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희의 소자본 창업마케팅] 신규 창업 NO, ‘업사이클링’ 전략으로 대박 터뜨려
  •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10.28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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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시장에서 ‘업사이클링’이 뜨고 있다. 업사이클링이란 기존 시설이나 인테리어 등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 등을 가미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서 재생산하는 것이다. 업사이클링은 신규가 아니라 재창업을 해야 하는 기존 사업자에게 인기다. 업종을 바꾸지 않고 브랜드만 바꾸면서 이전의 시설을 활용하는 탓에 더 좋은 인테리어 효과뿐만 아니라 투자비를 절약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사이클링 1년 만에 점포 3개 거느리게 돼 

 

자영업 경력 11년차인 송민호씨는 업사이클링을 통해 지옥에서 천국으로 올라간 사례이다. 운영하던 매장의 브랜드를 바꾸고 업사이클링을 한 후 2000만원대이던 매장 매출이 5000만원을 넘어섰다. 사업에 자신감을 얻은 그는 1년도 안 돼 2호점을 추가로 냈고, 올 12월에는 3호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업사이클링을 통한 재창업 1년여 만에 3개 매장을 거느린 성공사업가로 거듭나는 것이다.

 

바른치킨으로 업종전환 후 사람들이 끊임없이 매장을 찾아주고 있다.

고깃집·횟집 등 다양한 자영업을 개인적으로 운영했던 그는 어느 순간 개인 점포가 프랜차이즈를 이기기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프랜차이즈는 가맹본부에서 제품 개발·마케팅 지원·컨설팅을 해주는데, 매장 운영부터 상품개발·전략 및 마케팅기획까지 점주가 직접 다하는 개인점포는 앞으로 생존이 쉽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프랜차이즈 부문에서 업종을 찾던 중 치킨이 눈에 들어왔다. 포화상태라고 하지만, 국내 치킨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고, 아직도 우리나라 국민 1인당 계육 소비량은 선진국에 못 미치므로 제대로만 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선택하고 창업했을 때 초기에는 매출이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가맹본부가 브랜드 관리를 소홀히 하고, 가맹점을 관리해주는 슈퍼바이저의 방문도 뜸해지는 데다, 신제품조차 출시하지 않자 가맹점포의 매출도 덩달아 하락했다.

 

그는 프랜차이즈는 가맹본부를 잘 선택해야 한다는 사실을 절감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냈다. 4000만원대이던 매출이 2000만원대까지 떨어지자 인건비와 재료비를 빼면 임대료 정도만 빠듯하게 낼 수 있었고 송씨의 손에 쥐어지는 돈은 없었다. 나이는 불혹을 넘었고 성공하겠다는 일념으로 16년간 사업에 매달렸는데 손익조차 맞추지 못하는 상황이 기가 막혔다. 업종을 바꾸려면 많은 투자가 필요했는데 그 또한 만만치 않았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택한 방식은 업사이클링이었다.

 

 

업그레이드된 사업모델 선택 

 

업사이클링에 필요한 조건은 두 가지였다. 첫째, 업종이 같아야 할 것. 투자비를 절약하기 위해서 기존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가급적 동일한 업종이어야 했다. 둘째,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해서 기존 치킨점과 달리 업그레이드된 모델이어야 했다. 그렇게 해서 선택한 브랜드는 ‘바른치킨’이었다.

 

송민호씨가 브랜드를 바꾸고 업사이클링을 위해서 투자한 비용은 2000~3000만원대. 튀김기만 바꾸고 냉장고·의탁자 등은 이전 것 그대로 사용했다. 대신 간판·페인팅·조명·매장에 들어가는 액자 등을 브랜드 콘셉트에 맞춰서 리뉴얼했다. 디자인 리뉴얼만으로도 신선한 느낌을 주는데 성공을 거뒀다.

 

바른치킨 남부터미널점 외부 모습

지난해 12월 브랜드를 바꾸고 업사이클링한 후 매출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만족한 고객들에게 입소문이 이어지면서 현재 남부터미널에 있는 매장의 매출액은 월 5000만원 이상으로 껑충 뛰었다. 배달은 거의 하지 않는다. 매출 대부분이 테이크아웃과 매장 판매에서 발생한다. 5~6개월가량 매장을 운영하면서 송씨는 일반 아파트 단지에서도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남부터미널점은 홀 중심으로 판매하는데 인근 사무실이나 가정에서 배달 주문이 쇄도했던 것. 이런 점을 참고로 2호점은 소액으로 창업이 가능하고 배달 수요가 많은 곳에 내기로 했다. 2호점인 신도시2호점은 49.5㎡(15평)규모다. 점포구입비 7000만원에 개설비가 4200만원가량 들었다. 기존 점주가 2호점을 낼 때는 가맹비·교육비 등을 면제해주는 특례를 적용받아서 투자비를 절약할 수 있었다. 올 7월에 오픈한 2호점의 매출은 4200만원선이다.

