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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시즌2] 변한 목소리 2주일 이상이면 두경부암 의심

“자궁경부암 백신이 두경부암 예방에 도움”…줄기세포 치료 연구 중

노진섭 기자 ㅣ no@sisapress.com | 승인 2016.11.13(Sun) 09:00:30 | 14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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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수 이대목동병원 두경부암·갑상선센터장 © 시사저널 최준필


 

김한수 센터장은 누구?

 

1997년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2003년과 2007년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각각 받았다. 2001년 미국 아이오와대학, 2003년 일본 구마모토대학, 2004년 독일 괴팅겐대학, 2013년 미국 웨이크포리스트대학 조직공학재생의학 연구소 등에서 연수했다. 2004년부터 이대목동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교수로 있으며, 2015년 두경부암·갑상선센터장이 됐다. 2015년 대한후두음성언어의학회 연구이사, 2016년부터 한국조직공학재생의학회 총무이사로 있다. 두경부종양·갑상선종양·음성외과 분야가 전문이다. 이 분야에 대한 연구 실적을 인정받아 2010년 세계 3대 인명 기관 중 하나인 영국 국제인명센터(IBC)의 ‘의료전문가 100인’과 세계 3대 인명사전 중 하나인 ‘마르퀘스 후즈 후’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거의 흉터가 남지 않는 최소 절개 갑상선 수술 등으로 여성의 수술 후 삶의 질을 고려하는 의사로 꼽힌다. 

 

쇄골 윗부위에서 뇌와 눈을 제외한 귀·코·얼굴·구강·목 등에 생기는 후두암·구강암·갑상선암 등을 통틀어 두경부암이라고 한다. 비정상적으로 많이 발생한 갑상선암을 제외하고도 두경부암은 전체 암 발병의 8%를 차지한다.

 

이 암은 다른 부위의 암에 비해 진단과 관찰이 쉽지만 얼굴과 목의 미용상 문제, 음식을 먹거나 목소리를 내는 기능상 문제를 일으킨다는 특징이 있다. 작은 부위에 거미줄처럼 얽힌 신경과 조직이 있어서 섬세한 기술도 필요하다. 두경부암은 두경부외과가 담당하고 이비인후과 의사의 전문 분야다. 김한수 이대목동병원 두경부암·갑상선센터장(이비인후·두경부외과 교수)은 두경부암 수술에서 출혈을 최소화하는 방법(최소 절개 수술)으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환자는 회복 기간이 짧고 퇴원 후 삶의 질도 높다.

 

그의 연구도 환자의 ‘삶의 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예컨대 귀 뒤쪽을 통해 목의 갑상선암을 제거하는 수술법도 그가 연구한 분야다. 갑상선암을 제거하는 수술은 목 부위에서 하는 것이 표준이지만 동양인은 서양인보다 수술 후 흉터가 진하게 남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그는 이비인후과 의사에게 익숙한 귀 뒤쪽을 통해 수술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또 줄기세포 연구에서도 세계적인 위치에 있다. 세계 의학계에 알려진 편도선 줄기세포와 관련한 논문 가운데 90% 이상은 김한수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결과다. 현재 보건복지부의 지원을 받아 편도 줄기세포를 이용한 부갑상선 기능저하증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두경부암 가운데 가장 흔한 암은 무엇인가.

 

모든 암에서 두경부암이 차지하는 비율은 8%로 암 환자 10명 중 1명꼴이다. 내분비계 종양인 갑상선암을 제외하면 후두암과 구강암이 흔하다. 과거의 후두암 수술은 후두를 모두 제거했지만 지금은 목소리가 조금만 이상해도 병원을 찾는 사람이 많아져서 조기 발견과 치료로 후두를 제거하는 경우가 줄었다. 수술한 다음 날 퇴원할 정도로 회복도 빠르다. 구강암에 대한 인식은 아직 적은 편이어서 병이 커진 후에나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 

 

어떤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검사해 봐야 할까.

 

후두에 암이 생기면 허스키하거나 거친 목소리가 나온다. 이처럼 목소리 변화가 2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구강암이나 구인두암인 경우는 입이나 목에 알사탕이 있는 것처럼 울리는 목소리로 변한다. 입에 궤양이 생기기도 하는데 한 달 이상 아물지 않을 때도 구강암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또 냄새를 못 맡는 증상이 있으면 단순한 부비동염(축농증)일 수 있지만 비강 종양(콧속 종양)일 수 있으므로 확인해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얼굴과 머리 부위에 어떤 증상이 나타나서 약을 먹어도 한 달 이상 계속되면 두경부외과 전문의와 상담해 보는 게 좋다.

 

병원에서 어떤 검사를 받아야 하나.

