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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올 것 같지 않은 미래는 온다

남인숙 작가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12.10(Sat) 11:00:26 | 141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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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와 집필 자료 수집을 위해 여러 책을 읽다가, 최근 대체에너지 기술이 상상 이상의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특히 태양광에너지에 대한 예측이 인상적이었다. 필자가 어렸던 시절에는 공상과학 만화에나 등장하는 소재였고, 십여 년 전까지도 산간벽지에서 물이나 좀 데워 쓸 수 있는 비싸고 신기한 시설일 뿐이었다. 그런데 그랬던 태양광에너지 기술이 불과 20~30년 후에는 화석에너지를 상당 부분 대체할 수 있을 만큼 효율이 높아진다고 한다. 환경오염도, 전기요금 걱정도 없는 꿈의 에너지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대체에너지와 그 파급력에 관한 소설까지 쓴 적이 있는 필자는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고, 순간 엉뚱하게도 요 근래 쭉 느껴왔던 사회적 피로가 해소되는 것을 느꼈다. 나라 모양새를 보며 도무지 오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미래에 대해 기대를 품게 된 것이다.

 

© 사진공동취재단


필자가 본 요즘 정치 상황은 수십 년이 아니라 수백 년은 퇴보한 느낌이었다. 기득권 세력이 앉혀놓은 무능한 왕, 왕의 주지육림, 신관(神官)을 곁에 두고 정사를 맡긴 왕, 암암리에 권력을 이양받은 신관의 전횡, 온 백성이 들고일어나는데도 꿈쩍도 않는 왕과 민심을 이용해 보려는 책사들의 합종연횡 등 역사책에서 혀를 끌끌 차며 보았던 장면들이 뉴스에서 재연되는 걸 지켜보아야 했다. 과연 문명이 진보하는가에 대한 심각한 회의감이 들었다. 그러던 중 태양광에너지에 대한 글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기술의 발달은 다시 ‘인간’으로 넘어가고 있다. 비인간화의 삭막한 세상이 아니라, 민주주의와 건전한 공동체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말이다. 역사가 반복되는 것은 사회가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의 욕망은 변함이 없기 때문인데, 이제 그 욕망을 제어하고 통제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데 선구자들의 행보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기술과 인간의 융합을 시도하고 있는 거대한 흐름 안에 이제 우리도 들어와 있다.

 

필자가 기술이 정치마저 구원할 거라고 믿는 것은 아니다. 다만, 30년 전 공상과학에 불과했던 기술을 현실의 영역에 들여온 인류의 저력에 기대를 가져보고 싶은 것이다. 따지고 보면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모든 것들은 20만 년 인류의 역사에서 처음 생겨난 것들이다. 조상들이 100년에 걸쳐 겪은 변화를 1년 만에 만들어내고 있는 우리는 상상만 하면 이루어지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렇다면 좋은 지도자, 좋은 정치인에 대한 상상도 이루어지지 말란 법이 없을 것이다.

 

어려운 시대를 지나오며 겨우 나아졌다고 생각한 것들이 알고 보니 저만치 물러나 있는 것이었다는 무력감. 거기서 주저앉지 않고 희망을 가져보고 싶다. 다가올 것 같지 않았던 미래가 어느 날 눈을 뜨면 훅 다가와 있는 현대 기술의 지수 증가를 삶의 영역에서도 체험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우리가 최초로 언제 어디서나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과 소통하고 있고, 최초로 전 구성원이 투표해서 지도자를 뽑는 사회에 살고 있으며, 최초로 200만 명이 촛불을 들고 광장에 모였듯이 말이다.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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