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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반가운 프로야구 시즌에 응원가를 못 부른다면?

시범경기 시작된 2017 프로야구에 주목할 포인트 5개

김회권 기자 ㅣ khg@sisapress.com | 승인 2017.03.14(Tue) 17: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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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심판의 존'이 만들 게임의 변화

 

2016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팀 타율이 가장 높은 팀은 0.282를 기록한 보스턴 레드삭스였다. 팀 타율 0.260 이상인 팀은 9개였고 0.250보다 낮은 팀도 9팀이나 됐다. 반대로 KBO의 경우 팀타율이 가장 높은 팀은 두산 베어스로 0.298이었다. 팀 타율이 가장 낮은 팀은 kt 위즈로 0.276이었다. kt를 제외하면 모두 팀 타율 0.280 이상의 강타선이었다. 

 

이런 강한 공격력은 WBC에서 통하지 않았다. 이스라엘과 네덜란드에 연패한 대표팀이 19이닝동안 올린 득점은 단 1점. 초라한 공격 성적표 탓에 당장 ‘KBO 거품론’이 제기됐다. KBO 내 타율은 허구라는 얘기가 팬들을 중심으로 강하게 제기됐고, 그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 게 '좁은 스트라이크존'이었다.

 

KBO는 올해부터 스트라이크존을 룰북대로 허용된 범위에서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WBC 탓에 생긴 변화같지만, 원래 지난해 시즌이 끝난 뒤부터 계획했던 터였다. 규정대로 적용하겠다는 건데, 그동안 워낙 좁게 적용했으니 선수들은 확대됐다고 체감할 수 있다. 브라이언 밀스 플로리다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2007~2013년 사이 심판이 정확하게 스트라이크 적용을 하는 비율이 올라가면(KBO의 조치처럼 룰북에서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확대 적용하는 것과 비슷) 투수의 방어율은 약 40% 정도가 낮아졌다고 한다. 당장 시범경기부터 바뀐 스트라이크존이 어떤 효과를 가져올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2017년 3월14일, 시범경기를 시작으로 프로야구가 시작됐다. ⓒ 연합뉴스


2. KBO 수준에 대한 실망은 마이너스 흥행?

 

국제대회의 성적과 KBO의 인기는 어느정도 비례한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전승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던 해 KBO의 인기도 덩달아 폭발했다. 국제대회의 호성적은 KBO의 흥행에도 변곡점이 됐다. 2008년에 기록한 관중 500만명 시대는 1995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2006년 첫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4강에 오르고 2회 대회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2013년과 올해는 WBC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국내 리그의 흥행은 어떻게 될까. 일단 적신호는 맞다. 프로야구의 흥행이 국제대회의 흥행과 궤를 같이 해왔다는 점, 그리고 관객들이 일종의 착시효과에서 벗어나게 됐다는 점에서 그렇다. KBO의 흥행의 밑바닥에는 '우리가 괜찮은 야구 리그를 갖고 있다'는 인식이 깔려있는데, 그게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을 먹게 됐다. 메이저리거들이 배출되면서 '우리 야구가 세계에 통한다'고 믿었건만, 그 믿음은 산산히 깨진 셈이다. 그나마 WBC가 흥행에 마이너스 효과를 가지고 온다면? 그걸 만회할 기회가 줄지어 있다는 건 다행이다. 2018년에는 자카르타아시안게임, 2019년에는 프리미어12, 2020년에는 도쿄올림픽, 2021년에는 WBC 등 매년 국제대회가 짜여 있다. 

 

국제대회 흥행은 KBO흥행과도 관련있다. WBC 실패가 2017 KBO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 연합뉴스


3. 응원가를 어쩔꼬~

 

우리 야구장만의 독특한 문화 중 하나가 응원가다. 야구 규칙을 잘 몰라도 내가 좋아하는 선수의 노래는 알고 바꾼 가사도 안다. 다른팀 유명 선수의 응원가도 흥얼댈 수 있을 정도로 노래가 주는 중독성은 꽤 크다. 2010년 한국체육학회지에 발표된 논문인 '프로야구 응원만족도와 팀충성도 및 재 관람의사와의 관계'는 프로야구 응원만족도가 팀충성도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며 재관람의사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 로 나타났다. 응원의 핵심인 '응원가'와 흥행의 상관관계가 나온 셈이다.

 

2000년대 각 구단들이 경쟁적으로 만들어 낸 응원가는 가요와 팝송에 선수의 이름 등을 붙이고 개사해 부른다. 잘 알려진 노래를 써야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다. 그런데 최근 각팀 응원단들 사이에서 응원가를 놓고 고민이 생긴 것으로 전해진다. 인터넷방송 '위리그'에 출연한 삼성 라이온즈 김상헌 응원단장의 얘기가 야구 커뮤니티에서 회자됐다. 응원가들이 저작권 문제가 생겨 삼성의 경우도 응원가를 교체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다른 팀들도 비슷한 이유로 분주한 곳이 많을 것이란 얘기가 퍼졌다. 

