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전성시대 뜻밖의 피해자는 케이블과 홈쇼핑채널
  • 김경민 기자 (kkim@sisapress.com)
  • 승인 2016.11.14 17:0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바야흐로 뉴스 전성시대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한국사회의 모든 이슈를 집어삼키고 있는 지금,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는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한 뉴스들이 포털의 상위 검색어를 점유하고 있다.

 

“내 평생 이렇게 뉴스 찾아보긴 처음이다”고 말하는 한 20대 여성의 고백처럼 그 어떤 드라마, 예능보다 뉴스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가장 큰 수혜자는 JTBC와 TV조선 등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들의 뉴스·시사 프로그램들이다. 잇따른 ‘단독’과 ‘특종’보도로 종편은 존재의 가치를 증명해보이고 있다. 때에 따라서는 지상파 시청률을 넘어서는 ‘괴물’ 프로그램이 등장하기도 했다.

 

특히 JTBC는 최순실 사태를 계기로 ‘전국구 채널’로 자리매김했다. 최순실의 태블릿PC 내용물로 연이은 특종보도를 터뜨린 JTBC ‘뉴스룸’은 11월8일 9%(이하 전국기준·닐슨코리아 기준)로 자체 최고 기록을 세웠다. JTBC 시사토크쇼 ‘썰전’은 11월3일 최순실 논란을 다뤄 9.2%를 기록하며 당일 동시간대 지상파 프로그램을 모두 제치는 기염을 토했다. 

 

이 같은 ‘최순실 블랙홀’ 현상 탓에 뜻밖의 피해자도 발생했다. 뉴스와 경쟁하며 시청자의 채널 선택권을 잡아야 하는 케이블 채널과 홈쇼핑 채널이다.

 

© pixabay·각 방송사 캡쳐·시사저널 디지털뉴스팀 편집

편성되는 콘텐츠가 비(非)시사물이 주를 이루는 케이블채널들은 때 아닌 ‘시사 프로그램’과의 경쟁에 울상이다.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면서 뉴스․시사프로그램의 케이블 시청률 비중도 점점 커지고 있다. 11월 첫째주부터는 케이블 시청률 톱10 안에는 보도전문 채널인 연합뉴스TV와 YTN의 선전(善戰)이 눈에 띈다. 연합뉴스TV의 ‘TV뉴스08’ ‘뉴스리뷰2부’ ‘뉴스현장13’ ‘뉴스12’, YTN의 ‘뉴스와이드’ 등이 올랐다. 이들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대체로 2% 중후반을 유지하며 tvN 예능 및 드라마보다 시청률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뉴스 전쟁’ 가운데 살아남은 건 나영석PD의 '삼시세끼 어촌편3(예능)’과 배우 지창욱과 소녀시대 윤아를 앞세운 드라마 ‘더케이투’ 정도에 불과했다. 케이블채널의 한 제작자는 “시청률이 뚝 떨어진 것은 아니지만 이슈 생산 면에서 완전히 밀렸다”며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홈쇼핑업계도 상황이 썩 좋지 않다. 보통 홈쇼핑 채널에서 실매출로 연결되는 ‘주문전화(콜)’가 몰리는 ‘골든타임’은 지상파 채널에서 드라마가 끝나고 광고가 시작될 때다. 홈쇼핑채널 제작자 및 판매자들은 그날 매출의 판도가 결정되는 이 시간대에 주력해 판촉 행위를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전통의 골든타임도 무의미해졌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최근 들어서는 겨울 의류 및 김장 등 시즌 이슈와 렌탈 상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목표 매출 대비 100% 매출 달성이 어려운 상황이다. 한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지상파 광고가 시작해도 반응이 없는 경우가 많고 뉴스가 시작하면 더하다”며 “단순히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것을 넘어 뉴스에서 뭐 하나 터지면 시청자들이 리모컨으로 뉴스채널에서 다른 뉴스채널로 건너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