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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제작 방식의 메탈 프린터 개발 마무리 단계”

[신년기획] 3D프린터 전문가 주승환 한양대학교 교수 “세계는 메탈 프린터로 4차 산업혁명 중”

송응철 기자 ㅣ sec@sisapress.com | 승인 2017.01.09(Mon) 08:00:27 | 14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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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승환 한양대학교 교수는 3D프린터 전문가 중 한 명이다. 산업용 3D프린터 업체인 센트롤의 부회장(CTO)으로 재직하면서 국내 최초로 메탈 프린터를 상용화하기도 했다. 그는 플라스틱 3D프린터인 ‘윌리봇’의 아버지로도 유명하다. 그의 영어 이름인 ‘윌리엄’과 ‘로봇’을 더해 탄생했다. 3D프린터의 대중화를 위해 2013년 개발한 윌리봇의 원천기술을 공개하고, 회원 수 1만5000여 명 규모의 온라인 카페도 운영해 오고 있다. 카페 회원들을 대상으로 윌리봇을 직접 제작하고 프린팅 하는 강연도 진행한다. 그러나 2016년 12월29일 시사저널과 만난 자리에서 주 교수는 윌리봇에 대해 ‘이미 철 지난 아이템’이라고 평가했다.

 

© 시사저널 박정훈


윌리봇을 저평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3D프린터의 세계적인 흐름이 ‘메탈’ 방향으로 흐르고 있어서다. 금속 분말을 레이저로 녹여 3D로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이 중 플라스틱 계열은 사실상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산업에는 플라스틱보다 금속의 수요가 훨씬 많다. 사업적인 측면에서 보면, 플라스틱보다 메탈 프린터가 더욱 주목할 만한 아이템인 셈이다.

 

 

이런 흐름이 생겨난 까닭은.

 

메탈 프린터를 산업에 적용할 수 있을지 여부는 그동안 의문으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2015년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항공사업부(GE Aviation)의 엔지니어가 메탈 프린터로 제트기 엔진 부품을 생산해 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메탈 프린터로 산업용 제품을 생산해도 된다는 것이 검증된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메탈 프린터로 생산한 제품의 품질도 인정받고 있다. 독일의 프라운호퍼 연구소는 메탈 프린터 생산품의 성능이 주조와 단조의 중간 정도로, 상당히 우수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산업계의 생태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올해 GE는 메탈 프린터 관련 사업부(GE Additive)를 설립해서 본격적인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를 위해 스웨덴의 아캄AB(Arcam AB)와 독일의 SLM솔루션즈(SLM Solutions)를 14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들 회사의 매출액은 각각 700억원 정도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메탈 프린터의 가능성을 보고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것이다. 3D프린터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는 것은 GE만은 아니다. 각국의 기업들이 앞다퉈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를 두고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해외 메탈 프린터 시장의 현주소는.

 

GE의 경우를 예로 들면, 메탈 프린터 공장과 이곳에서 생산된 제품을 후처리하는 공장을 설립하고 생산에 나선 상태다. 이외에 다른 국가에서도 항공이나 메디컬 산업 분야에서 대량생산이 막 시작된 단계다. 향후 중공업이나 자동차 산업 등 새로운 분야로 사업 영역이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또 낮은 가격의 3D프린터가 보급되면서 시장도 급격하게 불어날 전망이다. 그리고 머지않아 시장은 포화상태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 GE의 경우 공격적인 시장 선점을 예고한 상태다. GE 측은 10년 내 메탈 프린터 10만 대를 설치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그렇다면 한국의 상황은 어떤가.

 

2012년까지만 해도 아시아 내에서는 한국과 중국의 기술력이 비슷했다. 그러나 한국은 그동안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상태다. 반면 중국은 기술력 면에서 이미 한국을 앞질렀다. 사용하는 용어만 봐도 한국이 얼마나 뒤처져 있는지를 엿볼 수 있다. 해외 기업들은 3D프린팅보다 적층가공(AM·Additive Manufacturing)이라는 용어가 보편적이다. 중국에서도 이런 용어가 통용된다. 그러나 국내에서 AM은 아직 낯선 개념이다.

 

 

이처럼 한국의 3D프린터 기술이 뒤처진 까닭은 무엇인가.

 

중국은 정부 차원의 지원도 막대하고, 세계 유명 대학들과 연계해 심도 깊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도 정부의 지원이 상당한 수준이다. 물론 한국도 정부의 지원이 있기는 하다. 2014년 3D프린터 개발을 위한 로드맵도 수립했다. 그러나 자금 지원 규모도 적거니와 수많은 업체에 지원이 분산되면서 결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민간 차원의 막대한 투자가 이뤄진 경우다.

 

 

국내에선 민간 차원의 투자는 없었나.

 

국내 산업계는 3D프린터를 시제품을 생산하는 용도 정도로만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 3D프린터는 생산 단가가 비싸 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말도 많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 3D프린터로 생산하기 위해선 디자인과 설계·재료 등이 달라져야 한다. 타이어를 예로 들 수 있다. 차량 바퀴에는 고무와 철이 사용돼 왔다. 메탈 프린터를 이용해 이런 바퀴를 생산할 경우, 기존의 생산 방식보다 고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실제 해외의 한 기업은 세라믹을 스펀지처럼 듬성듬성하게 엮어 탄성을 갖추고, 단단한 탄소섬유로 중심부를 만든 신개념 바퀴를 고안해 낸 바 있다. 해외 선두기업들로부터 이런 점을 배워야 한다.

 

 

3D프린터를 중심으로 변화하는 산업계 흐름을 따라잡지 못할 경우 문제가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 한국은 앞서서도 1차 산업혁명을 따라가지 못해 일본에 비해 성장이 뒤처진 경험이 있다. 1853년 일본 에도(江戶)항에 미국 페리 제독이 이끄는 흑선 함대가 도착했다. 그동안 쇄국정책을 유지하던 일본은 개항을 했다. 증기기관을 이용해 제작한 미국 함대 대포의 긴 사정거리에 속수무책으로 당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23년여 뒤인 1876년, 일본 군함이 강화도 앞바다에 불법으로 침투하는 ‘운요호 사건’이 벌어진다. 이때 일본은 증기기관을 사용해 제작한 대포로 조선의 항복을 받아냈다. 먼저 산업혁명 대열에 합류한 것이 이런 차이를 만든 것이다. 이후 15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일본은 한국보다 잘살고 있다. 이번 메탈 프린터를 통한 산업혁명을 뒤따라가지 못할 경우 비슷한 결과가 예상된다.

 

 

한국이 메탈 프린터 관련,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 필요한 것은.

 

한국은 항상 성숙된 시장에 뒤늦게 진입했다. 그러다 보니 돈을 벌기도 힘들거니와, 중국의 맹추격에 시장을 차례로 빼앗기고 있다. 기계와 조선이 그랬고, 자동차 시장도 중국에 넘어갈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메탈 프린터 산업도 마찬가지다. 뒤늦게 따라가서는 결과를 낼 수 없다. 센트롤에 근무하던 시절 주물을 이용한 메탈 프린터를 개발해 현재 시판 중이고, 직접 제작 방식의 메탈 프린터도 개발을 거의 마무리했다. 이처럼 메탈 프린터 기술을 가진 국가는 세계에서 10곳도 되지 않는다. 아직은 메탈 프린터 산업이 걸음마를 뗀 상황이니만큼 선두적인 지위를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선 정부 차원의 도움이 절실하다. 하루라도 빨리 메탈 프린터 시장에 뛰어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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