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원 1600만명’ 촛불집회 참가 규모, 설문조사 결과와 일치
  • 이민우 기자 (mwlee@sisajournal.com)
  • 승인 2017.03.17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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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8% “참여한 경험 있다”…집회에 대한 인식 대폭 개선

지난해 10월29일 시작한 이후 전국 곳곳에서 개최된 촛불집회. 134일간 총 20차례 열리는 동안 집회에 참가한 인원은 총 1600만명(주최 측 추산)을 넘어섰다. 일각에선 이 규모가 다소 과장됐을 것이란 시각이 있다. 경찰 측 추산 인원과 격차가 큰데다 탄핵반대 집회 규모 또한 ‘뻥튀기’가 심해 생긴 현상이다.

 

하지만 집회 참여 경험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참가 인원이 사실과 가깝다는 내용이 밝혀졌다. 시장조사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의 조사 결과, 국민 3명 중 1명 정도(32.8%)는 최근 열린 대규모 촛불집회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2월21일부터 2월23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집회'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다.

 

이 결과를 신뢰한다고 가정할 경우, 촛불집회 참가 인원이랑 유사한 결과 값이 나온다. 2017년 통계청의 추계 인구는 5144만명이다. 여기에 촛불집회 참여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32.8%)을 적용할 경우, 촛불집회 참여 인원은 1687만 명에 달한다. 주최측이 추산한 연인원 1600만명에 근접한 수치다.

 

ⓒ 시사저널 최준필

촛불집회 이후 집회에 대한 긍정적 인식 대폭 커져

 

붉은 깃발과 복면, 물대포와 소화기의 공통점이 있다.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집회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품들이었다. 다수의 국민들이 ‘집회’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이기도 했다. 그만큼 국민들 사이에선 집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했다.

 

촛불집회 이후 집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다. 부정적 인식으로 가득했던 집회를 바라보는 시선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급선회했다. 국민의 74.5%는 집회에 대해 “국민으로서 의사를 표현하는데 효과적”이라고 답했다. 촛불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은 여성(77.4%)이 남성(71.6%)보다 더 컸다. 연령별로는 40대(79.2%)에서 긍정적 인식이 강했다. 20대와 30대도 각각 76%, 75.2%로 평균보다 높았다. 50대 이상에서는 67.6%로 평균 이하를 기록했다.

 

집회를 통해 자신의 의사가 국정에 반영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도 60.3%에 이르렀다. 역시 진보성향일수록 집회를 활용해 국가의 잘못된 점을 바로 잡을 수 있고(진보 78%, 중도 66.6%, 보수 46.6%), 개인의 의사를 국정에 반영시킬 수 있다(진보 74%, 중도 59.1%, 보수 37.4%)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경향을 보였다. “집회도 축제처럼 즐길 수 있는 일종의 문화”라고 동의한 국민도 69.2%나 됐다. 반면 집회에 참여한다고 해도 특별히 변화하는 것은 없다는 인식은 3명 중 1명 정도(32.2%)에 그쳤다. 

 

자료: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단위:%)


국민 47.8% “맞불집회 의견도 존중해야”

 

촛불집회와 반대되는 입장을 보였던 ‘탄핵반대 집회(맞불집회)’에 대해선 대체로 부정적 인식이 강했다. 맞불집회가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10명 중 2명(18.8%)만이 맞불집회가 선동된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진 것이라고 바라봤다. 맞불집회의 목적을 묻는 질문에도 개인의 정치적인 의견을 보여주기 위해서(32.2%)라기보다는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 참석했을 것(42.2%)이라는 시각이 좀 더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그들의 의견도 존중해야 한다는 이들이 많았다. 맞불집회에 대한 인식을 평가한 결과, 47.8%는 맞불집회 참가자들의 의견도 존중해줄 필요가 있다고 응답했다. 이 같은 인식은 50대 이상(62%)과 보수층(73.3%)에서 두드러졌다. 다만 69.6%는 맞불집회로 인해 세대갈등이 다시 심화되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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