 

신도시는 대로변에 보증금 1억원, 월세 600만원인 매장이 많지만 사업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 월세 370만원대 매장을 얻었다. 신도시점은 테이크아웃과 배달을 많이 하는데, 홀에서 즐기고 싶어 하는 가족 고객이 많아서 몇 개 안되는 테이블을 차지하기 위해 고객들이 늘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그래서 조금 더 큰 66㎡(20평) 규모의 매장을 얻어서 현재 3호점 오픈을 준비하고 있는데 12월이면 오픈이 될 예정이다.

 

1호점은 친누나가 주방일을 맡고 있고, 2호점은 송민호씨가 직접 운영하고 있다. 3호점이 오픈되면 조카에게 매장운영을 맡길 예정이다. 2호점은 12시경에 문을 닫는데 1호점은 손님이 많아서 새벽 2시까지 영업한다. 송씨는 2호점 영업을 마치면 1호점으로 가서 영업마감을 직접 한다. 매출 부진으로 고생하던 때를 생각하면 몸이 조금 힘들고 피곤해도 지금은 희망에 차있어서 힘들어도 힘들다는 생각도 들지 않을 정도다.

 

 

[Tip] 업사이클링 실행, 이렇게 하라 

 

국내 외식업자수는 60만명에 달한다. 이중 상당수가 노후한 시설과 진부한 상품, 경영이나 마케팅 미숙으로 고객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일정 기간 이상 매출이 떨어지고 고객들의 신뢰를 잃을 경우 단순한 판촉 활성화나 신상품 개발 정도로는 매장을 부활시키기 어려울 수가 있다. 이럴 때 필요한 게 바로 업사이클링이다.

 

바른치킨 남부터미절점을 운영하고 있는 송민호 씨가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송민호씨처럼 업사이클링으로 성공을 거두려면 꼭 지켜야 할 다섯 가지 사항이 있다.

 

첫째, 지속될 수 있는 트렌드나 브랜드로 변경해야 한다. 오래 장사를 하다보면 브랜드가 식상해질 수도 있고, 내가 판매하는 상품이나 사업이 시대 흐름에서 밀려날 수도 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호응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이나 브랜드를 선택해야 한다.  단기적으로 장사가 잘된다고 반짝 업종으로 바꾸면 투자비 회수가 어렵다. 

 

둘째, 디자인 변신이 중요하다. 한 번 장사가 안 된다고 소문나면 고객들을 다시 끌어오기가 어렵다. 영업 부진 기간이 길면 길수록 획기적인 변신이 필요하다. 디자인은 강렬한 인상으로 고객들에게 신선함을 주고 매장을 다시 찾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디자인변경에서 중점을 둘 곳은 내부보다 외부 파사드이다. 변경시 홍보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셋째, 상품 경쟁력을 확실히 갖춰야 하다. 외식업은 뭐니 뭐니 해도 맛있어야 한다. 맛이 없으면 오픈 효과로 잠시 매출이 오를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영업을 활성화시키기는 힘들다. 아무리 업사이클링 창업이라고 해도 적지 않은 비용이 재투자 되므로 장기적인 투자 효과를 노려야 한다. 메뉴 구성도 중요하다. 맛이 있어도 메뉴 구성이 나쁘면 고객 방문 주기가 줄어들어 매출이 떨어진다. 송민호씨의 경우 이전에는 치킨 외에는 먹을 만한 사이드 메뉴가 부족해 고객들이 매장을 찾는 주기가 길었다. 지금은 남성·여성 골고루 만족시키는 메뉴를 보유하고 있고, 사이드 메뉴도 맛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아 각종 단체 모임이나 회식 수요가 끊이지 않는다. 이것이 매출 급등의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 

 

넷째, 업사이클링 실행 전에 계획을 먼저 짜야 한다. 막연히 투자만 더 하면 매출이 오르겠지 하는 생각은 금물이다. 자금 투자계획은 물론이고, 새로운 투자에 대한 타당성 검토, 매출 달성과 투자비 회수 계획까지 꼼꼼하게 짠 후에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다섯째, 상권 분석이 중요하다. 업사이클링을 할 업종이나 브랜드가 현재의 상권이나 입지, 고객층의 성향에 맞는지를 꼼꼼히 분석해야 한다. 투자를 했는데 새로운 상품이나 업종이 현재의 자리에 맞지 않으면 투자비만 날리고 매출 증대 효과는 얻지 못할 수도 있다. 송민호씨의 경우, 가맹본부의 도움을 받아서 요일별·연령대별·시간대별·경쟁점 매출을 비롯해 51가지 주요 상권 분석 항목을 평점으로 매겨서 과학적으로 상권 입지 타당성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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