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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락의 풍수미학] 부와 발복 원한다면 땅 끝에서 신년 일출을 보라

박재락 국풍환경설계연구소장․문화재청 문화재 전문위원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12.28(Wed) 15:36:42 | 14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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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윤씨 입향조는 윤선도의 4대 조부인 어초은 윤효정(尹孝貞:1476∼1543)이며, 지금의 해남읍 연동에 터를 잡았다. 이곳의 녹우당(綠雨堂, 사적 제167호)은 15세기 중엽에 지은 해남윤씨 종택으로, 덕음산을 의지하고 남송천이 중명당 사이를 흐르는 곳에 자리한다. 녹우당은 녹음이 우거진 때 비가 내린다는 의미와 더불어 선비의 변치 않는 절개와 기상의 뜻도 내포하는데, 종택이 의지한 덕음산 중턱에 조성된 비자림 숲과 연관된 당호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녹우당 앞마당의 500년 수령의 은행나무는 입향조 윤효정이 아들 진사시 합격을 기념하기 위해 심은 것으로, 비자나무 숲의 조성시기와 같으며 터를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신목(神木)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해남윤씨 가문은 입향조 이후로 고산 윤선도에 이르면서 지속적으로 후손들은 과거에 급제해 중앙정계에 진출했다. 이러한 후손발복은 입향조가 입지를 선정할 때 풍수지리를 적용해 명당의 기를 받는 곳을 택한 것을 말해준다. 

 

땅끝마을의 해남윤씨 녹우당 종택  ⓒ 해남군 본청 홈페이지


풍수지리학에서 양기(陽基) 터가 명당의 기를 받는 곳의 풍수지표는 첫째, 주산의 용맥이 현무봉으로 이어져 개장하면서 보국(保局)을 갖춘 역량인지 둘째, 현무봉에서 뻗어내린 용맥이 중심룡맥을 이루면서 입수해 혈장을 이룬 곳인지 셋째, 입지공간의 지기를 보호하기 위한 사신사(四神砂 : 현무·청룡·안산·백호)를 갖춘 곳인지 넷째, 보국 내에 물길을 얻는 곳인지 다섯째, 입향조의 묘역공간이 보국 내에 조성돼 있는지 등이 중요하다. 즉 명당 터는 중심용맥에 의한 지기를 받는 곳이거나 지기가 지속적으로 머물 수 있는 곳, 그리고 지세가 입향조의 음덕을 받는 곳, 산과 물이 조화를 이룬 입지는 생기를 지속적으로 받기 때문에 가문이 이어지고 인물이 배출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녹우당 종택은 어떠한 곳에 터를 이루면서 500여년의 세월동안 훼손되지 않고 현존하고 있는 곳인가. 

 

먼저 연동리를 이룬 보국은 호남정맥의 국사봉(499m)에서 분맥한 땅끝기맥이 세운 덕음산(德陰山:427m)을 주산으로 한다. 덕음산의 지명은 음덕을 베풀 수 있는 지기를 분출하는 산을 말하는데, 이곳에서 개장한 좌우지맥은 연동리를 감싸고 있다. 특히 청룡지맥은 크게 좌선하면서 마주하는 곳에 서당산(210m)과 호산(193m)을 세우면서 225도를 감싸고 있다. 즉 청룡안산국을 이룬 것으로 풍수적으로 신분과 평판을 상징하며 대부분 문필봉을 이룬다. 이러한 보국내의 양기 터는 주로 문관을 배출할 수 있는 지기를 받는다. 녹우당종택 터는 덕음산에서 뻗어내린 중심룡맥이 살아 움직이는 형태로 힘있게 내려오다가 기를 모은 속기처에서 입향조 어초은의 묘소가 자리한다. 그리곤 용맥은 다시 150m를 행룡하다가 입수맥을 내밀어 혈장을 이루는데 좌우가 평탄하고 주변보다 융기된 형태로 나타난다. 따라서 입향조가 터를 잡은 뒤 음택지는 주산의 중심룡맥을 승생기 하였고, 양택지는 청룡안산국을 이루어 감싸면서 천기와 지기를 조응·반사·응집함으로써 출중한 인물들이 배출될 수 있었다.  

