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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산 넘어 산’ 최순실 재산 환수법

위헌 논란부터 조사위원회 구성까지 험로 예상

박혁진 기자 ㅣ phj@sisapress.com | 승인 2017.01.05(Thu) 11:32:43 | 14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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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특검 수사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최순실씨 재산 규모에 대해서도 다양한 전망치가 나오고 있다. 최씨의 재산 규모는 본인 명의로 된 부동산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알려진 바가 없다. 보유한 부동산 가치는 수백억원대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독일에 있는 최씨 재산만 8000억원이 넘고 유럽 여러 나라에 10조원에 달하는 차명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최씨는 12월26일 서울구치소에서 열린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독일에는 단 한 푼의 재산도 없다”며 강하게 부인한 바 있다.

 

 

검찰이 2016년 10월26일 늦은 저녁 서울 신사동 최순실씨 소유 미승빌딩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 시사저널 고성준


특검, 최순실 일가 부정축재 재산 추적

 

최씨 재산과 관련한 국민들의 관심사항은 두 가지 정도로 압축된다. 하나는 유치원 이외에는 특별하게 사업을 해 본 적이 없는 최씨가 어떻게 해서 막대한 규모의 재산을 축적할 수 있었냐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재산 형성 과정에서 문제점이 드러날 경우 과연 그 재산의 국고 환수가 가능한지 여부다.

 

일단 첫 번째 사안에 대해서는 특검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이 부분은 최씨 수사 과정에서 검찰이 들여다보지 않은 부분이다. 특검은 최씨 부친인 고 최태민 목사와 그 일가의 재산 형성 과정부터 추적을 시작했다. 최씨 일가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 생전부터 박근혜 대통령에게 접근, 막후에서 권력과 부를 누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에 대한 제보 등을 토대로 최씨 일가가 박 대통령과 사실상 ‘한몸’으로 재산 관리인 역할을 한 건 아닌지도 살펴보고 있다.

 

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2016년 12월28일 브리핑에서 “최순실 재산 의혹과 관련해 최순실 관련자 약 40명에 대한 재산 내역 조회를 금일자로 금융감독원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최씨 일가 재산에 대한 광범위한 추적에 나섰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특검 측이 12월29일 최순실씨 이복오빠인 최재석씨를 특검사무실로 불러 최태민 목사 차명재산 실태와 관련한 자료를 받은 것이나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캠프 관계자들로부터 ‘박근혜 보고서’를 건네받은 것도 모두 재산 추적의 연장선에서 이뤄지고 있는 일이다.

 

특검팀의 수사로 최씨를 비롯한 일가의 부정축재 재산이 드러난다면 다음 수순은 입법부에서 법을 만들어 재산을 환수하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법적으로 이를 환수할 방법은 없다. 그래서 정치권은 이들의 재산을 환수하기 위한 법안을 추진 중이다.

 

시사저널 취재 결과, 12월30일 현재 국회에 발의된 최순실 재산 환수 관련 법안은 총 4건이다. 이 중 두 건은 이미 제정돼 있는 재산환수 법안에 대한 개정안이고, 두 건은 새로 발의한 법안이다. 여기에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도 법안을 준비 중이다. 법안의 골격은 대부분 비슷하지만 법안마다 재산 환수 대상을 누구까지로 정할 것인지, 부정축재 기간을 언제부터 잡을 것인지에 대한 차이가 있다. 이미 발의된 법안 중에서 재산 환수 기간과 대상을 가장 광범위하게 잡은 것은 추혜선 정의당 의원을 비롯한 10명의 의원이 공동 발의한 ‘국정 농단과 불법·부정축재 재산 진상조사 및 환수 등에 관한 특별법안’이다. 이 법안은 재산 환수 기간을 1974년 8월15일 이후부터 2016년 12월9일까지로 규정해 최태민이 불법적으로 형성한 재산은 물론 해외로 빼돌린 불법 재산에 대해서도 조사·환수할 수 있도록 했다. 환수 대상 역시 아래와 같이 광범위하게 설정했다.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정당하게 권력을 위임받지 않은 자가 대통령직 또는 대통령을 보좌하는 청와대 관계인 등의 권력을 이용하거나 권력을 남용해 물질적·사회적 이득을 얻거나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얻도록 도울 목적의 행위를 한 자.’

 

이에 대해 추혜선 의원실 관계자는 “부정재산 축재 시점을 1974년 8월15일로 잡은 것은 이날이 육영수 여사 서거일이고, 이때부터 최태민 목사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접근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이날부터 대통령 탄핵이 국회에서 가결된 12월9일까지를 부정재산을 축재한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발의한 법안에 따라 환수 대상을 정한다면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 등도 환수 대상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현재 관련 법안의 골격을 만들고 있는데, 20% 정도 완성됐다는 것이 윤호중 의원실 관계자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현재 발의된 법안 중에는 너무 졸속으로 만들어진 것도 있는 것 같아서 가급적 꼼꼼하게 만들어서 발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주당도 당 차원에서 법안을 발의할 경우 총 5~6건 정도의 최순실 재산 환수법이 국회 차원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이럴 경우 공청회를 거치고 해당 상임위에서 법안을 다듬어 본회의 표결에 부칠 법안을 채택하게 된다.

 

 

2016년 12월24일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서울 대치동 특별검사팀에 출석하고 있다. © 시사저널 최준필


‘전두환 추징법’도 위헌 논란, 헌재 심판 중

 

하지만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다고 해도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일단 위헌 논란이다. 이 법이 통과될 경우 당장 사유재산권과 관련한 위헌성 여부에 초점이 모인다. 법의 효력이 선의의 제3자까지 미칠 경우 재산상 손해를 입힐 수도 있어 위헌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미 헌법재판소는 ‘전두환 추징법’에 대한 위헌 심판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전두환 추징법으로 불리는 ‘공무원 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은 검사의 조사 결과만으로 제3자가 취득한 불법 재산까지 추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2015년 1월 서울고법은 해당 법 조항의 제3자 재산추징 관련 조항이 헌법에 위배된다며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헌재가 제3자에게 넘어간 재산을 추징하는 것을 위헌으로 판단하면 최순실 재산 환수법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법안이 발의되면 위헌 논란이 뒤따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추 의원실 관계자는 “재산권 문제나 공소시효 문제에 있어서 위헌 논란이 일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문제”라며 “일단 국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실 관계자도 “위헌 논란을 피해 가기 위해서 신중하게 법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위헌 논란과는 별개로 조사위원회 구성 과정에서도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즉 특검 수사 결과와는 별개로 국회 차원에서 조사위원회를 구성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위원들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환수 범위를 특검 결과를 바탕으로 할 것인지 별개로 할 것인지 등에 대한 사항도 국회가 의견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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