 

그동안 응원가에 대한 저작권료는 저작권과 관련한 협회 쪽으로 지불돼 왔다. 저작권료는 전체 입장수입의 0.3%로 책정되기 때문에 관중이 많으면 그만큼 저작권료도 많이 지불한다. 그동안 관행처럼 즐겁게 부르던 응원가지만 개사와 편곡이 문제가 됐다. 원래의 음원을 그대로 사용하는 게 아니라 가사를 바꾸고 편곡이 들어가는 건 원작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음악을 편곡할 경우 작곡자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개사의 경우도 작사자의 허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각 구단의 응원가 살리기 프로젝트는 어떻게 될까.

 

 

4. “내가 바로 4번타자다”

 

무게감 있는 4번 타자 두 명이 2017년 둥지를 옮겼다. 일단 한 명은 2016년 최고의 생산성을 보인 최형우다. 삼성에서 기아로 유니폼을 갈아입고 기아의 4번 타자로 뛴다. 양현종과 나지완을 프리에이전트 시장에서 지킨 기아는 최형우를 얻었으니 명백한 플러스 전력이 됐다. 숫자로 봐도 그렇다. 통계전문회사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최형우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는 2014년 5.55, 2016년 4.13을 기록했고 2016년 7.75로 정점을 찍었다. 투수와 야수를 통틀어 7을 찍은 선수는 최형우가 유일하다. 지난해 최형우는 대체선수를 투입했을 때와 비교해 7.75승을 더 안겼다는 얘기다. 

 

롯데는 비록 황재균이 이탈했지만 '빅보이' 이대호가 메이저리그에서 복귀했다. 이대호는 일본 진출 직전 시즌이었던 2011년에 WAR 6.89를 기록했다. 타격 7관왕을 기록했던 2010년 WAR은 8.82에 달했다. 1루수는 원래 공격력을 자랑하는 선수의 몫이지만 지난해 롯데의 1루수들(김상호, 박종윤)의 성적은 타율 2할8푼9리, OPS 0.740에 불과했고 WAR는 0에 가까웠다. 물론 주장 이대호가 주는 라커룸에서의 효과는 숫자 이상으로 주목할 대목이다.

 

트레이 힐만 감독은 일본과 미국에서 모두 감독을 경험했다. 이번은 한국에서 SK의 감독을 맡게 됐다. ⓒ 연합뉴스


5. 새 감독이 만들 ‘우리 팀 스타일’

 

지금은 SK의 단장이 된 염경엽 전 넥센 감독은 새로 감독을 맡은 첫 해 '염갈량'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영리한 야구를 구사했다. 이론을 필드에 접목하며 지장의 면모를 뽐냈는데, 어쨌든 그가 맡는 동안 넥센은 매해 가을야구에 진출하며 강팀의 면모를 뽐냈다. 염경엽 단장이 감독직을 내려놓은 뒤 넥센은 그 자리에 장정석 운영팀장을 새 감독으로 선택했다. 장 감독은 스타플레이어 출신이 아니라는 점에서 염 단장과 공통점을 갖는다. 프런트에서 일했던 점도 닮았다. 파격적인 선택이란 점도 같다. 그가 보여줄 야구의 1차적인 키워드는 데이터다. 취임식에서 장 감독은 “구단이 축적하고 준비한 데이터가 많다. 지금은 가공을 통해 투수 교체와 작전 타이밍도 뺄 수 있는 2차적인 데이터를 준비하고 있다. 애리조나 캠프에서 데이터를 받을 예정이다”고 말했다.

 

류중일 전 감독 대신 전력이 예전만 못한 삼성을 김한수 감독이 맡게 됐다. 특히 최형우가 빠진 타선의 빈 자리는 꽤 큰 상황이다. '경쟁'을 통한 새 얼굴 발굴을 숙제로 내 건 김 감독은 '기동력 야구'를 하겠다는 것 정도만 밝힌 상태다. 최소 1~2년은 팀을 재정비하고 젊은 선수들을 키우는 시간으로 보내야 한다. 

 

2년 연속 최하위에 그친 kt 위즈는 조범현 감독과 재계약을 없던 일로 하고, 김진욱 전 두산 감독(전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을 새 감독으로 영입했다. 한국시리즈 경험이 있는 감독을 선택했다. 두산 감독 시절 그는 파트를 맡은 코치의 권한을 최대한 존중하며 팀의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스타일이다. 팀을 단단하게 만드는 데 유능한 감독이라 kt에 제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SK는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을 선택했던 롯데에 이어 두 번째로 외국인 감독 트레이 힐만을 불러왔다. 그는 코칭스태프로는 한국에 온 외국인 중 거물급이다. 1990년 마이너리그에서 감독 경력을 시작했고 2003년부터 2007년까지 5시즌 동안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에서 감독을 맡았다. 2006년에는 일본시리즈 우승도 일궜다. 2008년부터는 메이저리그로 컴백해 2010시즌 중반까지 캔자스시티 로열스 감독을 지냈다. 힐만은 일본에서는 일본 야구 스타일을 입히며 유연한 모습을 보였다. 투고타저였던 일본에서는 1점 승부가 중요했기에 동점 혹은 역전을 위해 번트를 적극적으로 사용한 편이었다. 그런 면을 고려할 때 타고투저인 한국에서는 스몰볼보다 미국 스타일대로 좀 더 공격적인 야구를 할 개연성이 높다. 물론 힐만 감독에게는 SK 선수 모두가 뉴페이스다. ‘계급장 뗀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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