 

다음 ‘풍수지법 득수위상 장풍차지(風水之法 得水爲上 藏風次之)’라 했다. 득수는 보국내의 사신사에서 발원된 내수를 얻어야한다. 상대적으로 보국 외에서 흘러들어오는 외수는 역량이 적다. 즉 양기 터를 중심으로 주변지세의 정기를 머금고 흐르는 내수는 입지공간에 수기를 적시면서 생태공간을 만드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곳 연동리의 중심공간에 입지한 녹우당은 가까이서 에워싼 좌우지맥에서 생성된 물길이 터를 감싸고 흐르다가 다시 앞으로 흘러가 지당(池塘:백련지)을 이룬다. 이처럼 터 앞의 지당은 지맥이 더 이상 흘러나가지 못하게 하는데 바로 용출수 때문이다. 그리고 청룡지맥이 감싸는 중심부에 있는 연동저수지는 지맥에서 발원된 계류수를 담수한 뒤 다시 남송천을 이루어 중명당을 서서히 적시면서 흐르게 한다. 즉 남성을 상징하는 청룡지맥에서 발원된 물길을 얻어 귀(貴)를 이루고, 빠져나가는 물길을 안산의 곁가지에 의해 걷어주면서 역수형태를 이루어 오래도록 머물게 함으로써 부(富)를 이룬다. 지금의 해남윤씨 가문이 현존할 수 있었던 중요한 풍수지표라 할 수 있다.

 

해남 윤씨 녹우당종택 풍수도


끝으로 입향조의 입지관과 토지관이 풍수지리를 적용해야 가문이 지속성을 갖게 된다. 연동리(蓮洞里) 지명은 풍수 지리적으로 연(蓮)과 연관지을 수 있다. 연은 고귀함을 상징하므로, 이곳은 귀한 인물의 탄생할 수 있는 지기를 받는 곳을 의미한다. 더구나 연동마을이 의지하는 음덕산(陰德山)에는 약 500여 년 전 비자나무 숲을 조성했고 당호를 녹우당으로 지어 자연의 기를 주거공간으로 순환시켜 종택내에 항상 맑은 기를 머물게 함으로써 청렴한 선비정신을 받을 수 있었다. 또한 윤선도의 오우가(五友歌)는 물·바위·소나무·대나무·달을 벗으로 삼았는데, 풍수지리의 우주순환 오행(목·화·토·금·수)의 다섯 숫자와 일맥상통 한다. 즉 주변산세에 조응하고 있는 녹우당 터로 다섯 가지의 기를 감응해 주는 것으로, 수(水)는 역동의 의미, 석(石)은 영원불멸, 송(松)은 변치 않는 절개를, 죽(竹)은 선비의 기상을 월(月)은 위민을 위한 선도적 역할을 위한 동기감응에 기인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제 한해가 저무는 세모밑이다. 땅끝기맥의 덕음산을 의지하여 해남 윤씨종택은 가문이 번성하였다. 이러한 땅끝기맥은 다시 남으로 두륜산(700m)과 달마산(500m)을 거쳐서 한반도 마지막 땅 끝에 세워진 사자봉(110m)에서 행도를 끝마친다. 이곳 사자봉은 남쪽의 산세가 처음으로 시작되는 곳이자 백두산의 정기가 마지막에 응집된 곳으로 지기의 역량이 크게 분출되는 산을 뜻한다. 올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한해를 다짐하는 계기를 갖고자 한다면 이왕이면 강한 기가 머문 곳에서 맞이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올해의 마지막 끝자락에 대한민국의 땅끝 사자봉에서 신년의 새해일출을 본다면, 당신은 분명 정유년의 충만한 발복역량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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