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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락의 풍수미학] 제주 올레길의 힐링도 명당이라 가능하다

박재락 국풍환경설계연구소장· 문화재청 문화재 전문위원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12.13(Tue) 17:3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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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자치도는 유네스코 지정 세계 자연 유산지역과 세계 7대 경관지역, 그리고 자연생태 보존지역으로 선정된 세계 유일의 섬이다. 옛 지명은 탐라다. 문헌 속에 나오는 개국시조 신화에따르면 삼성인 고(高)·부(夫)·양(良) 세 신인(神人)이 탄생해 동해 벽랑국(碧浪國)에서 온 세 공주와 혼인해 탐라사회가 형성하고 토대가 이루어졌다.

 

세 신인의 개국신화 흔적은 제주시 중심에 있는 ‘삼성혈’에서 볼 수 있고, 서귀포 성산읍 온평리에는 세 공주가 혼례를 올리기 위해 목욕재계한 연못인 ‘혼인지(婚姻池)’가 지금도 남아있다. 제주도는 몇 년 전부터 올레길이 조성되면서 국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올레길이란 집 앞에서 마을의 큰 길과 연결된 좁은 골목길에서 유래된 말이다. 

 

 

2015년 10월30일 '2015 제주올레걷기축제'에 참가한 국내외 도보여행객들이제주시 구좌읍 김녕성세기해변의 올레 20코스를 걷고 있다. ⓒ 연합뉴스

2015년 10월30일 '2015 제주올레걷기축제'에 참가한 국내외 도보여행객들이제주시 구좌읍 김녕성세기해변의 올레 20코스를 걷고 있다. ⓒ 연합뉴스

 

지금의 올레길은 제주도 중앙에 우뚝 솟은 한라산(1950m)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으로 360여 개의 오름을 따라 조성되어 있다. 풍수지리적으로 제주도는 한라산의 지맥이 땅속으로 이어져 있으며 기가 응집된 곳은 오름형태를 이룬다. 올레길 18코스는 제주시 동문로타리에서 부두와 삼양을 거쳐 조천읍으로 조성된 해안길인데, 이곳에는 한라산의 지맥이 뻗어내려 오다가 바다를 만나면서 기봉한 사라봉과 별도봉, 그리고 원당봉을 밟으면서 명당의 기를 받을 수 있다.

 

18코스를 따라 먼저 부두가를 조금 걷다보면 김만덕 기념관을 만난다. 김만덕(1739~1812)은 제주 출신으로 1794년(정조19) 대흉년에 전 재산을 내놓아 굶주린 제주민을 살렸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여성 거상이며 의녀(義女)로 불리는 인물이다. 기념관터는 사라봉의 가지맥이 큰 암반으로 입수하다가 산지천을 만나 급히 멈춘 곳을 의지하고 있다. 사라봉은 한라산에서 뻗어내린 용맥이 관음사 -서삼봉-홍샘이동산을 거치면서 박환(암석이 풍화작용을 거쳐 흙으로 변하는 과정)하여 평강룡(平岡龍)으로 행룡하다가 건입동에 이르러 과협처를 이룬다. 이 용맥을 따라 하나로마트-사라봉다목적체육관이 입지했고, 다시 속기하면서 금형체의 봉우리를 이루었다. 

 

그녀의 묘가 이묘된 모충사는 제주도민이 만든 신전으로 3개의 탑과 김만덕의 묘비(제주도 기념물 제64호)가 조성돼 있다. 이곳은 사라봉 5부 능선에 자리하는데, 한라산의 내룡맥이 속기(束氣)하면서 안온한 터를 이룬 곳이다. 이러한 묘역공간은 적선에 따른 영향으로 명당에 자리한 것이다.

 

다음 사라봉(148m)은 좌선을 하면서 다시 별도봉(136m)을 세우는데, 그 아래에 굽이쳐 흐르는 화북천에 의해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멈추었다. 두 봉우리 형체는 풍수적으로 둥근 금형체를 이루고 있는데, 이것은 부(富)의 기가 응집되어 있는 형상이다. 더구나 화북천은 한라산에서 700고지 산간 3곳에서 발원한 계류수들이 서로 만나 물길을 이룬 뒤, 이곳을 향해 구곡수 형태로 흘러들어와 봉우리 아래를 환포하듯 감싸면서 굽이치는 모양이다. 또 물길은 한라산 용맥이 800고지의 태역장오리에서 뻗어내려 산신동산-감투동산-대락동산으로 이어져 오현중고 터로 입수한 용맥이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도록 경계를 이루고 있다. 

 

이런 수세를 정상에서 바라보면 한라산의 정기를 머금고 흘러들어오는 명당수이므로, 풍수적으로는 재물의 기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화북천을 사이에 두고 사라알오름을 의지한 제주대 사라캠퍼스와 별도봉을 의지한 오현 중․고등학교의 입지는 생태환경을 유지할 수 있는 득수(물을 얻는다는 의미)형국을 이루며 지속적으로 한라산의 지기를 받는 명당 터를 이룬 곳이다.

 

끝으로 삼양동 해안가에 형성된 검은모래 해변은 용천수가 솟아나오는 곳이다. 이곳은 좌측으로 삼수천이 흐르고 우측엔 단아한 금형체의 원당봉이 자리한다. 원당봉은 한라산 600고지의 개오름에서 열안지오름을 지나 봉개오름으로 뻗어 내린 용맥이 평지룡으로 이어오다가 삼양검문소교차로에서 속기하여 봉우리를 세웠다. 특히 이곳은 많은 침엽수과의 소나무가 있어 분출되는 피톤치드의 양이 엄청나 좋은 기를 흠뻑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정상의 중심 공간에는 용출수(땅속에서 솟아오르는 물)에 의해 지당(池塘)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용출수는 삼양 검은모래해변으로 원당봉의 수기가 땅속으로 이어져 금생수(金生水)를 이루면서 강한 흑색톤을 띨 수 있게 됐다. 이런 검은 모래는 강한 지기가 응집된 것을 의미한다. 또 해안 끝자락에 솟아오르는 용천수 공간은 원당봉의 수기를 지속적으로 분출해내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남아 있다. 따라서 이런 공간은 맑은 지혜를 생성할 수 있도록 좋은 기가 머물거나 분출되는 곳이기 때문에 굳이 모래찜질을 하지 않아도 조용히 걸으면 지기를 느낄 수 있다. 힐링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전국의 땅은 곳곳마다 아스콘 포장을 하며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나마 제주도는 청정지역으로 난개발을 지양하고 올레길을 조성해 자연과 인간에게 좋은 기를 제공해 주고 있다. 풍수지리학에서 지기(地氣)란 땅속에 흐르는 에너지를 말하며 용맥이 이어진 곳으로 흘러 다닌다고 설명한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 했다. 이제라도 제주의 올레길을 걷는다면 좋은 기를 받을 수 있고 동시에 힐링의 강도를 높일 수 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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