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Q&A] 초기 치매 노인은 혼자 생활할 수 있을까
  • 김철수 킴스패밀리의원·한의원 원장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12.15 10:21
  • 호수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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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부대끼며 사는 게 바람직

 Q  ​​​​​​​​77세인 저의 어머니는 얼마 전 알츠하이머 치매 초기로 진단받았습니다. 어머니 같은 치매 환자도 독거생활이 가능한지요? 혼자서 아파트에 사시는데 집을 찾지 못하고 헤매는 것을 지나가던 사람이 발견해 어머니 휴대폰으로 저에게 연락을 준 적이 있습니다. 언젠가 이런 날이 오지 않을까 늘 걱정하면서 살았는데 결국 일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남편도 적극적으로 모시려 하지만, 어머니가 유달리 자존심이 강하고 남에게 폐 끼치는 것을 싫어하시는 데다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시는 성격이라 저의 집으로 오시는 것을 극구 사양합니다. 어쩔 수 없이 도우미를 두고 자주 들여다보면서 지내지만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좀 더 악화되면 어머니의 의사와 관계없이 집으로 모셔올 생각입니다. 불안하지만 언제까지 이런 독거생활이 가능할지 궁금합니다.

 

© 시사저널 자료

 A  ​​​​​​​​치매 초기에는 다소 불안하지만 홀로 사는 생활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치매는 진행되면서 독거생활이 서서히 불가능해지고 다른 사람의 도움이 점점 더 필요해집니다. 치매 중기가 되면 실질적으로 혼자 힘으로 살아갈 능력을 상실하게 되지요. 가족의 손길을 쉽게 기대할 수 없는 외국의 경우에는 중기(中期)여도 여러 가지 주거환경 개선과 사회적 감시망을 이용해 독거생활이 가능하도록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독거생활을 할 수 있는가는 일상생활을 혼자서 어느 정도 해 나갈 수 있는가에 달렸습니다. 일상생활은 기본적인 일상생활과 도구를 이용하는 일상생활로 구분할 수 있는데요. 도구를 이용해야 하는 일상생활은 음식 준비, 청소, 세탁, 돈 관리, 물건 사기, 전화 이용, 약 챙겨 먹기, 운송수단 이용 등이 있습니다. 기본적인 일상생활은 식사, 목욕, 옷 입기, 대소변 가리기, 침대나 의자에서 밖으로 나오기, 걷기 등이 있습니다.

 

치매 초기 일정 기간은 일상생활 능력이 유지돼 늘 다니던 동네 의원이나 노인정에서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습니다. 또 보건소에 가서 스스로 약을 타다 드실 정도는 됩니다. 이런 이유로 치매라는 사실을 주위 사람들이 잘 모를 수도 있습니다. 좀 더 진행되면 도구 사용이 서툴러지면서 독립생활이 불가능해지지만 도우미나 간병인의 도움을 받으면 그런대로 혼자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병원에 모시고 다녀야 하고, 약을 타다 드리고, 약 드시는 것을 체크해야 하고, 반찬과 음식을 챙겨 드리거나 필요한 물건을 사다 줘야 하고 돈 관리와 집 안 정리를 해 줘야 합니다. 그러나 기본적인 일상생활도 불가능해지는 중기가 되면 독거생활은 불가능해집니다.

 

독거생활이 가능하다고 해서 혼자 살게 두는 것보다 가족과 부대끼며 사회성을 회복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적극적인 치료를 받으며 규칙적인 식생활이 가능하도록 보살피면 치매의 진행도 늦추고 삶의 질을 오래 유지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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