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학 양성이 한국학 발전 위한 최대 과제”
  • 독일 베를린=송응철 기자 (sec@sisapress.com)
  • 승인 2016.11.10 14:42
  • 호수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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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한국학 현장을 가다-⑧] 박희석 본대학 한국학 교수 인터뷰
박희석 본대학 한국학 교수 © 시사저널 송응철

 

박희석 독일 본대학 한국학 교수는 1991년 동아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독일로 넘어갔다. 베를린 훔볼트대학에서 1998년 한국학 석사과정을 밟았고, 2005년 튀링겐주의 에어프트대학 동아시아 역사학과에서 박사 공부를 했다. 2009년부터는 베를린자유대학 한국학과 전임연구원으로 활동하다, 2013년 본대학의 일본·한국학과 한국학 교수를 맡아오고 있다. 기자는 11월3일(현지 시각) 박 교수를 만났다.

 

 

독일 내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들었는데.

 

한국의 글로벌 기업 등을 통해 한국을 알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한류로 인해 한국을 접하게 된다. 그러나 한류는 단편적이고 휘발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이런 일시적 관심을 장기화시킬 수 있는 매개가 바로 한국학이라고 생각한다.

 

학교 내에 일본학과 한국학이 붙어 있는 구성이 특이하다.

 

일본학과 한국학이 한데 묶여 있는 곳은 독일 내에서도 본대학이 유일하다. 한국과 일본의 역사는 오랜 기간 맞물려왔다. 따라서 ‘한-일 관계사’ 등 두 지역학이 합쳐진 수업도 많이 진행된다. 학술적으로 이상적인 구조라고 생각한다.

 

단기간 내에 한국학의 덩치가 크게 불어났는데.

 

한국에 대한 관심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단순히 덩치만 불어난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수업 집중도도 높다. 수업이 끝난 뒤에도 궁금증을 안고 교수실 문을 두드리는 학생들도 상당수다.

 

급성장에 따른 부작용은 없나.

 

늘어나는 학생 수에 비해 교수진은 터무니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나와 한국어 강사가 전부다. 큰 머리를 나뭇가지 위에 얹어 놓은 형국이다.

 

그 정도 인력으로는 한국학 교육을 제대로 전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

 

학생들이 졸업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들어야 하는 수업들이 있다. 독일 법정 노동시간대로만 일해서는 학생들의 졸업 요건을 충족시킬 수 없다. 힘들어도 어쩌겠는가. 배우고자 하는 열의에 찬 학생들을 외면할 수는 없다. 부족한 인력은 이화여대가 제공하는 온라인 화상 강의를 통해 채우고 있다.

 

현재 교수진 보강 계획은 있나.

 

한국학과 교수를 늘리기 위해선 일본학과 교수직을 줄여야 한다. 현재로서는 한국학이 일본학과에 속해 있는 상황이어서 발언권을 얻기도 힘들다. 한국학이 자립할 수 있는 학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게 당면한 과제다.

 

독일 내 한국학이 진일보하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나를 비롯한 외국의 한국학자들은 신진학자의 육성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본다. 독일 내 한국학 교수 1세대는 한국-독일계 2세들이 많았다. 양국의 언어와 문화에 모두 밝았다. 반면, 우리 2세대들은 한국학을 공부한 독일인이나, 독일어에 능통한 한국인들로 이뤄져 있다. 지역학에 언어까지 갖춰야 하기 때문에 그 수가 상당히 부족하다. 현재 독일에서 3세대 교수들이 육성되고 있다. 이들이 미래에 한국학을 이끌어나갈 것이다. 독일인 한국학 교수의 탄생은 학자로서 반길 만한 일이다. 제3자의 입장에서 중립적인 연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후학 양성 작업은 순조로운가.

 

물론이다. 최근 독일 내에서 한국학 관련 발표회가 열렸다. 발표에 나선 30여 명 가운데 절반가량이 박사 과정을 밟는 학생들이었다. 머지않아 이들이 교단에 서서 한국학에 대한 강의를 펼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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