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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에는 고춧가루를 푼 소주가 특효일까?

의학적 근거 없는 왜곡된 건강 상식 백태(1)

노진섭 기자 ㅣ no@sisapress.com | 승인 2017.01.30(Mon) 11:01:38 | 14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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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00년 전 라듐은 화장품·스타킹·치약 등의 원료로 사용됐다. 방사능에 대한 개념이 없었던 당시에 라듐은 질병 치료와 미용에 좋은 물질이라는 게 상식으로 통했다. 라듐의 위험성을 깨닫기까지는 20년이 걸렸다. 이처럼 당연하게 여기는 상식이 사실과 다른 경우가 있다. 만인의 관심사인 건강에 대한 얘기는 더욱 그렇다. 아무런 근거도 없는 건강 상식이 누군가의 경험에 업체의 상술까지 더해져 왜곡된 채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다. 특히 인터넷을 통해 삽시간에 퍼진다. 사실과 다른 얘기가 뇌리에 똬리를 틀면 어느새 건강 상식으로 통한다. 왜곡된 건강 상식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예컨대 간에 좋다는 특정 식품으로 간 기능이 더 나빠지는 경우가 있다. 시사저널은 의사·식품학자·약사 등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시중에 떠도는 잘못됐거나 왜곡된 건강 상식을 바로잡기 위한 기사를 몇 회에 걸쳐 게재한다. 


#콜레스테롤이 있는 달걀노른자는 먹지 말아야 한다?

달걀노른자에 콜레스테롤이 있다는 이유로 정부는 달걀을 ‘콜레스테롤 식품군’에 포함한 적이 있다. 지금은 제외됐다. 하루에 수십 개씩 먹지 않는 한 달걀노른자의 콜레스테롤양은 건강에 해를 줄 정도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몸속 간에서도 콜레스테롤을 생성하는데 그 양은 달걀노른자의 콜레스테롤보다 많다. 달걀노른자에는 오메가-3 지방산 등 다른 영양소들이 풍부하다. 콜레스테롤을 피하려고 달걀노른자를 먹지 않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


#모든 콜레스테롤은 건강에 해롭다?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의 세포막·신경세포·근육 등을 구성하고, 호르몬의 원료인 동시에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원이다. 콜레스테롤은 크게 LDL(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HDL(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로 구분한다. 이 중 몸에 해로운 것은 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다. LDL 콜레스테롤은 혈관 속에 축적돼 고지혈증 및 동맥경화 등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고, 중성지방은 당뇨병 및 비만과 같은 성인병과 관련이 있다. 그러나 HDL 콜레스테롤은 우리에게 유익한 성분이다. 혈관에 쌓여 있는 LDL 콜레스테롤을 배출하는 역할로 동맥경화를 예방한다. 일반적으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는 이 세 가지를 모두 포함한다. 그래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다. 총 콜레스테롤 수치를 정상 범위 이내로 유지하면서 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는 낮추고, 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높이는 균형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천연비타민이 합성비타민보다 좋다?

결론부터 말하면 천연비타민이 좋거나 합성비타민이 나쁜 게 아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천연비타민이 합성비타민보다 좋다는 근거가 없다고 규정했다. 천연비타민이 합성비타민보다 효능 면에서 더 좋다는 의학적 증거는 없다. 오렌지에서 생성한 비타민과 인위적으로 만든 비타민의 화학적 구조가 같기 때문이다. ‘천연’이 ‘합성’보다 못할 때도 있다. 예컨대 엽산은 선천성 기형아 예방에 필요한 성분이어서 임신부에게 복용을 권하는 성분이다. 음식으로 섭취할 수 있지만 합성엽산과 비교하면 체내 흡수율이 60%로 낮은 편이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합성’이라는 말에는 거부감을 느끼고 ‘천연’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식품 업체는 이를 이용해 ‘천연’이라는 문구를 앞세워 소비자의 눈길을 끈다.


#유산균 음료는 장 건강에 이롭다?

