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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가 이재용 부회장 구했다

갤노트7 단종 사태 여파와 검찰 수사 불구 삼성전자 ‘깜짝 실적’

이석 기자 ㅣ ls@sisapress.com | 승인 2017.01.06(Fri) 16: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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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도 예상하지 못했던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였다. 향후 삼성전자와 이재용 부회장의 행보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본다.”

1월6일 기자가 만난 한 재계 인사의 말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9조원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53조원, 영업이익은 9조2000억원대로 2013년 3분기(10조1600억원) 이후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역대 분기 실적과 비교해도 세 번째 높은 규모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77%, 전년 동기 대비 49.84% 증가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6일 사상 처음으로 180만원대를 돌파했다. 장중 한때 주가는 182만20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갤럭시노트7(갤노트7) 단종 사태로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했다. 2조6000억원의 손실이 선반영 되면서 5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4분기 역시 갤노트7 판매 중단에 따른 여파가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시장의 예상을 뛰어 넘는 깜짝 실적을 기록하면서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 시사저널 임준선·시사저널포토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10조원대 돌파 가능성

 

삼성전자 실적 개선의 일등 공신은 ‘반도체’였다. 시장조사 기관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불과 두 달여 만에 D램 가격이 50% 가까이 증가했다. 전통적으로 비수기인 1분기에도 D램 가격이 30% 이상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덕분에 삼성전자는 4분기 반도체 부문에서만 5조원 가량의 이익을 냈다. 디스플레이 부문도 LCD(액정표시장치) 가격 상승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부문의 호조가 이어지면서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냈다.

 

하지만 IM(IT․모바일) 부문은 4분기에 2조1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3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대를 기록하며 겨우 적자만 면했던 상황을 감안하면 높은 성장세였다. 하지만 갤노트7 단종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지난해 2분기 IM 부문의 영업이익이 4조원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2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8조1400억원으로 9분기 만에 영업이익 8조원대를 회복했다. IM부문의 영업이익이 2년 만에 4조원대를 회복하면서 애플과의 영업이익률 격차도 한 자릿수로 좁혔다”며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부문의 선전이 없었다면 4분기 역시 ‘어닝 서프라이즈’가 아니라 ‘어닝 쇼크’를 낼 수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삼성그룹 사정에 정통한 인사들의 시각은 달랐다. 그 동안 삼성그룹은 삼성전자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너무 높았다. 14개 삼성그룹 전체 상장사들의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은 6조971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13개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2592억원에 불과했다. 그룹 영업이익의 대부분인 6조6758억원을 삼성전자 혼자 벌어들인 셈이 된다.

 

특히 삼성전자의 이익은 대부분 스마트폰에 편중돼 있다. 스마트폰 사업이 흔들릴 경우 삼성전자, 더 나아가서는 그룹 전체가 위기를 맞을 수 있는 구조다. 와병 중인 아버지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뉴 삼성’을 이끌고 있는 부회장 입장에서는 스마트폰 위주의 사업 구조를 극복하고 삼성전자의 지속 성장을 이끌어내야 했다.

 

반도체 부문의 선전은 이 부회장의 고민을 일시에 해결해줬다. 반도체 전문가들은 “당분간 반도체 부문의 슈퍼 호황이 계속될 것으로 본다”며 “삼성전자 역시 분기 최대를 기록했던 2013년 3분기 실적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삼성전자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는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부회장은 현재 박영수 특검 측으로부터 파상 공격을 받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씨 모녀에게 거액을 지원을 배경을 놓고 검찰 수사가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특검팀은 최근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 총괄사장과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을 잇달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최씨 모녀에 대한 삼성의 특혜 지원과 박근혜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 의혹과 관련한 삼성그룹 수뇌부의 소환 조사가 본격화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과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등 그룹 핵심 수뇌부들도 조만간 줄 소환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그 시점이 언제냐 일뿐, 이재용 부회장의 소환도 불가피할 것으로 법조계는 보고 있다.

 

 

최악의 경우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

 

2015년 있었던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과정의 문제 역시 속속 드러나고 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정에 국민연금이 찬성하도록 압박한 혐의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최근 구속된 상태다. 최광 전 국민연금 이사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이 2015년 7월7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앞두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난 것은 부적절했다”며 “쌍방이 모임을 안해도 될 수 있는 것을 했다. 나라면 안 만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악의 경우 특검팀이 이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는 얘기도 솔솔 나오고 있다. 잇따른 악재에도 삼성전자가 선전했다는 점에서 이 부회장에게 ‘실’보다 ‘득’이 됐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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