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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시론] 트럼프, 세계의 탄핵 대상?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7.02.26(Sun) 12:35:11 | 142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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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거공약을 그대로 이행한다면 미국 물가와 금리가 오르고, 이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시장 전반에 걸쳐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경제는 2009년 6월을 저점으로 올해 2월까지 92개월 동안 확장 국면을 이어오고 있다. 경기 회복에 따라 디플레이션 압력도 거의 해소되고 고용도 완전고용 수준에 접근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정부가 인프라 투자 확대를 위해 정부 지출을 늘리고, 소득세와 법인세 인하를 통해 민간 투자를 늘리면, 미국 경제성장률도 올라가지만 물가도 상승하게 된다. 여기다가 중국에서 수입하는 상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 물가는 더 가파르게 오를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통화정책 목적은 고용 극대화와 물가 안정이다. ‘트럼프의 적은 옐런이다’는 말이 시사하는 것처럼 트럼프의 경기 부양책으로 물가가 목표로 설정하고 있는 2%를 넘으면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금리를 올리면서 그 책임을 다하려 할 것이다.

 

2월1일 미국 뉴욕에서 트럼프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다. © EPA 연합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연준은 3조 달러가 넘는 돈을 찍어냈다. 이 달러가 신흥시장 곳곳으로 들어갔다. 돈이라는 게 ‘눈’이 있다고 한다. 돈은 수익률을 찾아 밀물처럼 들어오기도 하고, 썰물처럼 빠져나가기도 한다. 물가 안정을 위해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돈이 신흥시장에서 빠져나가면서 부채가 많은 나라부터 타격을 받을 것이다.

 

우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부 부채가 가장 많이 늘어난 브라질 경제가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다음으로 기업 부채가 크게 증가한 중국 경제가 위험하다. 미국에서 발생한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2009년 세계경제는 선진국 중심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그러나 중국 경제는 정부가 기업에 투자를 유도하면서 9%나 성장했다. 이제 과잉투자의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다. 기업이 부실해지고 뒤따라 은행도 부실해지고 있다.

 

제조업 분야에서는 미국이 중국보다 제품을 더 싸게 생산할 수 없다. 미국의 강점은 금융업에 있다. 트럼프는 시진핑에게 금융시장 개방을 강력하게 요구할 것이다. 중국은 제조 강국을 이미 달성했고, 앞으로 금융 강국을 꿈꾸고 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중국은 자본시장과 외환시장을 자유화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비정상적으로 낮은 중국의 금리가 오르고 미국의 금리 인상은 그 속도를 더욱 높여 중국의 구조조정을 촉진할 것이다. 많은 기업이 사라지고 중국 경제성장률이 4~5%대로 떨어질 날이 멀지않아 보인다.

 

중국은 우리의 가장 큰 수출교역국이다. 중국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우리 수출이 줄어들 것이다. 여기다가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90%가 넘을 정도로 신흥시장에서 가장 높다. 미국을 따라 우리도 금리가 오르면 가계 부실 문제가 드러나면서 소비가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이런 신흥시장의 위기는 결국 미국 경제에 돌아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경기 확장 국면을 1~2년 이내에 잔인하게 끝낼 것이다. 트럼프를 뽑은 미국인들마저 그를 탄핵할 수 있다.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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