유산균 음료를 마시면 대장 건강에 좋을 것으로 믿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런 믿음에 따라 유산균 음료를 찾는 사람이 늘어났고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제품이 출시됐다. 유산균 제품은 대변에서 심한 냄새가 날 정도로 장 환경이 좋지 않은 사람에게 다소 도움을 준다. 그러나 대다수의 건강한 사람에게는 효과가 없다. 모든 의사가 장 건강을 위해 유산균 제품을 국민에게 권장할 정도로 근거가 명확한 연구 결과는 없다. 


#수은 오염 때문에 생선을 피해야 한다? 

생선에 축적된 수은량은 건강에 해를 줄 정도가 아니다. 이 때문에 의사가 건강에 관해 얘기할 때 생선 속 수은은 의학적인 관점에서 고려할 대상이 아니다. 다만 임신부는 먹이사슬 최상위에 속하는 참치 등을 피하는 게 안전하다.


#물은 미네랄워터(광천수)로 마셔야 한다? 

미네랄은 물뿐만 아니라 여러 음식물로 보충할 수 있다. 굳이 미네랄이 풍부하다는 물을 비싼 값에 사서 마실 이유는 없다. 녹만 나오지 않는다면 수돗물을 마셔도 건강 유지에 이상이 없다. 찜찜하면 수돗물을 하루 정도 받아두어 냄새를 날리거나 끓여서 마시면 그만이다. 그래도 수돗물을 믿을 수 없다면 정수기 물로 대신하면 된다.


#가벼운 식사가 건강 비결이다?

나이가 들수록 조금만 먹어도 포만감을 쉽게 느끼므로 과일·떡·빵 등으로 가볍게 끼니를 때우는 경향이 생긴다. 그러나 가벼운 식사는 오히려 노년 건강에 좋지 않다. 노년 건강의 비결은 체력이고 체력은 체중과 비례한다. 체중에는 근육량이 포함되는데 근육을 키우려면 식사를 대충 해서는 안 된다. 한 끼에 밥 한 공기를 다 먹지는 못해도 3분의 2 이상은 먹는 게 좋다. 당뇨 환자 중에는 저녁을 너무 일찍 먹은 다음 날 아침식사 때 머리가 어지러운 사람이 있다. 이 경우라면 잠자리에 들기 전에 과일을 약간 먹는 게 도움이 된다.


#운동하면 식욕이 좋아진다?

젊은 사람은 운동하면 식욕이 돋는다. 노인은 오랜 시간 유산소운동에 근력운동을 하면 오히려 식욕이 떨어진다. 나이가 들수록 운동보다 음식 섭취가 우선이다. 영양을 골고루 섭취하면서 운동을 적절하게 해야 건강한 신체를 유지할 수 있다. 식사량은 너무 적거나 많기보다는 든든하다 싶을 정도가 좋다. 운동은 조금 모자란다 싶을 때 멈춰야 한다. 매일 1시간씩 운동해도 혈압이 오르지 않을 정도로 체력이 좋으면 상관없지만, 대부분은 운동으로 혈압이 오르므로 운동시간이 30분을 넘기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자신의 신체 상태와 당뇨·고혈압 등 만성질환에 따라 운동 시간과 강도가 다르므로 의사와 상담한 후 자신에게 적당한 운동량을 찾는 게 좋다. 아침에 집을 나선 후 저녁 무렵까지 돌아다니는 노인이 있다. 외출할 당시에는 잘 느끼지 못하지만 근육 긴장도가 높아지면서 혈압이 오른다. 이렇게 힘들게 몸을 움직이면 근육량이 빠지면서 행동은 느려지고 몸은 본능적으로 지방을 저장하려는 기능을 작동한다. 근육은 줄고 지방이 쌓인 몸이 되면 각종 질병에 취약한 몸 상태가 된다.


#관절이 아플 땐 온찜질이 최고다?

관절염 통증이 심한 경우 찜질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관절염의 종류에 따라 찜질 온도를 달리해야 한다. 퇴행성 관절염은 온찜질이 좋다. 온찜질은 찬바람에 뻣뻣하게 굳은 관절을 부드럽게 풀어주고 혈액순환을 도와 통증을 완화한다. 평소 관절이 굳지 않도록 따뜻한 물로 목욕하거나 꾸준히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좋다. 반대로 류머티스 관절염은 통증 부위에 이미 열감이 동반되므로 오히려 냉찜질이 통증을 가라앉히는 데 효과적이다.


