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덮으려 해도 덮이지 않는 ‘최경환 채용 청탁’ 의혹

중진공 및 중기청, 감사원 등으로 검찰수사 확대 가능성

이석 기자 ㅣ ls@sisapress.com | 승인 2017.01.02(Mon) 16:30:58 | 14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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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진흥공단(중진공)은 2013년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현 새누리당 국회의원)의 인턴 직원 출신인 황아무개씨를 신입사원으로 채용했다. 1차 서류 심사의 커트라인은 170등이었다. 황씨의 점수는 2299등으로, 전체 응시자 중에서도 하위권이었다. 중진공은 자격이 안 되는 황씨를 합격시키기 위해 여러 차례 시험 성적을 조작했다. 그래도 170등 안에 들지 못하자 1차 합격 정원을 늘렸다. 황씨는 임원 면접에서 불합격을 받았지만, 며칠 후 최종 합격으로 발표됐다. 최 전 부총리와 박철규 당시 이사장이 독대한 직후 면접 결과가 뒤바뀌었다는 점에서 채용 청탁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검찰이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인턴 채용 청탁 의혹에 대한 재수사에 착수하면서 결과가 주목된다 ©시사저널 이종현


검찰, ‘최경환 채용 청탁’ 의혹 재수사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고, 2016년 1월 중진공 직원 채용 비리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검찰은 중진공의 박 전 이사장과 권아무개 운영지원실장 등을 ‘업무 방해’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하지만 채용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최 전 부총리는 기소하지 않았다. 채용 당사자인 박 전 이사장이 “황씨를 불법 취업시킨 것은 맞지만, 최 전 부총리에게 청탁을 받지는 않았다”고 진술했기 때문이다. 검찰 역시 최 전 부총리를 한 번도 소환하지 않았다. 한 차례 서면조사를 받고 면죄부를 준 것이다.

 

최경환 전 부총리의 채용 외압 사건 역시 조용히 세인들의 기억에서 잊히는 듯 했다. 하지만 박철규 전 이사장이 법정에서 진술을 바꾸면서 사건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그는 2016년 9월 중순 열린 공판에서 “면접 결과를 확인하고 황씨를 불합격 처리하겠다고 최 부총리에게 보고했다. 최 부총리는 ‘황씨가 성실하고 괜찮으니 믿고 써보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의 부실한 수사를 질타하는 비난 여론이 쇄도했다. “검찰이 한 번도 최 전 부총리를 소환하지 않은 것 또한 봐주기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왔다. 

 

여론에 떠밀린 검찰은 9월말 재수사 카드를 꺼냈다. 채용 청탁에 관여한 중진공 고위 간부 전아무개씨와 최 전 부총리의 보좌관 정아무개씨 등을 불러 재수사에 나섰다. 박 전 이사장이 법정에서 외압 사실을 폭로한 지 6일 만이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위증이 있었음을 확인했다. 중진공 간부 전씨는 2016년 6월 안양지원에서 열린 업무 방해 공판에서 “최(경환) 의원은 보좌관을 통해 채용 청탁을 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사실은 ‘최 의원이 연루되지 않았다고 답변해 달라’는 정 보좌관의 부탁을 받고 위증을 한 것이다. 수원지검 안양지청은 최근 전씨와 정 보좌관을 각각 위증과 위증교사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하지만 검찰은 아직까지 최 전 부총리에 대한 소환 조사를 미루고 있다. 박 전 이사장이 진술을 번복한 지 석 달이 넘게 흘렀지만 아직까지 “소환 계획은 없다”고만 말하고 있다. 검찰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관할 문제로 사건을 수원지검 안양지청에 이첩시킨 것부터가 석연치 않다. 몸통(최경환)은 그냥 두고 꼬리(보좌관)만 자르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중진공을 감사한 감사원의 행보 역시 의문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감사원은 2015년 중진공을 감사하는 과정에서 최 전 부총리가 채용 비리에 관여했다는 진술을 받고도 덮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국민의당은 12월27일 성명서를 통해 “박철규 전 이사장은 분명 감사원 감사에서 청탁자가 ‘최경환 부총리’라고 밝혔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감사원은 감사보고서에 최 전 부총리의 이름을 기재하지 않았다. 청탁자가 최경환이라는 사실을 은폐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검찰수사 역시 병행돼야 한다고 국민의당은 촉구했다.

 

주목되는 사실은 중진공 고위 간부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중진공과 중소기업, 감독기관인 중소기업청(중기청)의 검은 상납 고리가 일부 드러났다는 점이다. 중진공 간부 전씨는 현재 중소기업 지원 사업에 각종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을 받고 2개 업체로부터 신용카드를 제공받아 7000여만원을 사용한 혐의(배임수재)를 받고 있다. 중국 사업을 추진하는 업체에서는 제네시스 승용차를 받아 사용하기도 했다. 중소기업 육성 및 지원 기관인 공단이 오히려 중소기업의 피를 빨아먹고 있었던 셈이다. 검찰은 현재 전씨의 상납 고리를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기관의 한 관계자는 “전씨 혼자 모든 일을 처리했다고 보기에는 비리 규모가 크다”며 “전씨의 여죄를 추궁하면서 뇌물의 상납고리 역시 검찰이 살펴보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중진공의 한 간부가 업무 편의 대가로 중소기업들로부터 신용카드와 고급 승용차를 제공받아 사용해 온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 연합뉴스


“재판 결과 따라 필요한 모든 조치 취할 예정”

 

검찰은 전씨가 감독기관인 중기청 고위 간부 김아무개씨를 만나 거액의 뇌물을 제공한 정황을 포착했다. 전씨는 중기청 고위 간부에게 자신이 청탁받은 사업을 중기청의 신규 사업으로 채택해 달라는 취지의 요청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의 공소장에 위증이나 배임수재 외에 뇌물공여와 특가법 위반(알선수재) 혐의가 포함된 것도 이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검찰수사가 중진공 고위층뿐 아니라 감독기관인 중기청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현재로선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특히 중진공은 2013년 말에도 자금지원 편의를 제공하면서 중소기업으로부터 거액의 뇌물과 향응을 제공받아온 간부가 수사기관에 덜미를 잡힌 사례가 있다. 영세 중소기업을 상대로 창업자금 등을 대출해 주고 3억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것이다. 당시 중진공은 정화결의대회까지 가졌지만 헛수고였다. 전씨가 뇌물을 받은 시점이 결의대회 직후였기 때문이다. 최경환 전 부총리가 채용 청탁을 한 시점 또한 이즈음이었다. 때문에 중진공과 감독기관인 중기청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 목소리도 내부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중진공이나 중기청 측은 현재 말을 아끼고 있다. 중진공의 한 관계자는 “재판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결과에 따라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짧게 답했다. 중기청 측도 “문제의 중기청 간부에게 확인한 결과, 전씨에게 상품권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근거를 남기기 위해 사진을 찍은 뒤, 상품권은 등기로 모두 돌려보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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