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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을 모방하라!” 시진핑 장기 집권 돌입

시진핑의 권력 장악 비결 “풍부한 행정 경험에서 나온 강력한 조직 장악력”

모종혁 중국 통신원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7.01.19(Thu) 17:18:40 | 142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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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1. 지난 1월6일 중국 베이징(北京). 중국공산당 18기 중앙기율검사위원회(중앙기율위) 7차 전체회의가 개막됐다. 이날 개막식에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비롯해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 위정성(兪正聲)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 등 최고지도부 7명이 총출동했다. 시 주석은 연설에서 “당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6중전회) 정신을 관철해야 한다”며 “전면적 종엄치당(從嚴治黨·엄격한 당 관리)을 강화하자”고 주창했다.

 

#장면2. 최근 충칭(重慶)시 주민들은 술자리에서 황치판(黃奇帆) 전 시장 얘기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황 전 시장은 지난 수년간 충칭을 중국에서 가장 경제성장률이 높은 도시로 만들었다. 충칭의 국내총생산(GDP)은 2011년보다 60%나 증가했지만, 부동산과 물가는 안정됐다. 이런 실적 덕분에 보시라이(薄熙來) 전 당서기가 비리 혐의로 낙마했을 때도 굳건히 자리를 지켰다. 심지어 중앙정부의 요직으로 영전할 것이라는 소식이 줄곧 무성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30일 한직(閑職)인 전인대 재경위원회 부주임으로 임명됐다.

 

이 두 사례는 현재 중국 정계에서 일어나는 ‘시진핑 1인 체제’의 강화 양상을 보여준다. 2012년 11월 18차 전당대회에서 총서기가 된 시 주석은 지난 4년 내내 ‘반(反)부패 투쟁’을 펼쳐왔다. 사정 드라이브는 중앙기율위가 앞장섰고, 그 수장인 왕치산(王岐山) 서기가 진두지휘했다. 그렇기에 이번 중앙기율위 전체회의에는 이례적으로 최고지도부 7명이 모두 참석했다. 1월8일 폐막식 직후 회의 결과를 담은 공보는 ‘국가감찰법 제정, 국가감찰위원회(감찰위) 구축 등 당과 국가의 감독체계를 정비하라’고 명시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EPA 연합·Xinhua 연합


‘슈퍼 사정기구’ 감찰위 출범할 듯

 

그동안 중앙기율위가 사정몰이를 해 왔지만, 비(非)공산당원을 단속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또한 뿌리 깊은 지역주의로 인해 법원·검찰·공안 등 기존 조직이 토호들의 부정부패 행위를 단죄하기 힘들었다. 무엇보다 중앙기율위가 비리 혐의의 당원을 정식 형사입건 없이 강제 구금해서 조사하는 ‘쌍규(雙規·당적과 공직 박탈)’ 처분은 법적 근거가 없었다. 이런 제약과 문제점을 시정하기 위해 감찰위를 설립하려는 것이다. 감찰위가 출범하면, 피의자에 대한 신문권(訊問權)을 가지고 부정축재 재산을 추적해 동결하거나 몰수하는 등 법적 권한을 부여받는다.

 

중앙기율위 관계자는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는 3월까지 성급 감찰위 준비업무를, 6월까지는 시·현급 감찰위 준비업무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로드맵을 감안하면 2018년 초 ‘슈퍼 사정기구’인 감찰위가 공식 출범할 가능성이 크다. 시 주석이 집권 4년 동안 진행한 반부패 사정작업은 중화인민공화국 역사상 최대 규모다. 2016년에만 링지화(令計劃) 전 공산당 통일전선공작부장, 쑤룽(蘇榮) 전 정협 부주석, 궈보슝(郭伯雄) 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등 성부급(省部級·장차관급) 이상 고위관료 48명을 기소했다.

 

왕민(王珉) 전 랴오닝(遼寧)성 당서기를 비롯해 고위관료 21명은 공식 조사 중이다. 이들 호랑이(老虎·고위급 부패관리)뿐만 아니라 파리(蒼蠅·하위급 부패관리)도 사정없이 처벌했다. 전 분야에 걸쳐 3만여 명의 공직자를 징계했다. 이렇듯 지난 4년간 중국 전체 공직자의 30%가 각종 처벌과 징계를 당했다. 과거 정권이 손을 못 댔던 외국으로 도피한 부패관리도 잡아들였다. 2014년 1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70여 개국에서 2442명의 비리범을 송환받았고, 도피자금 85억4000만 위안(약 1조4518억원)을 회수했다.

 

부패척결 성과를 바탕으로 시 주석은 ‘1인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전면적 종엄치당’과 ‘신(新)정세 아래 당내 정치생활에 관한 몇 가지 준칙(준칙)’을 들고나왔다. 2016년 10월 열렸던 6중전회에서는 시 주석이 집권 이래 강조했던 △전면적 샤오캉(小康·모두 풍족한)사회 건설 △전면적 개혁 심화 △전면적 의법치국(依法治國) △전면적 종엄치당 등 ‘4가지 전면(四個全面)’ 전략 중 종엄치당을 핵심 의제로 논의했다. 이에 따라 종엄치당은 시 주석이 당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전가보도(傳家寶刀)의 정책이 됐다.

