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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락의 풍수미학] 붉은 장닭의 해, 정유년의 명당 터는 어디일까

‘닭계(鷄)’자 들어간 지명이나 산명 찾을 것…계룡산·계명산·닭실마을 등

박재락 국풍환경설계연구소장∙문화재청 문화재 전문위원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7.02.08(Wed) 16:5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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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년의 정(丁)은 천간(天干)으로 방위는 남쪽이며 색채는 붉은 색을 상징하며, 유(酉)는 지지(地支)로 닭을 뜻한다. 각 언론매체들은 올해를 닭 벼슬색깔과 같은 천간과 연관시켜 붉은 닭의 해라고 해석한다. 하지만 닭도 닭 나름인데, 필자는 암탉보다는 덩치도 크고 벼슬도 힘 있게 솟아오른 장닭의 해로 보고 있다. 장닭은 대부분 땅을 밟고 가볍게 거니는 암탉과는 달리 무리 중에서 위엄 있는 자태를 뽐내면서 다소 높은 곳에 자리하고 때로는 높은 지붕위로도 쉽게 날아오르는 기세를 갖춘 신성한 동물이기도 하다.

따라서 올 정유년의 천기와 같은 감응을 받을 수 있는 곳은 지명(地名)이나 산명(山名)에 붉은 것을 상징하거나 닭을 상징하는 ‘계(鷄)’자 가 들어간 곳이다. 특히 산은 풍수 지리적으로 천기를 가장 가까이서 조응할 수 있는 곳이라 할 수 있다. 이곳을 의지한 입지 터는 좋은 지기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산의 지명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풍수지리학에서 산을 용(龍)으로 정의하는 것은 산이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내고 많은 변화를 이루기 때문에 살아있는 유기체로 인식하여 신비하고 영험한 용에 비유한 것이다.
 

ⓒ 계룡산 국립공원 홈페이지


계룡산, 기도발이 잘 받는 영험한 산
 

먼저 계룡산(鷄龍山,845m)의 경우를 보자. 계룡산은 백두대간의 영취봉(1076m)에서 분맥한 용맥이 금남정맥의 왕사봉(718m)을 세운 뒤 다시 뻗어 내린 금남기맥을 타고 있다. 이곳 계룡산(鷄龍山,845m)은 지명처럼 산의 정상봉우리는 닭 벼슬처럼 여러 개의 봉우리가 힘 있게 솟아나 있다. 지금의 계룡산은 옛 부터 기도발이 잘 받는 영험한 산으로 알려져 있는 것은, 산세를 이루는 용맥의 역량이 크다는 뜻이다. 즉 금남기맥은 왕사봉을 기점으로 포물선을 그리면서 북으로 뻗어나가다가 이곳 계룡산에 이르러 힘차게 역동하드니 여러 개의 봉우리를 세운 뒤 다시 부여의 옛 성터가 있는 부소산에서 금강을 만나 멈춘다.

금강은 전라도 장수시의 신무산(897m)에서 발원하여 금남기맥을 따라 흐르면서 모여진 물길이다. 이러한 금강의 수세는 궁수(弓水)형태의 포물선을 크게 그리고 있는데, 이것은 계룡산이 변곡점을 이루는 중심점에 기봉해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계룡산의 동쪽에 천년고찰 동학사를 비롯하여 많은 암자가 현존한다는 것은 계룡산이 품고 있는 강한 지기를 받고 있다는 의미이다.

 


계명산, 상서로운 닭이 알을 품고 있는 ‘금계포란형’
 

다음으로 경북북부권의 구암지맥을 타고 있는 안동 길안의 계명산(鷄鳴山,530m)을 들 수 있다. 계명산의 지명은 산세가 닭과 관련된 지기를 품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닭은 동물 중 제일 먼저 하루의 새벽을 알리는 신성한 소리를 대지에 토해내는 신성한 동물이다. 이곳 계명산은 주산에서 활짝 개장한 좌우지맥이 겹겹이 감싸는 지세를 이루는 형국이므로 기가 바람에 의해 흩어지지 않는 보국을 이룬 곳이다. 풍수지리적으로 닭과 연관된 명당 터는 상서로운 닭이 알을 품고 있는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이다.