#어린이가 책이나 TV를 가까이 보면 눈이 나빠진다?

TV를 가까이 봐서 눈이 나빠지는 게 아니라 근시가 생겨서 TV를 가까이 보려는 것일 수 있다. 대부분의 아이는 가까운 거리에 눈 초점을 성인보다 잘 맞추므로 습관적으로 가까이서 TV나 책을 본다. 이런 습관이 시력에 악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는 없다. 


#흔히 나잇살이라고 하는 지방 축적은 건강의 적신호다?  

나이가 들어도 젊을 때처럼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려고 애를 쓸 필요는 없다. 나이가 들어 몸에 지방이 쌓인다고 혈관을 무조건 막는 게 아니다. 마라톤 경기 전에 선수들의 건강 상태를 검사하는데 지방이 너무 없으면 마라톤 출전을 제한한다. 경기 도중 교감신경계 활성화로 혈관이 조여들어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또 지방이 너무 없으면 장기에 염증이 생겨 빨리 망가진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이 있어야 하므로 체중이 약간 증가하는 게 정상이고 건강유지에 이롭다. 다만 체중 증가와 배 둘레가 늘어나는 것은 다르다. 복부비만은 음식을 많이 먹는 등 생활습관이 나쁘다는 증거다.


#감기에는 고춧가루를 푼 소주가 특효다?

감기에 걸리면 몸이 힘들어지므로 쉬는 게 상책이다. 약을 먹어서라도 힘든 몸을 조금이라도 가볍게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면역체계가 감기로 지친 몸을 추스르는 데 집중할 수 있다. 반대로, 몸을 힘들게 만드는 일은 피해야 한다. 예컨대 소주에 고춧가루를 타서 마시면 감기가 떨어진다고 믿는다면 당장 그 환상을 깰 필요가 있다. 간이 알코올을 분해하느라 몸은 더 힘들어진다. 반신욕도 감기 증상 완화에 좋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반신욕은 체력이 많이 소모되는 일이어서 이미 감기로 지친 몸을 더 혹사한다. 


#비타민C는 감기 예방 또는 증상 완화에 좋다? 

비타민C의 감기 예방 효과는 의학계에서 70년 이상 지속된 쟁점이다. 노벨 화학상·평화상 수상자인 미국의 라이너스 폴링 교수는 1970년 《비타민C와 감기》라는 책을 내놓으면서 고용량의 비타민C를 먹는 것만으로도 감기를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비타민C 열풍이 불었다. 동시에 비타민C와 감기 예방의 연관성을 찾기 위한 수많은 연구가 진행됐다. 2004년 29개 관련 연구결과와 하루에 200㎎ 이상 비타민C를 복용한 1만1077명을 분석한 결과, 마라토너나 스키선수와 같은 격렬한 신체활동을 하는 사람에게는 감기를 50% 정도 예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반인에게는 감기 예방 효과가 없었다. 따라서 특정인에게 비타민C가 효과 있다고 해서 일반화할 수 없다는 게 의학계의 정론이다. 오히려 과용하면 신장결석이 생길 수 있고 메스꺼움·복부팽만과 같은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 위장장애가 있거나 신장결석의 병력이 있다면 고용량의 비타민C 섭취는 주의해야 한다.


#먹는 약보다 주사제가 감기에 효과적이다?

감기 주사란 해열진통소염제다. 고열이 날 정도면 주사로 열을 떨어뜨릴 필요가 있다. 그러나 열이 많이 나지 않을 때는 먹는 약으로도 충분하다. 사실 바이러스 감염에는 약보다도 휴식이 필요하다. 기침 등으로 불편하니까 약으로 해소하려는 것일 뿐, 약으로 근본적인 감기 치료는 안 된다.


#항생제는 위장 보호를 위해 식후에 먹어야 한다? 

항생제는 식사 전후보다 복용 간격이 중요하다. 항생제를 한 번 먹었다고 세균이 깨끗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일부는 그 항생제에 버틴다. 따라서 몸속에 항생제 농도를 일정 수준 유지하기 위해 시간을 따져가며 항생제를 복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오전 9시에 항생제를 먹고 6시간 후인 오후 3시에 다시 복용했다면 저녁에는 9시에 약을 먹어야 한다.