 

© EPA연합·Xinhua 연합


시진핑, ‘종엄치당’으로 당 주도권 장악

 

시 주석은 제도적 장치로는 ‘준칙’을 제정했다. 본래 ‘준칙’은 1980년 문화대혁명 직후 마오쩌둥(毛澤東)의 독재와 우상화를 반성하고 집단지도체제를 실시하기 위해 제정됐다. 그런데 시 주석은 이를 ‘신정세’라는 수식어를 더해서 리메이크했다. ‘준칙’에는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을 몸소 경험하고 힘써 행한다’고 적시했다. 이에 따라 시 주석은 6중전회 직후 공식적으로 ‘당 중앙의 핵심’으로 불리게 됐다. 즉, 당내에서 시 주석의 1인 지배체제를 확립하는 정책적·제도적 근거가 모두 마련됐다.

 

심지어 지난 연말 중화권 언론은 “2017년 가을 개최될 19차 전당대회에서 총서기제가 폐지되고 당 주석제가 도입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 중앙위원회에 주석을 신설하고 국무원 총리와 전인대 위원장이 부주석을 맡는다. 주석 산하에 중앙서기처(우리의 대통령비서실)를 두되, 조직 규모를 키워서 일상적인 당·정·군 업무를 관할한다. 중앙서기처에는 총서기와 상무서기를 신설한다. 만약 이 안건이 통과되면, 시 주석은 다른 상무위원들과의 협의 없이 중앙서기처를 통해 각 성·시와 부처 당위원회에 명령을 하달할 수 있다.

 

즉, 현재 7인의 상무위원 체제가 유명무실하게 되고 당 주석에게 권력이 집중된다. 시 주석은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최측근인 왕치산 중앙기율위 서기를 상무위원에 유임시킬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 20년간 상무위원 중 67세 이하는 유임하고 68세가 넘으면 퇴진하는(七上八下) 게 관례였다. 왕 서기는 올해 69세가 돼 퇴임해야 하지만, 권력서열 3위인 전인대 위원장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크다. 베이징 정계에서는 71세인 장더장 위원장이 물러나고 왕 서기가 후임이 되면서, 신설되는 부주석이 돼 리커창 총리와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앙서기처 총서기는 시 주석의 비서실장인 리잔수(栗戰書) 중앙판공청 주임이, 정협 주석은 시 주석의 책사인 왕후닝(王滬寧) 중앙정책연구실 주임이, 중앙기율위 서기는 후춘화(胡春華) 광둥(廣東)성 당서기가 될 전망이다. 이럴 경우 장 위원장과 위정성 주석, 장가오리(張高麗) 상무위원 등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측근이 권력 정상에서 모두 사라지게 된다. 시 주석은 이에 그치지 않고 장 전 주석의 권력기반이었던 상하이방(上海幇)을 퇴출시키고 있다. 2016년 숙청된 왕민 전 당서기는 장 전 주석의 처조카였다.

 

2016년 12월 한직으로 옮긴 황치판 전 시장도 2001년 충칭시 부시장으로 영전하기 전까지 상하이에서 공직생활을 줄곧 했었다. 황 전 시장은 이임식에서 “장쩌민 동지가 충칭에 해 주신 4가지 대사를 한 번도 잊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비록 “시 주석에게 결연한 지지를 보낸다”고 했지만, 장 전 주석을 거론해 예사롭지 않았다. 장 전 주석의 고향 출신인 장쑤방(江蘇幇)도 된서리를 맞았다. 저우융캉(周永康) 전 상무위원, 양웨이쩌(楊衛澤) 전 난징(南京)시 서기, 지젠예(季建業) 전 난징시장, 추허(仇和) 전 윈난(雲南)성 부서기 등이 잇따라 제거됐다.

 

ⓒ 시사저널 미술팀


장쩌민 시대 종말 고한다

 

중화권 언론은 상하이방인 양슝(楊雄) 상하이 시장이 조만간 물러나고 잉융(應勇) 상하이 부시장이 승진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잉 부시장은 시 주석이 저장(浙江)성 당서기로 일했을 때 승승장구했다. 저장성 출신으로 시 주석의 측근을 일컫는 ‘즈장신쥔(之江新軍)’의 대표인사다. 양 시장마저 물러나면 상하이방은 중앙과 지방의 권력 무대에서 모두 숙청된다. 장 전 주석이 퇴임 후에 ‘상왕(上王)’으로 군림하면서 권부 3대 파벌 중 하나였던 상하이방을 이끌어 왔던 시대가 종말을 고하게 되는 것이다.

