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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후손에게 물려주자”

中, 보물 가득 찬 진시황릉·건릉 발굴 논란

모종혁 중국 통신원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10.16(Sun) 08:00:34 | 14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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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시황릉은 발굴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이미 여러 차례 도굴당했다.”

9월19일 중국 인터넷신문 ‘커지쉰(科技訊)’은 다소 도발적인 내용의 평론을 실었다. 9월 초 중국 국가문물국이 향후 30~50년간 발굴하지 않기로 결정한 진시황릉이 이미 도굴당했다는 충격적인 주장이었다. ‘커지쉰’은 “진시황릉 지하궁전으로 통하는 비밀통로는 오래전 발견됐다”며 “당대 말기 반란을 일으킨 황소가 진시황릉을 도굴했고 오대(五代) 때는 군벌들이 약탈해서 지하궁전은 이미 텅 비어 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중국 역사학계의 반응은 냉담하다. ‘커지쉰’은 야사나 전설로 내려오는 이야기를 근거로 주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은 “고대 지리서 《수경주(水經注)》에 항우가 진(秦)을 무너뜨린 뒤 30만의 대군을 동원해 진시황릉을 파헤치고 발굴한 보물을 30일간 실어 날랐다는 기록이 있다”며 “당장이라도 발굴해 확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논란에도 국가문물국은 “현재 기술로 발굴하면 문화재가 곧바로 훼손된다”며 반대했다.

 

그렇다면 진시황릉은 어떤 유적이기에 이런 논쟁을 일으키는 것일까. 사마천은 《사기》의 ‘진시황본기’에서 진시황릉을 이렇게 묘사했다. “진시황이 집권한 첫해(기원전 246년)부터 죄인 70만 명을 동원해 능원을 건설했다. 아방궁을 모방해 만든 지하궁전에 온갖 기묘한 물건을 세웠다. 수은을 넣어 강을 만들어 바다처럼 이뤘고, 풀과 나무를 심어 산을 세웠다. (도굴을 막기 위해) 자동 발사되는 활을 장치했다.” 실제 진시황릉은 39년에 걸쳐 지어졌다. 전체 면적은 무려 56.2㎢에 달해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황제릉이다.

 

중국 시안(西安)에 있는 병마용갱의 내부. 중국 정부는 1978년부터 이곳의 발굴을 시작했다. © DPA 연합


中 국가문물국 “현재 기술로 발굴하면 훼손”

 

그러나 지난 2200년간 진시황릉의 실체는 제대로 파악되지 못했다. 1974년 3월에야 그 일부가 모습을 드러냈다. 진시황릉에서 1.5㎞ 떨어진 시양(西楊)촌 주민 7명이 마을 남쪽 감나무 숲에서 우물을 만들기 위해 땅을 파 내려갔다. 3m 정도 팠을 때 곡괭이 끝에 사람 모양의 도용(陶俑)이 걸려 나왔다. 옛날부터 시양촌 일대에선 도용 조각이 발견됐었다. 한데 이번 것은 사람 몸통을 완벽히 갖췄다. 또한 옆에서 사람 얼굴의 도용도 발견됐다. 병마용(兵馬俑)이 세상 밖으로 드러난 것이다.

 

당시 중국은 문화대혁명의 광란이 휩쓸던 시기였다. 문혁 기간 동안 대륙 곳곳에서 역사 유적과 유물을 파괴했다. 중국 정부는 병마용을 중히 여겨 1년여 동안 기초 조사를 벌였다. 막대한 유물이 잠들어 있음을 확인하고 전시관부터 지었고, 1978년 5월에 발굴을 시작했다. 문혁으로 대학들이 문을 닫았기에 전문 발굴인력을 찾기 힘들었다. 학자들의 지도에 따라 60명의 학생과 100여 명의 군인이 동원됐다. 그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 발굴과 수습, 복원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병마용이 훼손됐다. 본래 병마용은 땅에 묻혀 있을 때는 선명한 색채를 유지했다. 하지만 빛과 산소에 닿자 금방 산화돼 검게 퇴색됐다. 본래 땅 속에 눌리고 깨진 병마용을 복원하는 작업은 쉬운 것이 아니다. 한 개의 병마용을 제대로 복원하는 데는 적어도 일주일이 걸린다. 이는 병마용이 머리, 몸통, 팔, 다리 등을 따로 빚은 뒤 구워서 조합했기 때문이다. 퇴색한 색깔의 복원은 지금도 해결되질 않고 있다.

