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지역 유권자 1000명 여론조사] 문재인, 지지율·당선 가능성 모두 1위
  • 박혁진 기자 (phj@sisapress.com)
  • 승인 2017.01.24 09:29
  • 호수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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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 출신 반기문·안희정보다 앞서고 있어 충청 출신 주자 4명 가운데는 안희정 1위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선후보 지지율 1위에 올라 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고향인 충청 지역에서도 반 전 총장보다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저널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칸타퍼블릭(옛 미디어리서치)과 함께 1월15일부터 16일까지 이틀간 만 19세 이상 충청 지역(대전, 충남·북, 세종)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포인트)에서 문 전 대표는 전체 응답자 중 28.4%의 지지를 받아 13명의 대선 주자 중 1위를 차지했다. 반 전 총장은 22.8%의 지지율로 2위에 올랐다. 안희정 충남지사가 7.8%의 지지를 받아 3위에 올랐고, 이재명 성남시장이 4위(7.2%)를 차지했다.

 

‘차기 대통령 당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서는 문 전 대표가 45.1%, 반 전 총장이 27.0%의 응답률을 기록했다. ‘대선 주자 중 절대 투표하지 않을 인물’을 묻는 질문에서는 반 전 총장이 26%의 응답률을 기록해, 2위인 문 전 대표(20.2%)와는 5.8%포인트 차를 보였다.

 

전체 대선 주자 중 충청 출신 대선 주자로만 범위를 좁혀 ‘차기 대통령 적합도(지지율)’를 묻는 조사에서는 안 지사가 36.5%의 지지를 받아 1위를 차지했다. 반 전 총장은 32.8%의 지지율을 기록해 2위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반 전 총장은 고향인 음성이 속해 있는 충북을 제외한 충남과 대전, 세종 등 나머지 충청 지역에서 모두 안 지사에게 뒤졌다. 시사저널의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문 전 대표의 지지도가 전국적으로 상승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충청 지역을 지지 기반으로 하는 반 전 총장의 대권가도(街道)에 적신호가 들어왔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 시사저널 포토·시사저널 이종현

차기 대통령 적합도

 

‘차기 대통령으로 누가 가장 적합한지’를 묻는 질문에 충청권 유권자 중 28.4%는 문 전 대표를 지지했고, 반 전 총장은 22.8%의 지지를 받아 2위를 기록했다. 또 한 명의 충청 출신 대선 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는 7.8%로 3위에 올랐다. 안 지사의 경우 전국 여론조사에서는 3~5%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주로 5위 이하 박스권에 머물러 왔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충청 지역에서 안 지사에 대한 지지는 전국 평균보다 확연하게 높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반면, 전국에서는 10%를 상회하는 지지율로 3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의 경우, 충청권에서는 7.2%의 지지를 받아 4위에 오르는 데 그쳤다. 이외에도 황교안 국무총리가 3.0%로 5위,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2.9%로 6위를 차지했다. 7위는 박원순 서울시장(2.3%), 8위에는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1.1%)가 각각 올랐으며, 공동 9위에는 0.7%의 지지를 받은 이인제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과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올랐다. 한때 충청 지역 대표 대선 주자로 거론됐던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0.1%의 지지를 받았다. 지지 후보가 없는 부동층이나, 응답하지 않은 유권자도 각각 16.5%와 5.4%를 기록했다.

 

이러한 응답 결과가 가장 뼈아픈 주자는 반 전 총장이다. 반 전 총장은 지역적으로는 충청, 이념적으로는 보수우파의 지지를 바탕으로 차기 대선에 나서려는 청사진을 그려왔다. 하지만 이번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본다면 반 전 총장은 고향인 충북에서조차 문 전 대표에게 뒤졌다. 충북에서 문 전 대표는 26.7%의 지지율을 기록해 반 전 총장(26.6%)을 0.1%포인트 차로 앞질렀다. 하지만 충남에서는 반 전 총장이 문 전 대표(25%)보다 0.4%포인트 앞선 25.4%의 지지를 받았다. 대전과 세종에서는 문 전 대표와 반 전 총장의 지지율 격차가 각각 19.7%포인트와 9%포인트로 더욱 벌어졌다.

 

정당별로 보면 문 전 대표는 더불어민주당(57.7%)과 정의당(33.5%) 지지층에서, 반 전 총장은 새누리당(49.4%)과 바른정당(37.8%) 지지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또한 지난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표를 던졌던 유권자 중 45.8%가 반 전 총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시사저널 미술팀

​ 차기 대통령 당선 가능성

 

‘개인적 지지 여부와는 상관없이 차기 대통령으로서 당선 가능성’을 묻는 문항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에 가까운 45.1%가 문 전 대표의 당선 가능성을 가장 높게 봤다. 반 전 총장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본 유권자는 27%였다. 두 사람 다음으로 당선 가능성이 높은 사람으로는 이재명 성남시장이 꼽혔으나 응답률이 3.4%에 불과했다. 설문조사에 포함시킨 대선 주자 중 앞선 3명의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 10명의 당선 가능성은 모두 1% 내외였다.