 

앞으로 시 주석을 정점으로 한 태자당(太子黨)과 리커창 총리를 정점으로 한 공청단파(共靑團派)가 과거처럼 권력을 나눌 가능성은 크지 않다. 왕치산 서기가 야오이린(姚依林) 전 부총리의 사위로 태자당의 일원이라는 점에서 시 주석의 원맨쇼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시 주석은 여느 태자당과 달리 풍부한 행정 경험을 쌓았다. 비록 아버지인 시중쉰(習仲勳)이 중국공산당 8대 원로 중 한 명으로 국무원 부총리를 역임했지만, 1962년 실각해 10여 년간 유배되기도 했다. 이 시기 시 주석도 산시(陝西)성 농촌을 떠돌며 말단 공무원에서 촌서기까지 올랐다.

 

1979년 칭화(淸華)대를 졸업한 뒤에는 엘리트 관료로 성장했지만, 태자당 중 거의 유일하게 향촌 기초조직에서 공직생활을 했다. 즉, 우리로 치면 9급 공무원에서 시작해서 대통령이 된 셈이다. 이런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강력한 조직 장악력으로 시 주석이 당 총서기 ‘10년 임기’라는 기존 관례를 깨고 장기 집권할 것이라는 전망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전망처럼 시 주석이 장기 집권에 돌입할지 전 세계 언론의 눈이 쏠리고 있다. 

 

 

마오쩌둥·덩샤오핑 버금가는 군부의 지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오랫동안 ‘무풍지대’로 남아 있던 군부를 혁파했다. 먼저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을 지낸 궈보슝(郭伯雄)과 쉬차이허우(徐才厚)를 뇌물수수와 부정축재 혐의로 단죄했다. 궈 전 부주석은 장쩌민 전 주석, 쉬 전 부주석은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의 왼팔 역할을 했었다. 뒤이어 ‘군호(軍虎·부패 장군)’를 잡아들였다. 이에 지난 4년 동안 낙마한 장군 수는 52명에 달했다. 2016년 8월에는 왕젠핑(王建平) 상장(우리의 대장)이 체포됐다. 왕 상장은 중앙군사위 연합참모부 부참모장으로, 비리 혐의로 체포된 현역 군장성 중 최고위급이었다.

 

시 주석은 군대 비리 척결을 위해 ‘군파리(軍蠅·부패 장교와 하사관)’ 처벌에도 고삐를 당겼다. 이를 위해 부정부패가 가장 심했던 신병 모집을 투명화했다. 2016년 8월 신병 모집에 친척·지인 등이 압력을 행사할 수 없게 하고, 모집 과정에서 뇌물을 받는 일체의 행위를 금지했다. 또한 신병이 고향이나 배우자가 있는 곳에 배치될 수 없도록 규정했다. 중국은 모병제로, 퇴직 시 공무원시험에서 특혜를 부여하고 기업체에 취업을 도와줘 인기가 많다. 그동안 신병을 모집할 때는 외부인이 줄을 대거나 자대 배치에서 고향이나 좋은 지역을 받도록 청탁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했다.

 

시 주석은 당·정에서 ‘1인 체제’를 구축하듯이 군 제도를 개혁했다. 1985년 덩샤오핑(鄧小平)이 정한 4대 총부와 7대 군구를 대대적으로 조정했다. 여기서 4대 총부는 중앙군사위 산하 총참모부, 총정치부, 총후근부, 총장비부를 가리킨다. 4대 총부는 각기 독립돼 명령과 지휘체계가 중복돼 있었다. 이 때문에 조직과 인원이 방만하게 운영됐고, 책임과 감독은 분명치 않았다. 7대 군구는 과거 국경 방어를 위해 지역별로 나눈 합동군 체계다. 하지만 육군 위주로 편성됐고, 해군과 공군은 군종사령부의 지휘를 따로 받아 합동작전 능력이 떨어졌었다.

 

이런 문제점을 시정코자 중국은 2016년 1월 ‘국방과 군대 개혁 심화에 관한 의견’을 발표하고 일련의 개혁 작업을 실시했다. 4대 총부를 해체해서 중앙군사위 아래 7개 부, 3개 위원회, 5개 직속기구를 신설했다. 야전은 7대 군구에서 5대 전구로 조정하고, 기능을 연합작전지휘사령부로 바꿨다. 각 전구사령부에서 육·해·공군 및 미사일부대를 지휘토록 해서 미군과 비슷한 체제를 만들었다. 물론 지난 30여 년 동안 여러 차례 군 개혁은 있어 왔다. 하지만 병력 감축과 무기 현대화에 초점을 맞췄을 뿐이다.

 

시 주석이 이렇듯 거침없이 군부에 메스를 가한 데는 군 생활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전임자인 장쩌민과 후진타오는 전형적인 테크노크라트(기술관료)였다. 이에 반해 시 주석은 1979년 겅뱌오(耿飇) 전 중앙군사위 비서장의 비서로 일하면서 3년간 군에서 복무했다. 게다가 아버지인 시중쉰(習仲勳)은 중국공산당 8대 원로 중 한 명으로, 오랫동안 야전지휘관으로 지냈다. 이런 경력과 배경을 지닌 시 주석에 대해 군 인사들은 경외심을 갖고 있다.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에 버금가는 기반을 갖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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