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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성 하나은행 부행장 “금융 혁신은 소통”

국내 최연소 부행장 텍스트뱅크·하나멤버스·원큐뱅크 만든 핀테크 혁신가

이용우 시사저널e. 기자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7.02.10(Fri) 18:55:08 | 142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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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발전으로 금융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비대면(非對面) 거래만이 아니다. 그 정도론 혁신을 말할 수 없다.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금융 편리성이 변화를 만들어낸다. 그 중심에 이노베이터(Innovator·혁신가)가 있다. 한준성 KEB하나은행 미래금융그룹 부행장이 대표적 인물이다. 한 부행장은 “금융 변화는 소통에 있다”고 말한다. 소통에는 간편함이 요구된다. 소통이 복잡하면 오해가 생긴다. 그가 만든 금융 혁신도 간편한 소통이 바탕이다. 우선 계좌이체 시 돈 받을 사람의 계좌번호를 몰라도 된다. 휴대전화번호만 알아도 송금할 수 있다. 공인인증서가 필요 없다. 문자메시지에 특정인과 금액을 적으면 송금이 완료된다.

 

미래의 일이 아니다. 4년 전부터 KEB하나은행이 선보인 ‘텍스트뱅킹’에서만 가능한 혁신이다. 흩어져 있는 포인트를 현금화할 수 있는 ‘하나멤버스’, 반경 1km 내에 있는 건물 정보와 대출 가능 금액 정보를 모바일에서 확인할 수 있는 ‘원큐뱅크(1Q bank)’ 등 그의 손을 통해 혁신 서비스가 금융시장에 나왔다. 하나은행은 해당 금융 서비스로 2012년 6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서 금융기술 혁신대상을 수상했다. 2013년에는 미국 BAI(Bank Administration Institute)가 주는 글로벌 금융혁신 어워드를 수상했다.

 

한준성 부행장은 1966년생이다. 국내 금융사 최연소 부행장이다. 선린상고(현 선린인터넷고)를 졸업했다. 1987년 국민은행을 거쳐 1992년 하나은행에 입행했다. 고졸 신화라는 점이 한 부행장에 대한 금융권 관심에 한몫을 했다. 한 부행장을 서울 청진동 그랑서울에 위치한 하나은행 미래금융그룹에서 만났다. 1시간이 넘는 인터뷰 시간 내내 그는 금융디지털과 금융 미래에 대해 속사포처럼 이야기를 쏟아냈다.

 

한준성 하나은행 부행장 © 시사저널 임준선


은행권이 혁신에 더디다는 평가가 있다.

 

진화를 설명할 때 과거를 압축해 보는 경향이 있다. 온라인 쇼핑몰을 보자. 지금은 온라인 거래를 당연하게 생각한다. 2000년부터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천사를 겪었다. 금융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1990년대 초 내가 입행할 당시에 현금지급기(ATM)가 없었다. 플라스틱 카드 하나만 가지고 있어도 자부심을 느꼈던 시절이다. 지금은 모든 거래를 비대면으로 한다. 지점에서 하던 업무에 변화가 발생했다. 모바일뱅킹을 ‘내가 늘 하던 것’이라고 생각하면 변화가 없어 보인다. 국내 금융에 늘 혁신이 있었다. 인터넷을 이용해 거래한 지 10년이 됐다. 금융거래의 80~90%를 인터넷으로 처리한다. 생활 속에서 일어난 금융 변화는 엄청나다. 특히 지난 2~3년간 금융권은 염려스러울 정도로 변화에 집착하고 있다. 최근 10년 동안 금융권은 급격하게 변했다.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하나은행이 핀테크 분야에서 앞서가는 이유는 무엇인가?

 

최고경영진의 변화 의지가 강하다. 임직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더 중요한 점이 있다. 부가가치를 내재화한다는 전략이다. 아웃소싱을 최대한 줄이고 철저히 내부 인력만으로 핀테크 서비스를 직접 개발하려고 한다. 개발부터 출시·마케팅까지 모두 우리 손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임직원에게 동의를 구했다. 많은 금액을 투자해서 아웃소싱하기보다 스스로 해 보자고 했다. 힘들었지만 직원들과 하나하나 해 나갔다. 가치 내재화 전략은 지금 하나은행의 장점이다.

