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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대권주자들의 ‘육아대디’ 공약, 워킹맘들은 어떻게 보나

“지금도 육아휴직 없어서 못쓰는 것 아냐”…현실적 적용․재원 마련 등 구체적 방안 내놓아야

조유빈 기자 ㅣ you@sisapress.com | 승인 2017.03.03(Fri) 18: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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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세대의 표심을 잡기 위해 대권주자들이 ‘보육공약’을 들고 나섰다. 맞벌이 세대가 많은 지금, 대권주자들은 아빠의 육아휴직과 유연근무를 보장하는데 방점을 찍고 있다. 2012년 대선 당시 육아․보육과 관련된 공약은 박근혜 후보가 들고 나온 무상보육 정책과 ‘아빠의 달’ 도입, 문재인 후보의 ‘아버지 휴가 제도’ 정도가 전부였다. 그러나 지난 5년 사이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고 보육 지원에 대한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면서 이번 대선 공약에서는 ‘남성 육아 확대’가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지난 대선에서 아버지 휴가(2주)를 제안했던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이번 공약은 ‘유연근무제’와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이다. 문 전 대표는 “노동자 삶의 질은 최하위이고 아이를 키우기 힘들다”며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근무시간을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임금 감소 없이 단축하고 유연근무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줄어든 노동시간에 대한 재정 부담은 고용보험에서 지원할 수 있는 체제를 완비하겠다는 것이다. 또 “남성들이 육아휴직을 마음껏 쓸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한다”며 “엄마와 아빠 모두가 가정에 충실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 Pixabay


3040 표심 잡기 위한 대권주자들의 ‘보육공약’은?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역시 ‘육아휴직 3년법’을 중점 공약으로 꺼내 들었다. 최대 3년까지, 3회에 걸쳐 육아휴직을 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자녀 연령도 만 7세에서 만 18세로 대폭 넓히고, 육아휴직 급여도 40%에서 60%까지 늘리자는 주장을 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출산휴가 급여 상한액을 현행 1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올리고, 육아휴직 사용률이 낮은 기업은 정부 지원 대상에서 원천 배제할 것이라는 제재 방침을 제안했다. 또 직장어린이집 설치 의무를 강화해 전체 아동의 10%까지 직장어린이집이 보육하게 하겠다는 공약을 냈다. 안 지사는 지난 2월 20․40 ‘아이 키우기 브런치 토크’를 열어 출산과 보육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를 갖기도 했다. 

 

이재명 성남시장 역시 ‘부모행복 아이행복’ 패키지를 통해 육아휴직을 확대하고 워킹맘과 워킹대디의 8시간 노동을 보장한다는 것을 공약으로 들고 나섰다. 또 어린이집을 자체 운영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의 사정을 고려해 중소기업과 자치단체가 협약을 맺어 준직장어린이집이나 준시립어린이집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이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공공형 어린이집 확대 공약을 내걸었다. 

 

대선주자들의 공약은 ‘육아대디’의 휴직이나 유연근무를 보장해 남녀 모두가 육아를 분담하게끔 한다는 것이다. 근로시간을 단축하고 지원을 늘림으로써 저출산 극복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응답하겠다는 측면이지만, 실제로 공약을 받아들이는 맞벌이 부부들 사이에서는 보완할 점이 상당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직장 문화와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하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많다.

 


이 같은 공약을 받아들이는 ‘워킹맘’들의 생각은 어떨까. 인터넷 맘(Mom) 카페 커뮤니티에서는 육아휴직 3년이나 유연근무제 공약 가능성에 대해 “그렇게 된다고 해도 실행에 옮기는 회사가 몇이나 될까 싶다”, “지금 있는 출산휴가 3개월, 육아휴직 1년도 다 쓰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정부가 시행하고 회사가 받아들여도 성과 평가 기간에는 죄인이 되어야 한다”는 등의 부정적인 여론이 나오고 있다. 

 

육아휴직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협조가 필수적인데, 현실적 분위기상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30대 워킹맘은 “지금도 육아 휴직 날짜가 적어서 못쓰는 것이 아니다”며 “책상 뺏길까봐, 동료 눈치가 보여 못쓰는 것인데 (대권주자들의 공약은 휴직) 기간을 늘리는 것 뿐 제대로 보장해준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현실적인 공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육아휴직자는 정부의 육아휴직 급여 확대와 대상 아동 연령 확대 등의 정책으로 최근 10여 년간 급속도로 늘었다. 한국노동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2년 41명에 불과했던 육아휴직자 수는 2015년 7만8741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이 많은 육아휴직자들이 복직 이후 다시 직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육아휴직을 단순히 ‘보육’을 위해서만 고려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한 네티즌은 “휴직 자체가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며 “대선 공약으로 많이 나오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에 정착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대선주자들의 공약 등을 염두에 두고 육아휴직을 고민하는 한 30대 남성에게 “나도 육아 휴직을 하고 있지만 복직 후 승진 등을 포기한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 회사에서의 승승장구는 속 편히 접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직장 문화와 경제 상황 고려하면 현실성 떨어져

 

공약의 구체성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30대 맞벌이부부라고 자신을 소개한 워킹맘은 “문(재인) 후보의 노동시간 유연화가 (일부) 현실에서는 불가능하지 않느냐”며 “특정한 소수 부문을 제외하고 24시간 돌아가야 하는 제조업이나 공공부문은 일의 특성상 절대 불가능하다. 구체적인 방법과 범위에 대해 궁금하다”고 말했다. 

 

재원 마련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대권주자들이 내놓은 보육정책들 중 기존에 나왔지만 실현되지 못한 것이 많은 이유는 보육정책에 맞는 재원 대책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워킹맘은 “공약 자체는 마음에 들지만 그에 필요한 세금 조달과 효율적 사용 계획 등에 대해서 많이 고민해야 될 것 같다”며 “구미가 당기는 공약은 많지만 그걸 잘 설득시킬 수 있는지, 실행할 수 있는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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