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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는 나를 범인(犯人)이라 불렀다”

‘LG發’ 제2의 왕따 사건 우려…회사 측 “일방적인 주장”

이석 기자 ㅣ ls@sisapress.com | 승인 2017.03.07(Tue) 13:4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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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의 일이다. LG전자 직원이었던 정국정씨는 구자홍 당시 LG전자 대표(현 LS-니코동제련 회장)와 간부들을 상대로 ‘왕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회사의 집단 따돌림으로 우울증 등의 정신적 손해를 입었다는 내용이었다. 

 

정씨는 당시 “회사의 자재구매 비리를 폭로했다는 이유로 승진에서 누락되고 이메일 수신까지 제외되는 등 직장 내 왕따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LG전자 측은 “정씨가 억지 주장을 펴고 있다”고 맞섰다. 구 회장 등은 “정씨가 사내 메일(왕따 메일)을 위조했다”며 사문서위조 혐의로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하기도 했다.

 

법원은 정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원고(정씨)가 재직할 당시 구자홍 LG전자 대표이사 등이 집단 따돌림의 불법 행위와 문제점을 알면서도 묵인 또는 방치했다”며 정씨에게 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LG디스플레이 공장 ⓒ 연합뉴스


LG전자 왕따 사건 직원에게 손해배상 판결

 

LG전자 간부들이 정씨를 철저히 따돌리는 이메일을 다른 직원들에게 보내도록 지시한 사실도 법원은 인정했다. 재판부는 “LG전자 간부들이 원고에게 거듭 퇴직을 종용하고, 정식 대기발령도 없는 상태에서 책상과 컴퓨터 등 근무에 필수적인 사무용품을 회수해 정상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박탈했다”고 강조했다. 

 

‘정씨가 왕따 메일을 위조했다’고 법정에서 허위 증언을 하고 직접 메일을 발송한 LG전자 간부 김아무개씨는 모해위증죄(문제의 메일을 보내지 않았다고 법정에서 부인한 혐의)로 검찰에 직권 기소(구속)됐다. 직장 내 왕따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면서 LG그룹에 대한 비난 여론도 덩달아 높아졌다. 

 

최근 LG디스플레이 구미 공장에서도 정씨와 비슷한 왕따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 직원 A씨는 “대기 발령이나 징계 절차 없이 회사가 한 달 가까이 나를 교육장에 방치했다”며 “지난해 말 회사의 안전 문제를 제보한 데 따른 보복 차원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현재 회사에 휴직계를 낸 상태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그 근거로 최근 병원에서 발급받은 진단서를 제시했다. A씨는 “회사에서는 나를 범인(犯人)이라고 불렀다”며 “우울증이 심해지면서 어쩔 수 없이 휴직계를 내고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 측은 “억지 주장”이라고 잘라 말한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징계위원회 절차가 진행되는 만큼 A씨와의 면담을 통해 업무를 조정했다”며 “회사에서 일방적으로 작업을 배제시켰다는 A씨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과연 누구의 말이 맞는 것일까. 시계 바늘을 지난해 11월로 돌려보자. 당시 LG디스플레이 구미 E5 공장의 부실한 안전 관리 문제가 언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작업자는 “OLED 재료를 옮겨 담는 과정에서 가루분진이 발생한다. 이 분진이 날리지 않도록 하는 국소배기장치조차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작업자들은 유해 화학물질에 노출된 채 일을 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2015년 1월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에서 큰 사고가 발생했다. 안전 관리 부실로 근로자 2명이 질소 가스에 질식돼 숨지고, 4명이 다친 것이다. 정부는 원인 파악에 나섰고, 안전조치 이행 여부가 확인될 때까지 E3 라인 전체의 작업을 중지시킨 전례가 있어 우려가 더했다. 또 다시 비슷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으리란 법도 없기 때문이다.

 

 

작업 배제시킨 채 한 달 간 교육장 방치 논란 

 

교용노동부가 또 다시 실사에 착수했다. 다행히 우려했던 문제는 나오지 않았다. 유기물 관련 교육 미비 등의 문제가 나와 시정조치 과태료 65만원을 부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미 공장의 안전 문제를 제보한 사람이 바로 A씨였다. 

 

회사는 제보자를 색출할 것을 지시했고, 12월 말 A씨에게도 호출이 왔다. 이 과정에서 노경팀 간부들이 A씨의 휴대폰을 강제로 빼앗고, 통화명세서 제공에 동의하는 서류에 서명을 강요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회사 측은 “A씨가 서류 제출을 거부해 통화 내역을 받지 않은 만큼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이후 A씨는 회사로부터 철저히 왕따를 당했다. 작업에도 배제된 채 한 달 가까이 교육장에서 방치됐다. 회사 직원 5명으로부터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우울증이 심해지면서 휴직계를 내고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A씨를 현재 노경팀 간부 B씨를 맞고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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