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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어바웃 아프리카] 아프리카 ‘선거’, 민주주의 꽃 피울까

아프리카 5개국 2017년 대선 전망

이형은 팟캐스트 ‘올어바웃아프리카’ 진행자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7.01.18(Wed) 11: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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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아프리카 대륙 16개 국가에서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다. 가봉을 비롯해 많은 국가에서 대선 결과 발표 직후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되며 그 결과에 항거하는 시민들과 정부군 간의 크고 작은 유혈 충돌이 있었다. 이는 선거 때마다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풍경이다. 가봉에서는 이전 대선이 치러진 2009년에도 폭력 사태가 있었고, 2015년에는 부룬디, 2010년에는 코트디부아르, 2008년에는 케냐 등지에서 대선 결과로 인한 심각한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

 

실제로 아프리카에서 선거가 권력 연장의 명분 및 수단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선거 때마다 부정선거 의혹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각국 선거관리위원회 및 선거 전반의 과정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낮은 편이다. 여론조사에 의하면 아프리카 대륙 36개국에서 약 40%의 아프리카인만이 그들 국가의 선거가 공정하다고 여긴다. 이러한 불신으로 인해 결국 선거 결과에 상관없이 부정선거 의혹에 휩싸일 수밖에 없고 폭력 사태는 대선 직후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풍경이 된 듯하다.

 

선거가 권력자들의 장기 집권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는 수단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고, 선거의 결과가 폭력 사태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과연 아프리카 대륙에서 ‘선거’를 통해 민주주의의 꽃을 피울 수 있을까.

 

2015년 1월19일 콩고민주공화국 킨샤샤에서 반정부 시위대가 도로를 막은 채 타이어를 태우고 있다. 이날 시위대는 2016년 대통령·의원 선거를 앞두고 인구 총조사 실시를 포함한 선거법을 제정해 조셉 카빌라 대통령의 집권을 연장하려는 움직임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 AP연합


민주주의는 아프리카에게 사치일까

 

1990년 초 서(西)아프리카에서 민주화 바람이 거세게 불 때, 자크 쉬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은 “민주주의는 아프리카에게 사치다”라고 말했다. 이에 많은 아프리카 지식인 및 정치인들이 반발했다. 하지만 25년이 지난 지금 자크 쉬라크의 말에 대해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 여부를 떠나 재논의해 볼 가치는 분명 있을 것이다.

 

많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많은 비용을 들여 대통령 선거를 치른다. 하지만 그 결과는 일반 대중의 삶을 변화시키는 방향이 아닌 기득권 혹은 장기 집권을 견고하게 하는 수단으로 사용된다. 2010년 코트디부아르 대통령 선거를 위해 사용된 예산은 약 3억 유로 (한화 3750억원)으로 아프리카에서 가장 비싼 비용, 그리고 전 세계에서 비싼 비용을 들인 선거 중 하나로 기록되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의 1인당 국민소득을 고려할 경우, 그 비용은 천문학적인 규모다. 많은 비용을 들인 결과가 결코 국민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고, 국가 부채에 대한 부담도 커진다는 측면에서 ‘선거’가 그들에게 사치인 것은 사실일 지도 모르겠다. 

 

 

민주주의에 대한 개념 부재

 

1990년대 초 많은 국가들이 헌법을 개정해 권력 임기 제한 등 민주주의 초석을 마련했다. 하지만 콩고민주공화국, 부룬디, 르완다 등에서 국민투표로 개헌을 통해 제한됐던 권력 임기를 수정해 자신들의 장기 집권의 명분을 강화했다. 과거에는 비합법적인 방법으로 개헌을 추진해 많은 마찰을 빚었으나 대통령에 의해 추진돼 국민투표로 개헌을 시도하면서부터는 민주주의 절차에 충실한 듯 보였다. 즉 민주주의 절차와 비민주적인 요소가 공존하고 있는 셈이다.

 

선거에 패배한 쪽은 결과에 승복하기 보다는 항상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선거 무효를 주장한다. 선거를 하는 양측 모두 승리를 전제로 선거라는 제도를 수용하지만 패배에 대한 승복을 할 수 있는 자세가 돼 있지 않다. 2016년 12월 감비아 대선에서 23년째 감비아를 통치해 온 야흐야 자메 대통령이 재집권에 실패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는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또 재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거 전에는 자신의 승리를 확신하며 감비아의 선거제도는 결함도, 조작도 없으므로 대선 후 어떤 시위도 용인하지 않겠다고 경고했었다.

 

2017년에는 아프리카 대륙 5개 국가에서 대선이 치러진다. 이들 국가에서는 아프리카 선거의 고질적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그들 나름의 선거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까.