여기서 ‘금계’는 귀한 신분을 상징하며 ‘포란’은 출중한 인물을 탄생시킬 수 있는 터의 지기를 품거나 보호하여 발복이 지속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것을 상징한다. 금계포란의 터는 부귀겸전의 기가 머무는 곳이므로 발복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포근히 감싸는 지세를 필요로 한다. 지금의 계명산에는 중심룡맥이 뻗어내려 입수한 곳에 자연휴양림이 입지하고 있는데, 마치 좌우지맥이 닭의 날개형상을 이루듯이 품안에 포근히 감싼 형국을 하고 있다. 이러한 자연공간과 더불어 유(留)한다면 발복의 지기를 듬뿍 받을 수 있다는 것이 풍수지리학의 논리다.

제주도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360여개의 오름들이 도처에 널려 있다. 오름이란 내륙의 높은 산 개념과는 달리 평지의 산을 뜻하는 제주방언이다. 제주도 오름중에서 서귀포 표선면 에는 붉은오름이 있다. 붉은오름(569m)은 한라산(1,950m)의 용맥이 동쪽으로 뻗어내려 사라오름-성판악-물오름-물찻오름-마은이옆오름을 차례로 세우면서 다시 기를 모은 뒤 기봉했다.

이처럼 한라산의 응축된 정기를 받고 있는 붉은오름은 전체를 덮고 있는 흙 색깔은 붉은 색을 띠고 있다. 이것은 토심(吐心)이 밖으로 표출된 것으로 땅속에 흐르는 기의 역량이 강하다는 것을 암시한다. 그리고 붉은오름의 중심룡맥이 혈장을 이룬 곳에는 자연휴양림이 조성되어 있다. 자연휴양림 터 전면에 형성된 지당(池塘)은 오름에서 발원한 계류수가 모인 것으로, 오름(음)과 지당(양)이 서로 조화를 이룸으로서 생기가 오래도록 머물수 있다. 더구나 힐링 고도인 300~400m에 조성된 해송림과 천연림 삼나무림 숲길은 원형을 그리듯 휴양림을 감싸고 있어서 좋은 피톤치드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숲속 집들의 출입구는 이러한 좋은 기가 실내로 유입될 수 있도록 곡선형태의 낮은 돌담으로 올레길을 조성해 놓았다.

닭실마을, 좋은 지기로 출중한 인물 배출
 

경북 봉화 유곡리(酉谷里)의 지명도 닭실마을로 닭과 연관이 있다. 마을 입향조는 충재 권벌(權橃:1478~1548)이다. 마을이 의지하는 주산은 좌우 가지맥을 뻗어 포근히 감싸는 금계포란형을 이루었다. 이곳 유곡리 마을의 중심공간엔 종택이 자리하고 있는데, 금계포란형의 혈처는 날개가 감싸는 가슴공간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종택의 터는 당시 사대부인 입향조가 풍수지리를 적용하여 주거지를 선정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의 권벌문중이 약 500여년 세월동안 현존하는 것은 지속적으로 좋은 지기를 받아 출중한 인물을 배출하여 가문이 번성해 왔기 때문이다. 특히 금계포란의 명당 터에 입지한 마을이 지금까지도 훼손되지 않고 보존됨으로써 좋은 지기가 오래도록 머물 수 있었던 것을 말해준다.

대한민국은 비록 부존자원이 풍족치는 않지만 많은 인재가 배출돼 세계 속 중심공간에 활약하면서 국위선양을 하고 있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땅속 지기가 강한 역량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주변을 돌아보면 언제나 변함없는 산과 강이 늘 우리 곁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고 지금도 명당의 지기를 토출시키고 있다. 이 땅의 좋은 지기를 받고 태어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더는 개발논리에 따른 지기의 훼손이 없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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