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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민용, 그가 털어놓는 10년 공백 이유

《거침없이 하이킥》 이후 홀연히 사라져…“나 아직 살아 있어요”

이예지 우먼센스 기자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7.03.11(Sat) 18:14:15 | 142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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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당시 안방극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시트콤이 있었다. ‘야동순재’ 이순재, ‘애교문희’ 나문희, ‘식신준하’ 정준하, ‘사육해미’ 박해미, ‘꽈당민정’ 서민정 등의 별칭으로 모든 출연진들이 큰 사랑을 받았던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여기에서 까칠남 캐릭터인 ‘까칠민용’으로 ‘하이킥 신드롬’을 이끌었던 배우가 바로 최민용이다. 그 최민용이 무려 10년의 공백을 딛고 최근 새로운 날갯짓을 시작했다.

 

예측할 수 없는 4차원 행보로 놀라게 하던 최민용은 이 작품 이후 지난 10년 동안 대중과 철저하게 거리를 두었다. 어느 날은 산속으로 들어가 장작을 패며 살았고, 한때는 열쇠공이라는 새로운 직업을 꿈꾸기도 했었다. 사라지다시피 단절된 생활로 점점 대중들의 기억에서 잊혀가던 그가 다시 세상 안으로 들어왔다. 얼마 전 《복면가왕》에서 최민용이 ‘나 아직 살아 있어요’라고 말하듯, 수줍게 웃어 보이며 가면을 벗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입었던 카디건을 입고 출연한 《라디오스타》는 10년 전 그 시절의 추억을 소환하게 했고, 《무한도전》 속 하하와의 티격태격 브로맨스는 미처 알지 못했던 최민용의 예능감을 확인케 했다. 《무한도전》 방송 다음 날 만난 최민용과의 대화는 희로애락을 오갔다. 재미있는 이야기에 빵빵 터지다가도 지난 시간 동안 함께 아파하고 울어준 가족 이야기에 금세 눈물을 글썽거린다. 자기만의 감성이 짙은데, 자기주장도 확고해서 할 말은 꼭 해야 하는 성격이다.

 

© 우먼센스 제공


 

“10년 만에 컴백하기가 쉽지는 않았어요. 세상이 많이 변하기도 했고요. 컴백을 결심한 건 단 하나예요. 낚시하는 모습, 열쇠방에 있는 모습, 캠핑장에서의 모습 등이 사람들에게 찍히고, 그게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부터 ‘근황의 아이콘’으로 불리더라고요. 저를 기다려주시고 기억해 주는 분들에게 ‘이렇게 숨어 지내는 건 예의가 아니다’라는 생각에 방송 출연을 결심하게 됐어요.”

오랜만의 복귀, 결코 쉽지 않았을 결단이었다. 자기를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세대가 탄생했고, 끼도 녹슬었을지 모른다. 그런데 그가 가장 놓치고 싶지 않았던 것 하나, 가장 유념했던 하나가 있었다. 인연이었다.

 

“10년 동안 쉬면서 인연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어요. 어떤 인연이든 소중히 하자. 사람보다 중요한 건 없다. 《복면가왕》 PD와는 친구가 됐죠. 이제는 서로의 캐스팅을 도와주는 사이랄까요(웃음). 악연으로 만났다가도 서로 한발씩 양보하고 맞춰가다 보면 좋은 인연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돈과 명예보다 중요한 게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그에겐 아직 매니저가 없다. 스케줄 체크를 직접 하고, 의상도 직접 픽업하기 위해 발품을 판다. 

 

“1995년, 그러니까 제가 처음 방송을 시작했을 때는 매니지먼트라는 개념이 없었어요. 스케줄 봐주는 현장 매니저 한 명, 스타일리스트 한 명이 전부였죠. 그땐 모든 걸 아날로그 방식으로 했었어요. 그러다가 만난 소속사와 분쟁이 있었죠. 당시 매니저에게 뒤통수를 맞았죠. 법적 분쟁에 휘말렸고, 도저히 함께 일할 수 없는 지경까지 갔었어요. 그때를 생각하면 아픔만 있어요. 트라우마죠.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는데 서로에게 큰 상처만 남겼죠. 모든 게 실망스럽고 회의감이 들고…… 좀 쉬고 싶어서 방송 활동을 마다했는데 그게 10년이나 지났네요.”

 

소속사와의 분쟁…트라우마로 지금도 혼자 일해

 

모두들 궁금해하는 10년 공백의 이유를 그는 조심스럽게 꺼낸다. 아직도 그 아픔에서 채 벗어나지 못한 듯하다. “그래서 최근에 매니지먼트사에서 ‘함께 일해 보자’고 연락이 많이 오는데도 보류하고 있어요. 함께 일할 동료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만 솔직히 엄두가 안 나요.” 그의 얼굴이 금방 어두워졌다. 상당한 아픔이었나 보다. 그런 최민용이 잠시 추억에 잠겼다. 한참을 말없이 생각하던 그가 이내 입을 열었다. 

 

“함께 일하던 스타일리스트가 있는데, 사정상 함께할 수 없어서 아쉬워요. 오래된 사람, 오래된 물건, 오래된 옷을 좋아하죠. 《라디오스타》에서도 10년 전 옷을 입었고, 지금도 10년 넘은 옷을 입고 있네요. 그러고 보니 한 번 맺은 인연은 질리도록 가져가는 스타일이네요.”

© 우먼센스 제공


상처와 아픔, 그리움과 연민 때문에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았던 최민용이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최근 카카오톡을 시작했다는 이야기. 아날로그적 삶을 지향하는 자기로선 엄청난 변화라고 강조한다. 

 

“카카오톡 메신저를 다운받은 지 20일 정도 되었어요. 그 전에는 시도 때도 없이 ‘카톡’ ‘카톡’ 울리는 게 싫었어요. 특히 미팅 중에 그 소리가 울리면 대화가 끊기잖아요.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아예 카톡을 이용하지 않았죠. 그런데 요즘엔 사회생활의 필수 요소더라고요. 카톡을 시작했을 때 주변 사람들이 엄청 반가워했죠. 지금은 슬슬 피해요. 제가 이모티콘 중독자가 됐거든요(웃음).”

무계획이 계획이라는 최민용. 방송에 목매지 않고 살았던 지난 10년은 후회도 반성도 없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한다. “하고 싶은 거 다 하라”는 그의 목소리엔 생기가 묻어 있었다. 

 

“힘든 시간을 묵묵히 잘 견디고, 타락하지 않았던 건 스스로도 대견해요. 사람답게 잘 산 것 같아요. 결혼? 해야죠! 지금까지는 늘 커플 사이에서 운전해 주거나 고기 구워주는 역할을 했었는데, 이제는 저도 커플 데이트를 해 보고 싶네요. 하루하루 충실하게 살 거예요. 잔잔하게 사는 게 목표예요.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그런 하루들이 차곡차곡 쌓이면 훗날이 빛나지 않겠어요?” 

최민용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 불가한 성격의 소유자다. 덕분에 들쑥날쑥했던 우리의 대화. 그 끝에 알게 된 건 그가 진한 사골국물처럼 진국이라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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