 

ⓒ 시사저널 미술팀


■ 대선 주자 중 절대 투표하지 않을 인물 

 

‘대선 주자 가운데 절대로 투표하지 않을 인물’을 묻는 질문에서는 반 전 총장이 26%에 달하는 유권자들의 응답을 받아 1위였다. 문 전 대표를 절대로 찍지 않겠다고 한 유권자도 20.2%에 달했다. 황교안 국무총리(7%)와 이인제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6.5%)이 그 뒤를 이었다. 거부감이 가장 낮은 인물로는 안희정 충남지사가 꼽혔다. ‘안 지사를 찍지 않겠다’고 한 응답자는 0.4%에 불과했다.

 

시사저널은 문 전 대표와 반 전 총장을 꼽은 응답자들에게는 ‘두 사람을 찍지 않는 구체적 이유’에 대해서도 물었다. 

반 전 총장에게 투표하지 않겠다고 한 이유에 대해서는 ‘새누리당 또는 박근혜 대통령과 연관되거나 비슷한 느낌이 있어서’와 ‘국내정치 경험부족’이 각각 11.4%로 가장 많이 언급됐다. ‘자질이 부족하다’고 답한 비율도 10.9%에 달했다. 이외에도 ‘나이가 많아서’(8%), ‘뚜렷한 업적이 없어서’(7.2%), ‘유엔 총장 퇴임 후 정치 참여 규정을 어겨서’(6.3%) 등이 반 전 총장에게 거부감을 느끼는 주요 이유로 거론됐다.

 

문 전 대표에게 투표하지 않겠다고 한 이유는 주로 이념문제와 관련된 것들이었다. ‘좌파 성향이 강해서’(17.8%)라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고, 비슷한 답변으로 ‘안보문제’(4.8%), ‘이념이 달라서’(3.4%) 등이 나왔다. 비슷한 범주의 답을 묶으면 26%에 달하는 답변이 문 전 대표의 ‘이념’을 문제 삼은 것. 이외에도 ‘이유 없이 싫다’는 응답도 11.9%에 달했으며, ‘믿음이 가지 않아서’(6.6%), ‘주관이 부족해서’(5.5%) 등도 주요 이유로 언급됐다.

 

비(非)호감도와 관련된 질문을 여론조사 문항에 넣은 것은 조사결과가 대권 주자들의 ‘표(票) 확장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에게 비호감도 내지 거부감이 높은 주자들은 표의 확장성이 떨어진다.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02년 초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1·2위를 다퉜던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와 이인제 새천년민주당 최고위원의 비호감도가 40%를 넘었다. 반면 노무현 후보의 비호감도는 10% 남짓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 시점에서는 지지율보다 비호감도가 누가 높은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 충청 출신 대선 주자 중 차기 대통령 적합도

 

‘충청 출신 대선 주자 중 차기 대통령 적합도’를 묻는 질문에서는 안희정 충남지사가 36.5%의 지지를 받아 1위에 올랐다. 반기문 전 총장은 정작 충청권 유권자들에게는 32.8%의 지지를 받아 2위에 머물렀다. 이어서 이인제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3.7%,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1.4%로 각각 3위와 4위에 올랐다. 지지 후보가 없거나 무응답자도 각각 19%와 6.6%였다.

 

충청 출신 대선 주자로 범위를 좁혔을 때 안 지사가 반 전 총장을 제치고 1위에 오른 것은 문 전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의 지지층을 대폭 흡수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반 전 총장은 황교안 국무총리의 지지층을 흡수하는 데 그쳤다. 안 지사는 연령별로는 30대(51.5%)와 40대(52.7%)에서, 지역별로는 세종시(53.6%)와 대전(47.4%)에서 높은 지지를 받았다. 반 전 총장은 주로 50대 이상 고연령층과 충북 거주자, 저학력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 시사저널 미술팀

안 지사를 지지하는 이유로는 ‘젊다’(60명)가 가장 많았고, ‘정직·투명해서’(41명), ‘도정 운영을 잘해서’(40명) 등의 이유가 뒤를 이었다. ‘무난해서’(28명), ‘소신이 뚜렷해서’(26명), ‘일을 잘할 것 같아서’(24명) 등의 이유를 꼽은 사람도 적지 않았다.

 

반 전 총장을 꼽은 지지자들은 ‘세계적인 경험이 많아서’(61명)와 ‘유엔 사무총장 출신’(40명)을 지지하는 이유로 꼽았다. ‘정직해서’(25명), ‘일을 잘할 것 같아서’(24명) 등 인물 자체에 대해 호감을 느끼는 응답자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반 전 총장의 지지도가 인물 자체에 대한 호감보다는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경력에서 비롯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충청권의 가장 큰 현안

 

충청 유권자들로 한정해서 표본을 정한 여론조사니만큼 ‘충청 지역의 가장 큰 현안’을 물었다. 5명 이상이 응답한 현안만으로 답변을 추려도 20개가 넘는 현안이 언급됐다. 이 중 가장 많은 7.4%의 응답자가 ‘경기침체 및 물가상승 등 경제적 문제’를 차기 대선 주자가 해결해야 할 충청 지역 최대 현안으로 꼽았다. 2위는 7.2%가 응답한 ‘지역발전 및 개발문제’가 차지했고, 3위에는 ‘지하철 및 고속도로 등 교통문제’(4.3%)가 꼽혔다. ‘세종시로 청와대 및 국회를 이전해야 한다’는 응답자들도 3.9%나 됐으며, ‘실업 및 일자리 창출’(3.7%), ‘교육문제’(1.8%)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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