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고비만 넘기면 코스피 사상 최고가 간다
  • 이석 기자 (ls@sisapress.com)
  • 승인 2017.03.15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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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끌고 외국인 밀고…22개월 만에 최고치 경신

코스피지수의 상승이 예사롭지 않다. 이번에는 사상 최고치를 뚫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증권가에 확산되고 있다. 어제(14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6.19포인트 상승한 2133.78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오후 한때 2135.40까지 치솟으며 또 다시 연중 최고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코스피가 2130선을 넘은 것은 2015년 5월26일(2,143.50) 이후 거의 22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대로 가면 2011년 4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2231.47)를 뚫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계속되는 레이스 탓인지 15일에는 코스피가 잠시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9시 20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1.05포인트 하락한 2132.73포인트에서 장을 시작하고 있다. 3월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앞두고 경계심리가 강화되고,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현재 코스피가 사상 최고가를 뚫을 수 있을지 여부에 쏠려 있다. 코스피는 최근 몇 년 간 여러 차례 2000선을 돌파하며 최고가 경신 가능성에 불을 지폈다. 그럴 때마다 차익 실현을 노린 환매 세력에 의해 번번이 발목을 잡혔다. 코스피가 하락하면 저가 매수를 노린 자금이 유입됐다가 상승하면 차익실현을 노린 환매로 돈이 이탈하는 양상이 반복되면서 수년째 박스권(1900∼2100)에 머물러야 했다. 

 

ⓒ 연합뉴스

96.64포인트만 넘으면 사상 최고치 경신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우선 외국인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외국인은 최근 7거래일 연속 유가증권시장에서 ‘사자세’를 이어갔다. 6일부터 14일까지 외국인이 순매수한 금액은 1조9366억원에 달한다. 외국인은 14일에도 4011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15일 외국인이 8거래일 만에 매도세로 전환했지만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다. 개인이 529억원을 순매도하고, 기관이 3672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팔자세’를 이어온 것과 차별화되고 있다. 

 

특히 외국인들은 3월10일 헌재의 탄핵을 앞두고 국내 증권가의 불확실성이 높아졌음에도 사자세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시그널로 풀이되고 있다. 외국인들이 집중적으로 매집한 종목은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13일과 14일 이틀 동안 1.87%포인트나 상승하며 사상 최고가(207만7000원)를 연일 경신중이다. 시가총액은 1년 전보다 110조원이나 증가한 290조원을 기록했다. 지난 1년 코스피 시가총액 증가분(120조원)에 맞먹는 규모다. 때문에 삼성전자를 포함한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조금만 힘을 받아도 100포인트 정도는 더 갈 수 있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15일 보고서를 통해 “코스피가 작년 초부터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2200포인트 수준에 저항대가 존재하는데 지난 두 달간 횡보를 통해 안착을 확인한 만큼 2200선까지는 추가 여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채권에서 주식으로 글로벌 자금의 대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점도 코스피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5일 정례회의(현지시각) 세 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경우 주식으로 자금 이동이 더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상반기에 코스피가 2300선을 넘어설 수 있다는 기대감까지 조심스럽게 내비치기도 했다. 한 증권 애널리스트는 “2007년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2000선을 돌파한 대세 상승기에도 금리 인상 이슈가 있었다”며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금리 인상이 단행되면서 채권에 쏠렸던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고 있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사드 보복과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등이 변수

 

중국의 사드 보복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이 박스권 탈출의 최대 변수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최근 사드 배치에 대해 어느 때보다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방부와 롯데가 2월28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부지 계약을 체결하면서 위협 수위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한국 관광 전면금지 조치가 내려지면서 화장품·식품·엔터테인먼트 사업까지 여파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관련 기업의 실적이 하락할 경우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당장에 2150~2200선으로 가는 추세적인 상승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며 “헌재의 탄핵 인용으로 국내 불확실성은 잠시 완화됐지만, 아직 지켜봐야할 대외 이벤트가 많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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