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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의 다음 주자로 등장한 ‘아베’

자민당 당규 개정으로 3연임 장기집권 발판 마련한 아베 총리

김회권 기자 ㅣ khg@sisapress.com | 승인 2017.03.06(Mon) 17: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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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자리로 바로 연결되는 자리. 일본 자민당 총재는 그런 자리다. 그래서 자민당 총재의 임기 문제는 권력 투쟁의 역사였다. 1986년 7월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대승한 뒤 나카소네 야스히로 당시 총리는 같은 해 10월에 끝나는 자신의 총재 임기를 무기한 연장하려고 했다. 하지만 반대파의 견제에 막혀 특례 조항을 신설해 1년 연장하는데 그친 일이 있었다. 

 

나카소네가 이루지 못한 일을 아베 총리는 해낼 수 있을까. 원래 자민당 총재의 임기를 당규에서는 이렇게 규정했다.

 

‘총재의 임기는 3년으로 한다.’

‘총재는 두 번까지만 연임할 수 있다.’

당규대로라면 자민당 총재는 한 사람에게 두 번까지만 허락된다. 3년씩 2번, 6년이 아베에게 허락된 최대의 시간이다. 그 끝은 2018년 9월이다. 아베는 이때가 되면 자민당 총재를 그만둬야 하고 일본 총리 자리에서도 내려와야 했다.

 

3월5일, 도쿄 도내에서는 자민당의 전당대회가 열렸다. 이날, 이곳에서는 중요한 결정이 나왔다. 재임에 6년까지만 가능했던 총재 임기가 3연임에 9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당규가 개정됐다. 이 결정으로 2기 째 집권 중인 아베 총리의 후임을 뽑는 자리였던 2018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 아베가 한 번 더 출마 할 수 있게 됐다. 

 

3월5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참석한 자민당 전당대회에서는 자민당 총재 임기를 기존의 ‘연속 2차례 6년 재임’에서 ‘연속 3차례 9년 재임’으로 연장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 EPA 연합


일본 역사상 최장수 총리 이름 올릴 기틀 마련

 

자민당 당원이 8년 만에 100만명 선을 회복하면서 정권의 반석이 될 당세가 안정을 찾았다는 건 당규 변경을 추진할 자신감이 됐다. 아베는 강조했다. “우리는 결과를 냈다. 고용이 증가했고 임금도 상승했다.”

 

동시에 그가 내세운 건 헌법 개정이었다. “나가야 할 길을 국민에게 선명하게 보여준다.” 자민당이 내세운 정치 방향이었다. 아베는 주변 지인에게 “임기가 짧은 정권에 헌법 개정은 없다”고 말해 왔다. 장기 집권을 해야 헌법 개정을 위한 노력을 본격화시킬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인 셈이다. 이날 전당대회에서도 아베는 “자민당은 헌법 개정 발의를 위한 구체적인 논의를 리드해 나가는 것이 역사적 사명이다”며 속내를 드러냈다.

 

일본 역사에서 역대 최장 총리는 가쓰라 다로 전 총리로 2886일 동안 총리를 지냈다. 하지만 가쓰라는 메이지유신의 출발에 공헌했던 100년 전 인물이다. 전후 총리 중 아베보다 재직기간이 긴 사람은 사토 에이사쿠(2798일), 요시다 시게루(2616일), 고이즈미 준이치로(1980일) 세 명 뿐이다. 지금 페이스대로라면 아베는 2017년 5월에 고이즈미 전 총리를 뛰어넘게 된다. 만약 개정된 당규대로 3연임에 성공한다면 2019년 11월에는 100년 전 인물인 가쓰라를 넘을 수 있다. 세 번째 총재의 임기는 2021년 9월까지다. 이때까지 총리의 의자에 앉게 된다면 그 기간이 3500일이 넘는다. 일본 역사상 최장수 총리에 자신의 이름을 올릴 기틀이 마련됐다.

 

“다음에도 무투표라는 것은 당내 여러 의견을 고려할 때 안 된다.” 포스트 아베를 노리던 이시바 시게루 전 지방창생성의 말처럼 아베는 무투표가 고려될 정도로 절대적 원톱이다. 아베의 원톱을 뒷받침하는 가장 큰 힘은 그 동안의 선거 승리다. 현직 자민당 중의원 국회의원 414명 중 아베 총재 시절 처음 입성한 초선의원이 40%를 넘는다. ‘아베 키즈’라고 불릴 만한 의원들이다.

 

동시에 아베가 집권하는 동안 관저로 몰린 권력도 또 다른 힘이다. 아베의 관저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해졌다. 아사히신문은 “일본정부의 관방 직원이 30년 사이 1000명 이상으로 5배 가까이 늘었다. 각 부처 국장 이상의 인사를 결정하는 ‘인사검토회의’는 하시모토 정부가 설치했는데 이를 주재하는 내각 관방 장관의 권한은 절대적인 것이 됐다”고 보도했다. 제 2차 아베 정부에 취임한 스가 요시히데 관방 장관은 과거 어떤 관방장관보다 인사권을 마음껏 휘두르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의회에도, 내각에도 아베의 힘은 절대적이다.

 

아베가 머리 속 계획대로 자신이 원하는 세 번째 총재직과 총리직을 차지할 수 있을까. 여론 조사에서 나타난 아베 내각 지지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난 미일 정상회담 이후 60%에 육박하고 있다. 안정적인 숫자다. 시모무라 하쿠분 자민당 간사장 대행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나이도 아직 젊고(63세) 지지율도 높다. 건강이라는 축복과 본인의 의욕이 있으니까 더 잘 할 수 있다면 가능한 때다”라며 아베의 3연임을 지지했다. 

 

하지만 집권이 길어지면 그늘도 깊어지는 법이다. 대표적인 게 오사카시의 학교 법인 모리모토학원의 국유지 헐값 취득 문제다. 이 학원은 초등학교 건설 용지로 국유지를 평가액보다 훨씬 싸게 구입해 문제가 되고 있는데 올해 4월 문을 연 이 초등학교 명예 교장을 아베의 아내인 아키에 여사가 맡아서 문제가 됐다. 

 

 

한국과 밀접한 카지노 법안 등 변수 전망

 

아베 총리가 해결해야 될 과제 중 후쿠시마 원전 처리 문제와 카지노 법안 등 여론 조사에서 지지율이 그다지 높지 않은 정책도 변수가 될 수 있다. 특히 카지노 법안은 우리와도 밀접하게 관계된다. 지난해 12월15일 일본 참의원은 내수 진작과 관광객 유치를 위해 카지노를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관광객 유치를 늘리기 위해 리조트 건설에 투자가 몰릴 계획인데, 여기에 카지노가 들어선다. 당연히 중국인 관광객이 주요 고객이다. 영종도 등에 건설되는 우리 복합리조트 사업의 성패에도 영향을 주는 법안이다. 

 

아베의 측근들도 이런 변수를 의식하고 있다. 시모무라 간사장 대행도 그 중 하나다. “총재 임기가 연장되더라도 자동으로 총리직이 연장되는 것은 아니다. 그 사이에 선거가 있다. 만약 진다면 총리의 책임을 묻게 된다. 총리로 3연임 할 수 있는지 여부는 선거를 계속 이기고 생각할 문제다. 쉽지 않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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