 

내시경 검사로 쉽게 진단할 수 있다. 소화기 내시경은 금식 등의 준비가 필요하지만 이비인후과 내시경검사는 금식·마취 등의 사전 준비 없이 가능하다. 추가로 CT(컴퓨터단층촬영)·MRI(자기공명영상) 같은 영상학적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갑상선암과 두경부 종물(혹처럼 만져지는 덩어리)​의 경우 초음파나 세침흡입검사(가는 주삿바늘로 세포를 떼어내는 검사)가 도움이 된다.

 

두경부암의 원인은 밝혀졌나.

 

술·담배·바이러스(인유두종 바이러스·HPV)가 원인이다. 따라서 금연과 금주, 그리고 바른 생활습관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그 외에 맞지 않는 틀니, 부러진 치아, 불결한 구강 청결 상태 등도 원인이므로 정기적인 치과 검진도 필요하다. 

 

HPV라면 자궁경부암 원인이기도 해서 백신이 개발돼 있는데, 이 백신이 두경부암 예방에도 효과가 있나.

 

특정 환자가 HPV 때문에 두경부암이 생겼다고 100% 확신할 수는 없지만, 조직검사를 해 보면 두경부암 환자의 절반에 HPV가 있다. HPV에 의한 두경부암은 수술 후 방사선 치료도 잘 듣는 편이다. 사람에게 백신을 사용하려면 대조군과의 비교 연구가 필요하다. 이런 연구를 통해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한 백신 사용이 허가됐다. 그러나 두경부암에서는 그런 연구가 아직 없어서 공식적으로 백신 사용을 권고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의사로서 두경부암 예방 차원에서 남성 또는 여성의 HPV 백신 접종을 권하는가. 

 

공식적인 접종 권고는 없지만 나는 비공식적으로 HPV 백신 접종을 권하는 입장이다. 여성의 경우는 자궁경부암과 두경부암 모두 예방할 수 있다고 본다. 구강성교 등으로 생식기에 있는 바이러스가 입으로 전염된 후 구강암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백신을 맞는 게 바람직하다. 백신은 암이 생긴 후에 맞으면 효과가 없으므로 발병 전에 접종해야 한다.

 

ⓒ 시사저널 미술팀


두경부암 수술 후엔 목소리가 많이 변하나.

 

후두를 직접 건드리면 음성이 변한다. 1965년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 출연한 줄리 앤드루스는 1997년 성대 수술을 받으면서 예전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잃었다. 여담이지만, 전문의라면 누구나 바둑 기사 이세돌씨의 목소리를 듣고 ‘변성기 발성 장애’라고 진단할 것이다. 변성기에 남성 목소리로 변해야 하는데 이에 적응하지 못하고 앳된 목소리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다. 음성 치료와 보톡스 등의 약물치료를 받으면 금세 좋아진다. 주변에서 아무도 그에게 이런 얘기를 해 주지 않은 것 같다. 쉰 목소리를 가진 방송인 박경림씨는 성대에 흉터가 있을 것이다. 수술을 받았을 수도 있고, 어릴 때 목소리를 과용해서 성대에 흉터가 생긴 것일 수도 있다. 성대에 생긴 흉터를 치료하기 위해 줄기세포 연구도 하지만 현재까지는 뚜렷한 치료방법이 없다.

 

수술 후 목소리가 좋아지는 경우도 있나.

 

물론이다. 성대에 혹이 있었다면 수술로 제거한 후 목소리가 좋아진다. 그러나 후두암 등으로 성대 일부를 제거하면 목소리가 나빠진다.

 

목이 아니라 겨드랑이나 유두를 통해 갑상선암 등 두경부암을 수술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겨드랑이와 유두를 통한 갑상선암 수술이 세계 의학계에 발표됐을 때 미국 쪽은 그 사례를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았다. 목 부위의 수술을 굳이 겨드랑이와 유두를 통해 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미국 여성은 한국 여성보다 수술 후 흉터가 잘 보이지 않는다. 한국 여성은 한여름에도 민소매 옷을 잘 입지 않기 때문에 밖으로 드러나는 신체 부위가 얼굴과 목이다. 그런데 수술을 받으면 흉터가 잘 보이기 때문에 미용적인 면에서 많은 고민이 있다. 이 때문에 겨드랑이와 유두를 통한 수술이 늘었고 특히 젊은 미혼 여성이 이런 수술을 원한다. 그렇지만 목에 주름이 생기는 40대 이후는 굳이 겨드랑이와 유두를 통한 수술을 할 필요가 없다. 주름으로 수술 흉터가 잘 보이지 않는다.

 

수술 후 결과에는 차이가 있나.