 

이런 문제점 때문에 그동안 중국 정부는 병마용 3개의 갱 중 3호 갱만 모두 발굴했다. 1호 갱은 1985년 2차 작업으로 4분의 1까지만 발굴했다. 2호 갱은 손도 대지 않았다. 오랫동안 수면 아래 가라앉았던 병마용과 진시황릉 발굴 논쟁은 2009년 다시 불이 붙었다. 중국 정부가 1호 갱의 남은 부분을 모두 발굴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1호 갱은 길이 216m, 너비 62m, 총 면적이 1만3260㎡로 3개의 갱 중 가장 크다. 이전까지 1000여 개의 병사용, 18승(乘)의 전차용, 100필의 마용(馬俑), 검과 창 등 각종 무기용이 발굴됐다.

 

1~2차 발굴 후 남아 있는 면적은 1만㎡. 대략 6000여 개의 병사용과 100여 승의 전차용이 묻혀 있을 것으로 추측됐다. 지난 7월29일 필자가 찾아간 현장은 발굴한 병마용을 한창 복원 중이었다. 필자는 1996년 이래 10여 차례 병마용 박물관을 찾았지만 그처럼 많은 병마용은 처음 봤다. 박물관의 한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5년 내 1호 갱 발굴과 복원을 끝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호언장담과 달리 발굴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여전히 높다. 일부 역사학자와 지식인은 “발굴과 수습하는 과정에서 도용이 손상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며 걱정한다.

 

일반인도 적지 않은 우려의 시선을 보낸다. 3차 발굴을 시작할 당시 중국 포털 신랑(新浪)이 실시했던 설문조사가 이를 증명한다. 참가자 4100여 명 중 62.5%는 ‘발굴과 보존에 있어 기술적인 문제가 있기에 대규모 발굴을 피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31.1%만이 ‘기술상 문제가 없기 때문에 1호 갱을 모두 발굴해야 한다’고 답했다. 국가문물국이 진시황릉에 대한 발굴을 30~50년간 안 하겠다고 결정한 데에는 이런 사회적 논란을 피하고자 했던 것이다.

 

시안(西安) 주변에는 현재까지 발굴을 미루고 있는 황제릉이 하나 더 있다. 측천무후(則天武后)와 그의 남편 당 고종을 합장한 건릉(乾陵)이 그것이다. 측천무후는 본래 태종의 후궁으로 입궁해 고종의 황후가 됐다. 고종이 병들어 눕자 조정을 휘어잡고 전권을 휘둘렀다. 정치권력을 독점한 귀족층을 배척했고 출신보다 능력이 뛰어난 신진관리를 등용했다. 683년 고종이 죽자 아들인 중종, 예종을 차례로 즉위시켜서 꼭두각시로 삼았다. 자신을 반대하는 황족과 귀족은 가차 없이 탄압하고 죽였다.

 

 

500톤 보물 묻힌 건릉 발굴 막은 저우언라이

 

690년에는 직접 황제가 돼 당을 폐하고 대주(大周)를 개국했다. 그 뒤 적인걸, 위원충 등 명신을 등용해 지지 세력을 다졌다. 적절한 재정정책을 실시하고 농경을 장려해 경제를 튼튼히 다졌고 민생을 안정시켰다. 측천무후가 통치했던 50년 동안 농민봉기는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다. 백성들의 생활은 안정됐고 누구나 능력이 있으면 관료가 됐다. 이처럼 측천무후는 중국 역사상 전무후무했던 여황제로서 뛰어난 통치력을 발휘했다.

 

건릉 지하궁전에는 태평성대 시대의 온갖 금은보화가 묻혀 있다. 사서에 따르면 고종과 측천무후가 평생 동안 모은 국보급 문화재를 시신과 함께 매장했다. 실제 중국 정부는 기초조사를 통해 약 500톤에 달하는 보물이 묻혀 있음을 확인했다. 1958년 도로 공사 때 발파하면서 지하궁전으로 통하는 비밀통로를 찾아냈다. 하지만 저우언라이(周恩來) 당시 총리는 발굴기술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우리 시대에 좋은 일을 모두 완성할 수 없다”며 발굴을 무산시켰다. 이런 중국의 태도는 ‘역사를 복원한다’ ‘관광상품을 만든다’며 닥치는 대로 고분을 발굴하는 우리가 귀감으로 삼을 만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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