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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트럼프 보호무역주의의 첫 희생양인가?

예비판정 20배인 61% 반덤핑 ‘관세 폭탄’…현대重 “납득 어려워”

이석 기자 ㅣ ls@sisapress.com | 승인 2017.03.10(Fri) 10:5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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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과 효성, 일진 등 국내 발전기 제조업체들은 지난해 7월 반덤핑 혐의로 미국 상무부와 무역위원회에 제소됐다. 조사 요청서를 접수한 곳은 ABB와 델스타, 펜실베니아 트렌스포머 테크놀로지 등 미국 업체 3곳이었다. 

 

이들 회사는 “현대중공업 등이 불공정한 가격 경쟁으로 미국 유입식 변압기(LPT) 시장을 황폐화시켰다”며 “덤핑 마진은 51.7%~63.2% 수준으로, 공격적인 가격 경쟁 전략을 통해 유입식 변압기시장의 38%를 장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상무부와 무역위원회는 즉시 조사에 착수했고, 9월 예비판정에서 현대중공업(3.09%)과 일진(2.43%), 효성(1.76%) 등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문제는 미국 상무부가 최근 최종판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국내 업체의 반덤핑 관세를 대폭 상향 조정했다는 점이다. 효성이나 일진은 예비판정과 비슷한 수준의 관세를 부과했다. 하지만 업계 1위인 현대중공업의 경우 예비판정의 20배에 이르는 61%의 반덤핑 관세를 최종판정에서 확정했다. 

 

현대중공업은 즉각 반발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최종판정 결과는 지난해 예비판정과 비교할 때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에 행정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연합뉴스·일러스트 정찬동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높은 반덤핑 관세 부과 

 

재계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대응이 미진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우선 나오고 있다. ABB는 2012년에도 캐나다에서 한국산 제품에 대한 반덤핑 제소를 했다. 이번에 미국에서 진행된 사건 역시 캐나다 제소건의 연장선상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물론 현대중공업 측은 “미 상무부의 최종 판정은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향후 법적 대응을 통해 시시비비를 가린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현대중공업 ‘관세 폭탄’으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2015년까지 한국에 대한 반덤핑 조사는 미국에서 단 한 건도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들어 한국산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가 크게 늘었다. 

 

일례로 월풀사는 지난해 삼성과 LG의 프렌치형 냉장고에 대해 반덤핑·상계관세 혐의로 미국 무역위원회 등에 제소했다. 미국 무역위원회는 1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중국에서 생산한 가정용 세탁기에 대해 각각 52.5%와 32.1%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키로 최종 결정했다. 

 

현대중공업이 트럼프 정부의 첫 번째 희생양이 됐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변압기 제조업체들은 그 동안 한국 기업들을 지속적으로 견제해왔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가 본격화될 경우 국내 업체들이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2일(현지 시간) 한국산 후판에 반덤핑 관세 예비판정을 내린 바 있다. 미국 상무부는 미국에서 유통되는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후판에 각각 2.05%와 1.71%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한국산 인동(구리모합금)의 경우 예비판정(3.79%)의 2배가 넘는 8.43%의 반덤핑 관세를 최종 부과하기도 했다. 

 

이렇듯 미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 사항이었던 ‘보호무역주의’를 실천하기 위해 고삐를 죄고 있다. 당분간 국내 수출업체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현재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박 대통령은 임기 말에 탄핵을 겪으면서 국정 장악력을 대부분 상실한 상태다. 미국에 대응할 수 있는 동력을 상실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한 체계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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