 

예전에는 겨드랑이나 유두를 통한 수술의 효과가 목에서 하는 수술보다 떨어졌다. 또 겨드랑이와 유두를 통해 목까지 내시경이 가야 하므로 감염 가능성도 그만큼 컸다. 그러나 지금은 수술 후 결과가 동등하다는 게 여러 연구로 밝혀졌다. 그래서 최근에는 겨드랑이와 유두를 통한 로봇 수술도 많아졌다. 결국 비용 대비 효과의 문제다. 수술 후 효과는 같은데 비용에서 차이가 크게 난다. 일반 수술을 받을 것인지 아니면 1000만원이 드는 로봇수술을 할 것인지는 환자가 선택할 일이다.

 

갑상선암은 진행이 느려서 증상이 없으면 굳이 검사할 필요가 없다는 정부의 권고안을 어떻게 생각하나. 

 

모든 암이 그렇지만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많이 진행된 경우가 많다. 특히 갑상선암은 후두 신경을 침범해서 목소리가 변하거나 임파선 전이로 인해 목에 종물이 만져져서 병원을 찾는 경우가 있는데 모두 암이 너무 진행된 상태다. 그래서 증상이 있을 때 검사해도 된다는 일부 의사들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모든 질환은 증상이 있기 전에 예방하라고 강조하면서 갑상선암에 대해서만 다른 잣대를 대는 것은 옳지 않다.

 

검사 후 1cm 미만의 작은 갑상선암은 바로 수술하지 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갑상선암은 초기에 치료하면 결과가 좋고 삶의 질도 그만큼 좋아진다. 따라서 여성, 특히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 검진을 받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1cm 미만의 작은 갑상선암이라도 이미 임파선에 전이되기도 하고, 암의 위치에 따라 신경·후두·식도를 침범한 경우도 있다. 따라서 무조건 크기만으로 치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두경부암 예방에 도움을 주는 생활습관이나 음식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건강에 좋다고 여겨지는 생활습관이나 음식은 두경부암 예방에도 좋다고 생각한다. 술, 담배, 짠 음식, 야식 등은 좋지 않다.

 

지난해 편도선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해 임상에 사용하는 기술을 특허 등록한 것으로 아는데, 기존 줄기세포와 다른 점이 있나.

국내 편도선 절제수술은 연 4만 건 이상 시행된다. 수술로 제거되는 편도선 조직은 일부분이 병리조직검사에 사용될 뿐 대부분 폐기된다. 2011년부터 편도선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연구를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줄기세포는 골수에서 얻는다. 한 사람에게 골수를 이식하려면 2시간 정도 골수를 뽑아야 한다. 또 지방에서 줄기세포를 뽑는 일도 전신마취를 해야 하는 등의 어려움이 있다. 제대혈에서 줄기세포를 분리하기도 하는데, 제대혈의 양은 80cc로 충분하지 않아서 10명분을 모아야 겨우 한 명에게 사용할 수 있을 정도다.

 

한 명의 편도선 조직에서 추출 가능한 줄기세포의 양은 골수조직에서 2시간 동안 채취해 나오는 줄기세포의 양과 거의 동일할 정도로 세포 생산성이 높다. 배양으로 그 양을 2배로 키우는 시간도 골수가 58~60시간인데 편도 줄기세포는 37시간으로 짧다. 골수 줄기세포는 계대배양(세포의 대(代)를 계속 이어서 배양하는 방법)을 7번 하면 성능이 떨어지는데 편도 줄기세포는 15번까지도 문제가 없었다. 줄기세포의 양도 많고 배양 능력도 뛰어나서 처음에는 이 결과를 믿을 수 없었을 정도였다. 이런 줄기세포는 앞으로 두경부암으로 인해 결손된 안면과 경부 조직을 재건할 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후두 일부 제거해도 일상생활 지장 없어”

 

의료진이 현미경 등을 이용해 후두암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 시사저널 최준필


75세 남성은 최근 목소리가 예전 같지 않게 되자 동네 의원을 찾았다. 내시경 검사를 통해 후두 부위에서 궤양이 발견됐고 이대목동병원으로 옮겨 정밀한 진단을 받았다. 인유두종 바이러스(HPV)가 유발한 양성 종양일 수도 있고 악성 종양일 가능성도 있었다. 확인을 위해 조직검사를 한 결과, 후두암으로 판명 났다. 목 부위로 전이가 잘되는 편이지만 전이만 없다면 성대에 있는 후두암은 상당 부분 완치된다. 이 환자는 후두암과 성대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김한수 이대목동병원 두경부암·갑상선센터장은 “암이 성대에 있어서 성대 일부분을 제거했기 때문에 약간 쉰 목소리, 허스키한 목소리가 될 것이다. 그러나 발음이나 음식 섭취 등 일상에 큰 불편함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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