무대에 올랐다. 여야는 모두 상대측 광역단체장을 향해 검증의 칼날을 세운 채 시·도정에 대한 ‘실책 파헤치기’에 집중했다. 이와 달리 국감장에 선 광역단체장들은 자신을 향한 공세를 차단하는 한편 자신만의 정책비전을 제시하며 ‘몸값 키우기’에 열을 올렸다. 이에 따라 이번 국감 무대에서 이들 광역단체장이 어떤 성적표를 얻느냐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여야 의원들은 국감장에 선 상대측 광역단체장에게 맹공을 퍼부었다. 대선 출마 여부를 공개적으로 질의하는가 하면, 시·도정 사업의 문제점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 이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상대측 유력 주자에 대한 ‘흠집 내기’와 동시에 내년 대선을 앞두고 기선을 잡기 위한 전략적 포석도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철근 동국대 사회과학대 교수는 10월6일 통화에서 “광역시·도에 대한 국감에서 상대 진영 단체장을 공격하는 것은 잠재적 경쟁자에 대한 사전검증과 흠집 내기 차원”이라며 “이것은 본질적으로 내년 대선을 앞둔 각 당의 기싸움”이라고 말했다.

 

10월4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시사저널 최준필


여야, 국감장에 선 상대측 광역단체장 맹공

 

올해 가장 먼저 국감 무대에 선 광역단체장은 더불어민주당 내 잠룡 중 한 명인 박원순 서울시장. 10월4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서울시 국감은 사실상 박 시장에 대한 ‘대선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만약 대선에 출마하면 서울시장을 그만두고 경선에 참여할 것이냐. 2012년 도지사 신분으로 경선에 참여한 김문수 당시 경기도지사를 비판했는데, 그 소신에 변함이 없느냐’고 대선 출마 여부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여기에 이용호 국민의당 의원도 질문 공세에 합류하면서 박 시장이 자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의 잠재적 경쟁자라는 점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박 시장은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명확한 답을 하지 않은 채 “1000만 시민의 삶을 책임지는 수장으로서 책임을 무겁게 느끼고 있다. (서울)시장보다 더 엄중한 국가 지도자가 된다는 것은 소명과 시대적 요구가 없으면 안 된다. 그게 나에게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비켜갔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또 서울시가 박근혜 정부와 마찰을 빚고 있는 청년활동지원사업(청년수당)과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도입 문제, 박 시장이 주요 성과로 꼽는 ‘채무 7조원 감축’ 문제 등을 도마 위에 올리며 정책적 차원의 견제도 시도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청년수당 문제와 관련해 가구 소득이 중산층 이상으로 추정됨에도 수당이 지급된 부적절한 수급자 사례 등을 제시하며 문제점을 파고들었고, 서울시가 정부 방침과 달리 성과연봉제 도입을 ‘노사 합의’로 결정하기로 한 데 대해서도 추궁했다. 박 시장은 청년수당의 문제점에 대해 시정 의사를 밝히면서도 “그럼에도 전체적인 청년활동지원사업의 취지는 여전히 중요하다”고 자신의 입장을 고수했다. 박 시장은 성과연봉제 도입 문제에 대해선 “공공기관의 경우 성과연봉제를 밀어붙이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밝혔고, 채무 감축 문제와 관련해 ‘서울주택도시공사(옛 SH공사)의 선(先)투자 후(後)회수에 따른 결과’라는 강석호 새누리당 의원의 주장엔 “채무 감축에 여러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고 맞섰다. 박 시장은 10월11일 국토교통위의 국감에도 출석할 예정이다. 국토위 국감에선 최근 박 시장의 ‘살수차 수도공급 전면 중단’ 발언을 둘러싼 새누리당의 파상공세가 예상된다.

 

여권 잠룡 중 한 명인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10월5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안행위 국감에서 여야 의원들로부터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 공세를 받았다. 특히 새누리당 내 또 다른 잠룡인 김무성 전 대표의 측근인 강석호 의원은 ‘단체장직을 유지하고 (대선후보 경선에) 나서는 것은 상당히 옳지 못하다. 유념해 달라’고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날렸다. 남 지사는 대선출마 여부에 대해선 확답을 피한 채 “고민하고 있다. 내년 초 최종 결정하겠다. (대선출마 생각이) 아직은 절반”이라고만 답변했다.

 

10월5일 오전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선서를 위해 단상으로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안희정, 아산 전국체전으로 국감 대상 제외

 

안행위의 경기도 국감에선 경기도정에 대한 문제보단 모병제, 수도 이전, 핵무장론 등 남 지사가 최근 공론화를 시도하고 있는 이슈들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쇄도했다. 다만 야당 의원들은 남 지사 견제를 위한 비판적 측면이었다면, 여당 의원들은 남 지사가 자신만의 이슈를 또 한 번 부각시킬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주는 성격이 강했다. 남 지사는 모병제에 대한 예산부족, 계층 간 갈등조장 등의 우려에 대해 “대통령이 군대 안 가면 안 쓰겠다고 공언하는 등 노블레스 오블리주 사회를 만들면 불평등은 오히려 해소될 것”이라고 물러서지 않았고, “이제는 자주 국방 할 때가 됐다. 전시작전권도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도 이전 반대 논리에 대해 “대한민국 전체의 균형발전을 이뤄야 한다”고 반박했고, 핵무장론의 위험성에 대한 지적엔 “당장 핵을 보유하자는 것이 아니라 북·미 관계 변화 등 미래를 대비해 준비하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남 지사는 또 ‘연정(聯政)이 대권으로 가기 위한 방편이냐’는 김정우 더민주 의원의 질의엔 “오래전부터 고민했다. 독일정치에 대한 깊은 배움이 있었다”고 넘겼다. 남 지사는 10월10일 국토위 국감에도 출석할 예정인 가운데 관련 질의가 또 한 번 쏟아지면서 여야 공방전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 내 또 다른 잠룡인 원희룡 제주지사는 제주도가 태풍 ‘차바’로 인해 상당한 피해를 입으면서 사실상 국감 무대에 제대로 서지 못했다. 다만 원 지사는 10월7일 국감에서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주승용 국민의당 의원의 질문에 “저는 언제든지 국민이 필요하다면 국가경영을 맡을 준비는 돼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과연 이 시점에서 국민이 저를 필요로 할지는 지켜보고 있다”며 “현재로는 제주도정에 전념하고 현안 해결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도 국감에선 태풍 ‘차바’ 피해수습 대책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제2공항 추진 계획 등의 현안이 쟁점이 됐다.

 

한편 또 다른 잠룡급 광역단체장인 안희정 충남지사는 이번 국감엔 등장하지 않았다. 전국체전이 열리는 광역단체는 국감 대상에서 제외되는 관행에 따라 충남 아산 전국체전을 준비 중인 충남도는 이번 국감의 피감기관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광역단체장은 아니지만 야권 내 잠룡인 이재명 성남시장은 10월13일 환경노동위, 14일 국토위의 종합국감 증인으로 국감장에 나설 예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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