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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 고 열풍에 VR·AR 게임 시장 들썩

넥슨·엔씨, 본격적인 VR·AR 게임 개발에 뛰어들어…넷마블은 아직 모바일 게임에 주력

원태영 시사저널e. 기자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03.17(Fri) 08:00:00 | 143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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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엔씨소프트 등 국내 빅3 게임사들이 최근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게임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형 게임사들은 VR과 AR 게임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이번 넥슨과 엔씨의 VR·AR 시장 참여로, 관련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실제 넥슨과 엔씨는 VR·AR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 그동안은 주로 엠게임·드래곤플라이 등 중견 게임업체들이 VR과 AR 게임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 왔다. 이미 대형 게임사들의 아성이 된 모바일 시장을 벗어나기 위한 전략이었다. 이들 중견업체들은 모바일 시장으로의 재편 과정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했다. 이에 VR과 AR 시장을 선점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을 펼쳐 왔던 것이다.

 

엠게임은 인기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 ‘프린세스 메이커’의 VR 버전을 준비하고 있다. 시리즈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프린세스 메이커 2’를 기반으로 하는 ‘프린세스 메이커 VR’은 딥러닝을 활용해 게임 속 캐릭터가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도 선보일 방침이다. 최근에는 ‘포켓몬 고’와 유사한 AR 게임 ‘캐치몬’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아울러 열혈강호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VR 액션 게임도 개발 중이다. 드래곤플라이는 지난해 4월 광주에 ‘체감형 VR 센터’를 설립할 정도로 VR 게임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자사의 인기 1인칭슈팅(FPS) 게임 ‘스페셜포스’의 VR 버전인 ‘스페셜포스 VR’을 개발 중이다. 한빛소프트 역시 기존 게임의 VR 버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온라인 댄스 게임 ‘오디션’을 활용한 ‘프로젝트A’를 비롯해, 온라인 RPG(역할수행게임) ‘헬게이트’의 VR 버전 게임을 플레이스테이션에서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월2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열린 세계 최대 규모 개발자 컨퍼런스 GDC 2017 행사에서 게임 유저가 블소 테이블 아레나 게임을 시연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블소 테이블 아레나 게임 스크린샷 © 엔씨소프트


 

그동안 VR·AR 게임 시장은 중견업체 위주

 

이렇듯 중견업체 위주로 진행되던 VR·AR 게임 시장에서 넥슨·엔씨와 같은 대형 게임사가 VR·AR 게임 개발에 나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엔씨는 지난 3월2일 자사의 첫 VR 게임을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인 ‘GDC(Game Developers Conference) 2017’에서 최초로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한 게임은 ‘블레이드&소울 테이블 아레나’다. 원작 PC 온라인 게임인 ‘블레이드&소울’(블소)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실시간전략(RTS·Real Time Strategy) VR 게임이다. 블소 테이블 아레나에서는 블소의 다양한 등장인물이 귀여운 모습의 SD 캐릭터로 등장한다. 유저들은 VR 컨트롤러를 사용해 캐릭터 유닛을 전장(Arena)에 소환하고 상대의 진영을 공격할 수 있다. 아울러 훈련과 승급을 통해 유닛을 성장시킬 수도 있다. 다른 유저와 대결하는 1대1 이용자 간 대전(PvP) 모드가 핵심 콘텐츠다. 블소 테이블 아레나는 향후 오큘러스 플랫폼으로 출시 예정이다.

 

그동안 엔씨는 VR·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연구하는 게임 이노베이션실(GI실)을 운영해 왔다. 그 첫 번째 결과물로 내놓은 것이 바로 이번 블소 테이블 아레나다. 손동희 엔씨소프트 GI실장은 “엔씨소프트의 지적재산권(IP)과 VR을 결합한 첫 시도”라며 “가상현실과 같은 차세대 기술을 활용한 연구·개발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넥슨도 최근 AR 기술 투자에 나서고 있다. 넥슨은 3월2일 AR 기술을 보유한 기업인 플레이퓨전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플레이퓨전은 영국 소재 온라인 게임 개발사 제이스 게임즈 스튜디오(Jagex Games Studio) 출신의 운영진들이 2015년 설립한 회사다. AR 및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해 게임과 장난감을 연결하는 ‘토이즈투라이프(Toys-to-Life)’ 장르에 주력하고 있다. 토이즈투라이프 시장 규모는 2015년 약 30억 달러로, 2018년엔 약 90억 달러 규모로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넥슨과 플레이퓨전은 양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실제 캐릭터 피규어와 카드를 게임에 등장시켜 인게임(In-game) 경험을 확대하는 등 독특한 체험을 게임 유저들에게도 제공할 계획이다. 넥슨 일본법인 오웬 마호니 대표이사는 “게임과 캐릭터 피규어, 액세서리 등을 연결하는 플레이퓨전의 전문성과 게임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넥슨의 노하우를 결합해 유저들에게 깊이 있고 매력적인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VR·AR 시장을 관망하던 넥슨과 엔씨가 움직인 배경에는 경쟁업체인 넷마블보다 앞서 해당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다고 말한다. 과거 넷마블이 다른 두 업체보다 빠르게 모바일 시장에 뛰어들어 시장을 선점했고, 이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모바일 시장 1위를 지켜온 것과 같은 행보를 밟겠다는 계산이다. VR·AR 게임 시장 전망도 나쁘지 않다. 시장조사기관 디지캐피탈에 따르면, 글로벌 AR·VR 시장 규모는 2021년 1080억 달러(약 12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또 다른 빅3 업체인 넷마블의 경우, 아직까지도 VR·AR 시장에 대한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VR 요소가 첨가된 모바일 낚시 게임 ‘피싱 스트라이크’에 대한 글로벌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퍼블리셔로서의 계약에 불과하다. VR·AR 시장보다는 현 모바일 시장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넥슨과 엔씨의 경우,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모바일 시장에 진출해 왔다. 그러나 이미 모바일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넷마블의 벽을 결국 넘어서지 못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비싼 VR 전용기기 가격과 VR 게임 장비인 HMD(Head Mounted Display) 착용의 불편함 등으로 인해 VR 게임이 대중화에 실패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도 일부 하드코어 게이머들로 수요가 한정돼 있는 상황이다. 과거 3D TV의 실패 사례를 답습할지도 모른다는 견해도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현재 VR 기기와 관련해서 개발업체들도 기기 개선을 통해 멀미 방지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며 “가격 역시 기술이 개발됨에 따라, 점차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과거 모바일 게임도 초창기에는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다”며 “VR·AR 게임 역시 시장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여전히 많다. 하지만 관련 플랫폼에 대한 개선과 더불어 히트 게임이 나올 경우, 빠르게 VR·AR 시장으로 재편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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