 

 

■ 콩고민주공화국

 

콩고민주공화국은 2016년 11월에 예정된 대선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결정하면서 반정부 시위가 잦았다. 정부는 대선 비용 예산이 없음을 핑계로 대선을 미뤘다. 2016년 5월 대선이 연기될 경우 다음 대선이 있을 때까지 조셉 카빌라가 대통령직을 계속 수행하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내려지자, 장기 집권을 위한 포석으로 받아들인 국민들의 저항이 거셌다. 현행 헌법상 조셉 카빌라는 더 이상 대선에 출마할 수 없으며, 선거를 통해서만 대통령이 선출돼야 하기 때문이다. 조셉 카빌라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가 2016년 12월19일에 끝이 났지만, 새 대통령이 선출될 때까지 퇴임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다. 이로 인해 집권 연장에 반발하는 시민들과 군・경간의 충돌로 유혈사태가 발생했다.

 

무기한 연기됐던 대선은 야권과 집권당 간의 합의로 정리됐다. 조셉 카빌라 대통령은 2017년 12월 말 대선이 치러질 때까지 대통령직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로 야권은 총리를 지명할 수 있는 권한을 얻었다.

 

가장 유력한 대통령 당선 후보자는 야당 정치인 모이스 카툼비로 이번 합의대로 선거가 치러진다면 1960년 벨기에로부터 독립한 이래 처음으로 순조로운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선거인단 작성 등 선거를 준비하기 위해 최소 17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라 올해 12월 말까지 대선 준비가 제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 르완다

 

르완다의 대선은 올해 8월4일 치러질 예정이다. 르완다 헌법은 대통령 임기를 7년 중임까지만 허용했다. 하지만 2015년 국민투표 결과 유권자 98%의 찬성으로 대통령 3선 연임 개헌이 통과되면서 르완다의 폴 카가메 대통령은 7년 임기 3번 연임에 5년 임기 2번을 합쳐 2034년까지 장기집권의 길을 만들어 놓았다. 르완다 학살 이후 폐허가 된 국가를 단기간에 재건한 강한 리더십을 소유한 대통령이라는 긍정적 평가를 받는 동시에 언론 통제, 표현의 자유 제한 및 야당 정치인들에 대한 탄압 등의 반인권적 정책을 취했음에도 2010년 선거에서 93%의 지지율로 당선될 정도로 국민에게 인기가 많다. 돌발 상황이나 이변이 없는 한 그의 당선이 가장 유력한 상황이다. 

 

 

■ 앙골라  

 

앙골라의 대선은 2017년 8월로, 정확한 날짜는 아직 미정이다. 37년간 권력을 유지해 온 현존하는 아프리카 장기 권력자 세 명의 지도자 중 한 사람인 호세 에두아르도 도스 산토스 대통령은 예상을 깨고 2017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인민 해방운동은 국방부장관을 지낸 호세 로렌코를 당수로 뽑았다. 앙골라 대통령 선출은 총선에서 승리한 당수가 자동으로 대통령으로 선출된다. 하지만 산토스 대통령 일가에 의해 지배되는 앙골라 인민해방운동(MPLA)이 지배 정당이기 때문에 정권교체의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다만 1979년 이래 앙골라를 통치해온 1인 독재시대의 막을 내린다는 것에 의미를 둘 수 있다.

 

케냐의 반정부 시위대는 여당이 부정선거를 모의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선거관리위원회 해체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20여 년간 선거 때 마다 심각한 폭력 사태를 겪은 케냐는 8월 대선을 앞둔 올해에도 폭력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 EPA연합


■ 케냐

 

2017년 8월8일은 대선을 비롯한 총선, 지방선거 등 총 1900명의 선출직 공무원을 뽑는 대규모 선거가 치러지는 날이다. 케냐 초대 대통령 조모 케냐타의 아들인 우후루 케냐타 대통령이 2013년 집권한 이후 케냐는 심각한 테러 공격에 시달렸다. 또 교사와 간호사 등의 파업에 시달렸고, 은행 폐업 등의 각종 혼란이 있었다. 케냐타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여러 가지 부패 스캔들에도 휩싸였다. 이러한 가운데 야권 후보가 아직 정해지지는 않았으나 거의 20여 년간 대선 출마를 했던 라일라 오딩가가 케냐타의 상대 후보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야권을 중심으로 하는 반정부 시위대는 여당이 부정선거를 모의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선거관리위원회 해체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20여 년간 선거 때 마다 심각한 폭력 사태를 겪은 케냐는 8월 대선을 앞둔 올해에도 폭력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 라이베리아

 

라이베리아 대선과 총선은 2017년 10월10일로 예정돼 있다. 아프리카 첫 여성 대통령으로 2011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엘렌 존슨 설리프 대통령의 10년 임기가 끝난다. 눈에 띄는 대선 도전자는 지난 대선에 출마했던 조지 웨아다. 그는 이탈리아 프로축구 리그 AC밀란에서 활약했던 축구선수이기도 하다. 조지 웨아는 국가예산 증액, 종교화합, 직업교육 강화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조지 웨아가 맞설 예상 후보는 전 라이베리아의 대통령인 챨스 테일러의 전 부인인 쥬얼 테일러다. 그는 라이베리아에서 두 번째로 영향력 있는 여성으로 여겨진다. 조지 웨아가 이번에도 여성후보에게 패배를 할지, 라이베리아에서 두 번 연속 여성 대통령이 탄생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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