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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기 열풍 뒤에서 미소 짓는 사람들

죽어가던 대형건설사 ‘기사회생’…떴다방 다시 뜨고, 분양 업종도 호황

송창섭 기자 ㅣ realsong@sisapress.com | 승인 2016.10.13(Thu) 17:00:34 | 14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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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와 올해 분양시장의 최대 수혜자는 국내 대형건설사들이다. 2014년까지만 해도 연쇄부도의 공포에 휩싸여 있던 국내 건설업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그사이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등 상장된 대형건설사에 대한 증권가의 전망도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급락할 것으로 예상됐던 관련 시장이 경기 호황에 힘입어 다소 숨통이 트인 것이다. 한국은행의 ‘2분기 기업경영분석’을 보면 올 2분기 세전순이익률은 7.17%로 1분기(4.08%) 대비 3.09%포인트 올랐다. 7%대를 기록한 것은 2009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영업이익률도 6.01%로 전 분기(3.77%)보다 2.24%포인트 상승했다.

 

주요 대형건설사 매출 구조를 보면 해외·토목 부문은 고전하고 있는 반면 민간 건축부문이 혼자 실적을 이끌어가는 모습이다. 한 대형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분양시장이 개선되지 않았다면 지난해 상당수 대형건설사들이 문을 닫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용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대림·GS·대우 등 상당수 대형건설사 경상이익의 경우 해외와 국내 비중이 절반씩이며 국내에서는 80%가량이 민간 건축부문에서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주요 건설사들이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에 나서는 것에 대해서도 관련 업계에서는 “고점 대비 60% 수준으로 떨어진 해외 사업장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인력을 구조조정하는 것이며, 반대로 민간 건축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라고 말하고 있다. 가령 GS건설만 해도 지난 2분기 국내외 플랜트 부문에서는 126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건축·주택부문 영업이익은 1441억원 늘어났다.

 

경기도 성남시 위례신도시 건설현장 © 시사저널 박정훈


 

건설사들, 건축부문을 주력 먹거리로 삼아

 

KTB투자증권도 지난 7월29일 작성한 보고서에서 상반기 국내 건설시장의 실적 개선 이유로 △기대보다 높은 주택부문 수익성 △분양물량 확대 △해외 프로젝트 적자 손실 축소 등을 꼽았다. 이 때문에 최근 대형 건설사들은 서울 및 수도권 재건축, 재개발 사업 수주에 적극 나서고 있다.

 

분양시장 호황으로 ‘떴다방(이동식중개업소)’이 등장한 것이나 제주 등 일부 지역에서 기획부동산이 다시 활개를 치고 있는 것도 달라진 부동산시장의 한 단면이다. 정부가 위례·다산신도시 주요 모델하우스 근처에서 집중 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떴다방의 호객행위를 차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서울 잠원동에 사는 김정환씨(가명)는 지난 7월 서울 흑석동에서 분양한 대림 아크로리버하임에 청약해 당첨됐다. 흑석7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대림 아크로리버하임은 평균 89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분양 열기가 뜨거웠다. 모델하우스 방문 당일, 입구에 자리 잡은 중개업자에게 연락처를 알려준 그는 당첨된 후 분양권을 6개월 뒤 자신에게 팔 경우 웃돈으로 1억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은 상태다. 김씨는 “수도권 민간 택지지구는 6개월만 분양권을 갖고 있으면 되기 때문에 보유에 따른 부담은 없다고 봐야 한다”면서 “주변 친구들도 당분간 서울에서 분양하는 아파트 단지에는 무조건 청약에 도전하겠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분양 관련 업종들도 지난해와 올해 사상 최대 호황을 기록 중이다. 현재 국내 부동산 분양업계는 분양·광고·홍보대행으로 세분화돼 있다. 특히 최근 2년 사이 홍보대행사들이 대거 생겨났다. 한 홍보대행사 대표는 “2010년대 초반 미분양이 늘어나면서 중견 주택업체들이 홍보·마케팅 인력을 대거 내보냈는데, 정작 지난해와 올해 분양시장이 활황을 기록하자 관련 업무를 어디에 맡길지 당황스러웠다”면서 “올해 생겨난 홍보대행사들은 이런 수요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홍보대행사는 신문·방송·잡지 등 주요 미디어에 분양 관련 소식을 제공하는 것이 주된 일이다. 더피알·리얼투데이·PR페퍼·포애드원 등이 대표적인 업체다. 

분양사업 전반을 책임지는 분양대행사들의 움직임도 달라졌다. 도우I&D·삼일산업·프런티어마루 등이 국내 대표 분양대행사들이다. 분양대행사는 아파트의 경우 통상 한 채당 100만원, 광고대행사는 사업장(500가구 기준)별로 5억원 정도를 수수료 명목으로 받는다. 홍보대행사는 한 개 사업장당 수수료가 2000만~3000만원 수준이다.

 

분양시장이 이상과열로 치달으면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부동산 관련 기사에 자주 등장하는 전문가의 전문성에 의문을 표시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 사립대 교수는 “특정 지역이 뜬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시장 왜곡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에서는 금융당국이 애널리스트 등 증권사 관계자들이 미공개 정보를 활용,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행위에 대해 강력하게 처벌하는 것처럼 부동산시장에도 정보의 신뢰도를 높이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기도 김포시 김포한강신도시에 들어설 ‘김포한강신도시 호반베르디움’ 모델하우스 © 뉴시스


은행PB도 금융당국 눈치 보며 투기 부추겨

 

얼마 전 대형 시중은행 PB센터의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인사위원회에 회부됐다. 이유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비판하는 언론 인터뷰를 해서였다. 내부 조사 후 근신 처분을 받았지만 이 전문가는 이후 언론과의 인터뷰를 기피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다른 시중은행 부동산 전문 PB는 “보이지 않게 금융당국이 관리 감독하는 마당에 은행 직원이 정부 정책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면서 “그러기 때문에 대다수의 은행 PB센터 전문가들이 언론에 나와서는 마치 별문제가 없다는 식의 코멘트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집값은 지역에서 활동하는 부동산 중개업소가 알려주는 가격이 토대가 된다. 실거래가를 공개하는 별도 사이트도 운영하고 있지만, 거래량이 적다든지 시점이 오래됐을 경우 자료로서의 가치는 떨어진다. 그러다보니 가격 담합과 시장 왜곡 현상도 심심치 않게 나타난다. 국토교통부는 올 상반기 부동산 실거래신고내역을 조사한 결과, 실거래가 허위신고 행위 등 1973건을 적발했다. 지난해 적발 건수(3114건)의 63% 수준이다. 시세마저도 네이버·부동산114 등 민간 업체에 대한 의존이 절대적이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현재 정보제공업체가 주 단위로 전국 아파트값을 공개하고 있는데, 주식도 아닌 부동산의 가격 산정을 주 단위로 하는 것이 오히려 시장 왜곡을 부채질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WM자문센터 부장도 “해당 아파트 값이 오르고 내리는 것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흐름만을 보면서 투자를 결정하는 것이 낫다”고 설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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