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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트럼프 ‘간’을 보는 시진핑

항공모함 편대 앞세워 트럼프에 경고한 중국

모종혁 중국 통신원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7.01.11(Wed) 17:00:22 | 142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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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27일 오후 중국 하이난다오(海南島) 싼야(三亞)의 위린(楡林)해군기지. 중국의 유일한 항공모함 편대가 10여 일 동안의 항해를 마치고 입항했다. 편대는 중국의 첫 항모 랴오닝(遼寧)함을 위시해서 이지스 구축함인 052 C·D형 3척, 054 A형 호위함 3척, 보급선 1척 등으로 구성됐다. 비록 규모가 작은 전단(戰團)이었지만, 그들이 펼친 해상훈련과 지나온 항로는 주변국들을 긴장시켰다. 편대는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를 출발한 뒤 12월16일부터 23일까지 보하이(渤海) 해역과 서해에서 대규모 실탄훈련을 벌였다. 우성리(吳勝利) 해군사령관이 직접 나서 랴오닝함에서의 젠(殲)-15 전투기의 이착륙과 공중 급유, 공중 실탄사격 등 전체 훈련을 지도했다.

 

우리의 영해 코앞에서 사드(THAAD) 배치에 항의하는 무력시위임이 명확했다. 편대는 12월24일 기수를 서태평양으로 돌렸고, 다음 날 일본 오키나와(沖繩) 본섬과 미야코(宮古)섬 사이의 해협을 통과했다. 중국 항모가 태평양을 항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호위함에서 이륙한 정찰헬기가 미야코섬의 영공 10km 지점까지 접근해 일본 F-15J 전투기가 긴급 발진했다. 12월26일 편대는 기수를 남중국해로 돌려 대만이 지배 중인 타이핑다오(太平島)의 방공식별구역 37km까지 접근했다. 이에 따라 대만은 RF-16 정찰기를 출동시켰다.

 

미국과의 ‘허니문’ 기간을 보냈던 중국이 이번엔 태도를 바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새해를 하루 앞둔 12월31일(현지 시각) 베이징에서 방송을 통해 2017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 AP 연합


인공섬 문제로 냉랭해진 美·中

 

중국 정부는 항모 편대가 싼야에 도착한 뒤 항행 성과를 브리핑하지 않았다. 다만 12월24일 국방부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을 통해 “랴오닝함 편대가 서태평양 해역에 도착해 원양훈련을 전개했다”면서 “이번 훈련은 연례 훈련계획에 근거해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일본 정부도 중국 정부로부터 편대 항행에 대한 사전 연락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 설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힘들다. 최근 중국과 미국의 충돌 양상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 양국은 한동안 허니문 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나 11월 하순 중국이 남중국해에 건설 중인 인공섬의 위성사진이 공개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아시아해양투명성이니셔티브(AMTI)는 인공섬 4곳의 최신 사진을 공개했다. 판독 결과 인공섬에는 6각형 모양의 건물 위에 대공포가 설치됐다. 또한 외부 공격에 대비한 미사일방어망과 용도를 알 수 없는 군사시설도 확인됐다. AMTI는 “이런 구조물은 미국이나 다른 나라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해 최후 방어선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중국 국방부는 “필요한 군사시설은 주로 방어와 자위의 용도로서 정당하고 합법적이다”고 주장했다.

 

위성사진이 공개된 지 얼마 안 가, 12월2일 트럼프 당선인은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통화했다.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대만 총통의 당선 축하 전화를 받은 것은 1979년 미·중 수교 이래 37년 만의 일이었다. 이에 중국 정부와 언론매체는 즉각 ‘하나의 중국’ 원칙을 깨뜨렸다며 맹렬히 공격했다. 그러자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무역 교역에서 우리에게 양보하지 않는데 왜 우리만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맞받아쳤다.

 

이처럼 트럼프 당선인과 첨예하게 대립하는 와중에 중국은 항모 편대를 출항시켜 보란 듯이 군사시위를 벌였다. 또한 12월15일에는 필리핀 수빅만에서 북서쪽으로 50해리 떨어진 해상에서 중국 함정이 소형 보트를 이용해 미군의 수중 드론을 나포했다. 미군 함정이 회수 작업을 벌이던 중 일으킨 사건이었다. 12월17일 트럼프 당선인은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공해상에서 수중 드론을 훔쳤다”며 “그들이 갖도록 놔두라”고 비난했다. 12월20일 중국이 수중 드론을 반환하면서 사태는 종료됐지만, 며칠 동안 중국 관영 매체와 학자가 전면에 나서 트럼프 당선인을 맹공했다.

 

사실 트럼프가 갓 당선됐을 때만 해도 미·중 간의 허니문이 한동안 지속되리라 예견됐다. ‘아시아로의 회귀’ 전략을 입안했던 힐러리 클린턴이 낙선한 데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정권교체를 앞두고 남중국해 분쟁 개입보다 국내 문제에 집중해야 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외정책에서 고립주의적인 성향을 보여 왔다. 이로 인해 집권 이후 오바마 행정부가 견지했던 중국 포위 전략을 대폭 수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2016년 12월23일 서해 군사훈련 중 항모 랴오닝 갑판에서 주력 함재기 젠-15 전투기가 발진하고 있다. © AFP 연합


“중국, 트럼프 시험하고 있어”

 

실제 우스춘(吳士存) 중국 남중국해연구원장은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으로 정식 취임하기 이전까지는 남중국해에서 잠정적인 평화를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기에 남중국해 분쟁 당사국 중 하나인 필리핀은 친중(親中) 노선으로 돌아섰다. 그동안 필리핀은 상설중재재판소에 중국을 제소하는 등 베트남과 더불어 대표적인 반중(反中) 국가였다. 하지만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줄곧 친중 행보를 걷고 있다. 2016년 10월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국을 방문해 투자협정 체결 등 27조원 규모의 선물 보따리를 받았다.

 

이렇듯 바다를 무대로 벌어지는 미·중 간의 신경전은 트럼프 당선인의 반중 움직임에 대한 중국의 경고라고 할 수 있다. 12월27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타임스는 “중국이 항모 편대로 무력시위를 벌여 중국을 자극하는 트럼프를 시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군사전문가인 니러슝(倪樂雄) 상하이정법대 교수는 항모 편대의 서태평양 항해가 “너희가 우리의 한계선을 시험한다면 우리도 그 게임에 참여하겠다는 중국의 메시지”라고 밝혔다.

 

따라서 중국은 항모 편대의 서해 무력시위를 통해 사드 배치를 절대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한국에 보여준 것이다. 물론 중국의 이 같은 행보는 주변국들로 하여금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케 하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하지만 필리핀처럼 자국 이익을 앞세워 친중 노선으로 돌아선 국가가 나오고 있다. 이처럼 국제 정세가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지만, 한국은 지도자의 리더십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 빠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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