#약 복용은 식후 30분이 적기다?  

식후 30분 후에 약을 먹으라는 복약지도를 받는 경우가 많다. 반드시 ‘식후 30분’을 지켜야 할 근거는 없다. 다만 대부분 약은 식전보다 식후에 복용해야 효과가 크다. 약이 음식물과 함께 위장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고 그에 따라 흡수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빈속에 약을 먹으면 그만큼 약이 장을 통과하는 시간이 짧아서 약 성분의 흡수율이 떨어진다.


#스케일링하면 이가 깎여 나간다?

스케일링은 초음파로 치석과 치태를 제거하는 방법이다. 스케일링 후 이가 시리므로 이가 깎여 나간다고 오해하지만, 사실은 치석이 제거되면서 치아 표면이 노출돼 외부 자극에 대한 민감도가 증가한 때문이다. 또 염증으로 부어 있던 잇몸이 가라앉으면서 치근이 노출돼 이가 시린 것이다. 치아 사이가 벌어지는 것 같은 느낌도 치석이 제거돼서 공간이 생긴 때문이다. 건강한 치아는 스케일링으로 깎여 나가지 않을 정도로 단단하다. 만약 스케일링으로 깎여 나갈 정도라면 충치 등으로 치아가 약화된 상태이므로 치료가 필요하다.


#하루 3회 이상 칫솔질을 해야 한다?  

하루 3번 칫솔질이 치아 건강에 좋다는 근거는 없다. 그만큼 자주 관리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된다. 칫솔질은 횟수보다 얼마나 꼼꼼히 하느냐가 중요하다. 치아와 잇몸 사이 경계면에 칫솔을 대고 좌우로 흔든 후 마사지하듯 쓸어내리는 방법이 올바른 칫솔법이다. 잇몸이 나쁜 사람은 일반 칫솔과 치간 칫솔 등으로 10분 이상 칫솔질을 해야 좋다. 


#마스크팩은 피부 건강에 도움이 된다?

피부가 수분을 잡아두는 기능은 나이가 들면서 떨어진다. 이 때문에 마스크팩으로 얼굴에 수분을 공급하려는 심리가 있다. 일시적으로 촉촉한 피부를 느낄 수 있지만 수분이 증발하면서 피부는 더 건조해진다. 무엇보다 양서류와 달리 사람을 포함한 포유류의 피부는 흡수보다 방어 기능이 강화된 장기다. 줄기세포 함유 등 기능성 마스크팩이 많지만 사실 그런 성분이 피부에 효과를 줄 정도로 흡수되지는 않는다. 얼굴에 물을 뿌리는 미스트도 큰 효과가 없다. 피부에서 장벽 역할을 하는 각질층은 각질 세포와 지질(기름)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물 흡수를 막는다.


#독서는 치매 예방에 좋다?

아직 이견이 있다. 2013년 신경학회지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300명을 대상으로 독서와 글쓰기가 두뇌에 자극을 줘 치매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독서나 악기 배우기가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보고도 있다. 독서가 두뇌를 자극하는 것은 사실이고, 치매는 두뇌 활동이 떨어진 사람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크므로 두뇌를 자극하는 독서는 치매 예방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도움말씀 주신 분들

강희철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권훈정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김광현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
김성진 세명약국 약사
김수인 이대목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김영주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
김철수 킴스패밀리의원·한의원 원장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박수아 맑은약국 약사
박순섭 국립암센터 간암센터 전문의
변지연 이대목동병원 피부과 교수
서홍관 국립암센터 금연지원센터장
신현영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유재두 이대목동병원 정형외과 교수
유재욱 유재욱재활의학과의원 원장
이국종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 
이동훈 세브란스병원 소아정형외과 교수
이정원 서울대치과병원 치주과 교수 
이주혁 키스유성형외과 원장
이진화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장윤정 국립암센터 호스피스완화의료실장
최낙언 식품업체 시아스 이사
편욱범 이대목동병원 심장혈관센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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