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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거실의 화재경보기 울리면 몰카 의심해라

일반 가정으로 확산된 몰카 공포증…대응책은?

신수용 인턴기자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7.02.24(Fri) 16: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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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직장인 A씨는 서울의 한 아파트에 신혼집을 마련했다. 그는 입주하기 전에 보안업체를 불러 몰래카메라(몰카)가 있는지 먼저 확인했다. 이런 적이 처음은 아니다. 매번 이사할 때마다 보안업체를 불렀다. 과거에 집 인테리어 공사를 하다가 몰카를 발견한 적이 있어서다. 카메라에 지문이 없어 범인을 찾지는 못했다. 보안업체를 부를 때마다 최소 5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지만 감수하겠다는 생각이다.

 

#2. 대학생 B씨는 성인사이트에 있는 자신의 알몸 동영상을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가만 보니 동영상 속 장소는 다름 아닌 자신의 방이었다. 몇 해 전 헤어진 남자친구가 선물한 알람시계 속에 숨어있던 카메라는 적나라한 화면을 담았다. 역시 보안업체를 불러 30개가 넘는 장비를 동원해 집안 곳곳을 2시간 동안 수색했다. 그러자 천장에 설치된 화재경보기에서 몰카가 한 대 더 나왔다.

 

#3. 이름만 대면 알만한 방송인 C씨의 집에 며칠 전 도둑이 들었다. 그런데 화장대 서랍 안에 들어있던 귀금속은 그대로였을 정도로 피해가 크지 않았다. 다만 옷가지만 몇 개 사라졌을 뿐이었다. 그런데 그녀는 욕실에서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신발 자국을 발견했다. 수상한 마음에 욕실 구석구석을 꼼꼼히 보다가 샤워기 헤드가 이전과 달라진 걸 눈치 챘다. 샤워기를 떼어내 보니 빨간불이 보였다. 몰카였다. 

 

화재탐지기 모양의 몰래카메라 ⓒ 시사저널 이종현


직장인서 대학교수까지…몰카 탐지 의뢰한 직업도 다양

 

위의 세 가지 사례들은 실제 있었던 일들을 토대로 재구성한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다 믿었던 나의 집이 사실상 가장 위험한 곳이라면 무슨 생각이 들까. 최근 들어 몰카를 이용한 범죄가 조금씩 일반 가정집을 겨냥한 경우가 늘고 있다. 손해영 서연시큐리티 대표는 “관련 언론보도 이후에 문의가 많아졌지만, 경각심에서 비롯된 것 같다”며 “이전부터 (몰카 탐지를 요청하는 경우가) 기업이나 공공기관보다는 원룸과 고시원 같은 개인 공간이 더 많았다. 3분의 2이상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특히 몰카 탐지 의뢰자의 90% 이상은 여성이다. 언론인, 직장인, 대학교수, 대학생 등 이들의 직업도 다양하다. 

 

몰카는 어떻게 사람들의 일상을 파괴할까. 몰카의 진화 속도는 빠르다. 크기는 더욱 작아졌고 화질은 높아졌다. 초소형 렌즈가 탑재된 공유기, 모자, 자동차열쇠처럼 생활용품으로 위장된 몰카도 많다. 보안업체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몰카 개발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 그래서 우리도 해외 웹사이트를 통해 새로운 (몰래카메라) 제품들을 수시로 체크한다”고 말했다. 

 

국내 온라인 사이트에서도 몰카 구입은 쉽게 이뤄진다. 초소형 캠코더나 무선 카메라로 이름만 바꿔 판매하고 있다. 국내에 있는 몰카 탐지기를 가지고 찾을 수 없는 몰카를 해외에서 구입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따로 설치가 필요한 몰카도 정밀하게 감추면 찾기 힘들다. 고가의 탐지장치로도 잡아내기 까다로운 카메라도 존재한다. 보안업체가 찾지 못하는 카메라도 있지 않을까. 보안업체 관계자도 부인하지 않았다. “(탐지작업도) 사람이 하는 일인데…. 그럴 수도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적외선 혹은 적색전등을 사용해 렌즈의 반사면을 찾아내는 장비. 2월22일 몰카 탐지업체를 찾아 기자가 직접 탐지장비 시연을 하고 있다. ⓒ 시사저널 이종현


소형화·첨단화 추세에 전문가들도 탐지 어려움

 

만약 나도 모르는 몰카가 집안에 있을 수 있을까. 있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할까. 일단 평소에 없던 물건이 발견된다면 꼭 확인해 봐야한다. 공지 없이 갑자기 화재경보기가 설치됐거나 스프링클러가 생겼다면 한번 쯤 의심하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 

 

몰카가 숨겨지는 단골 장소도 체크 대상이다. 화장실과 침실, 거실은 몰카 출몰 지역이다. 특히 환풍구와 형광등, 열 감지센서 등 천장에 설치된 조형물은 요주의 대상이다. 촬영하기에 좋은 각도에 놓인 사물도 유심히 들여다봐야 한다. 평소 손이 잘 닿지 않는 장롱 위나 창틀 사이도 몰카가 많이 발견되는 장소라고 한다. 

 

그나마 눈에 보이면 다행이다. 눈으로 확인하기 힘든 경우도 많다. 그럴 때는 시중에서 구입 가능한 몰카 탐지기를 활용해 볼 수 있다. 고주파 탐지기는 몰카가 작동할 때 발생하는 주파수를 탐지하는 방식으로 찾아낸다. 반면 레이저 렌즈 탐지기는 레이저를 쏴 몰래카메라 렌즈에 반사된 빛을 찾아내는 장비다. 전원이 꺼져있거나 작동하지 않는 몰카라면? 회로 탐지기를 활용할 수 있는데 이건 고가인 제품이 많다. 기자가 최근 만난 한 보안업체 관계자는 “탐지기 가격은 다양한데 20만원대 제품이면 무난하다. 하지만 오작동을 하는 경우도 있고 잡을 수 있는 몰카의 주파수가 한정돼 있다”며 “탐지기로 몰카 주파수를 잡아 영상이 보이는 제품을 거꾸로 구입해 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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