 

 

텍스트뱅킹은 어떻게 만들었나.

 

미국에서 열린 금융세미나에 참석한 적이 있다. 한 회사가 문자로 은행 거래를 하는 솔루션을 선보였다. 한국에 와서 바로 개발에 나섰다. 이름을 텍스트뱅킹이라고 지었다. 당시엔 공인인증서 없이는 금융거래가 불가능했다. 얼마 뒤 공인인증서 없이 금융거래가 가능하도록 규제가 풀렸다. 그때 바로 텍스트뱅킹을 시장에 내놨다. 하나멤버스를 통해 포인트가 현금화되는 건 세계 최초였다. 국제적으로 관심을 받은 이유였다. 유럽 등지에서 연락이 왔다. 파괴혁신이라는 점으로 영국 등지에서 상을 받았다.

 

 

핀테크에 집중한 계기는.

 

디지털 기술 발전을 보면서 금융 진화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됐다. 이 분야를 (하나은행이) 놓쳐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디지털은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에 가깝다. 소프트웨어는 변화에 대한 유용성이 훨씬 크다. 영업점은 하드웨어 인프라가 중요하다. 지점을 여는 데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금융 핀테크는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들어간다. 확장 속도도 빠르다. 과거 구글이 인공위성을 샀다는 소식을 들었다. 구글이 구글어스를 내놨다. 구글에선 계속 새로운 게 나왔다. 스트리트뷰·내비게이션으로 기술 서비스가 확장됐다. 금융도 예외가 아니라고 봤다. 다른 콘텐츠가 또 다른 콘텐츠를 만들어내야 했다. 하나은행이 하나N월렛·하나멤버스를 해 왔기 때문에 증강현실(AR) 기술을 이용해 ‘하나머니고’를 내놓을 수 있었다.

 

반경 1km 내에 있는 건물 정보와 대출 가능 금액 정보를 모바일에서 확인할 수 있는 ‘원큐뱅크(1Q bank)’ © 시사저널 임준선


하나은행 미래금융그룹은 올해부터 셀 조직을 운영하기로 했는데.

 

보통 조직이라고 하면 틀이 있다. 틀 안에서 움직인다. 틀이 있다는 점에서 비효율성을 봤다. 그래서 기존 부서를 다 없앴다. 팀·부·본부라는 틀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벗어나서 해 보자고 했다. 미래금융그룹 내에 7개 셀 조직이 있다. 각 셀 조직이 특정 프로젝트를 담당한다. 담당 프로젝트를 완성하면 팀이 사라진다. 새로운 프로젝트로 인사 이동을 하는 데 결재가 필요 없다. 미래금융그룹 내에선 직원 한 명 한 명에게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받았다. 원하는 프로젝트를 1지망부터 4지망까지 올리게 했다. 한 직원은 1지망으로 P2P 결제, 2지망 빅데이터, 3지망 AI(인공지능), 4지망 텍스트뱅킹을 썼다. 웬만하면 1지망을 선택하도록 해 준다. 미래금융그룹 내에는 기존 운영조직을 해당 사업에 보내 80여 명이 일하고 있다.

 

 

평소 공부를 많이 한다고 들었다.

 

내가 아는 정보를 타인과 공유하는 것만큼 좋은 즐거움이 없다. 내가 아는 사실과 지식을 타인과 공유하기 위해선 노력해야 한다. 정보 전달은 기성세대의 의무다. 공부하거나 경험하지 않으면 좋은 이야기를 할 수 없다. 공부하고자 하는 기본적인 이유가 여기 있다. 공유의 기쁨은 생각보다 크다. 친구들 만나서 소주 한잔할 때도 친구가 내 말에 집중해 주면 기쁘다. 상대방이 내 말을 무시하면 기분이 나쁘다. 무시하는 이유가 뭔가. 새로운 이야기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부해야 한다. 이건 직장관이 아니다. 개인적인 가치관이다. 정보 공유가 조직에 연결되면 시너지가 발생한다.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은 직장 동료와 평소 가정사·인생사만 이야기할 순 없다. 대부분의 경우 일 이야기를 한다. 일 이야기를 하려면 공부해야 한다. 평소 오전 8시 전까지 1시간 반 동안 책과 자료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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