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 단 두 문장으로 마무리한 박근혜의 포토라인 메시지
  • 김회권 기자 (khg@sisajournal.com)
  • 승인 2017.03.21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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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21일, 오늘의 ‘19대 장미대선 레이스’

너무나 많은 뉴스가 쏟아지는 요즘입니다.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되고, 19대 장미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관련 뉴스 역시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습니다. 기자들도 쫓아가기 벅찰 정도입니다. 아마 독자 여러분은 더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뉴스 홍수 시대, 매일 19대 장미대선 레이스 관련 뉴스를 정리해드립니다. 

 

ⓒ 사진공동취재단

9시13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삼성동 사저의 문이 열렸습니다. 검은색 고급 세단이 집 안에서 나오더니 앞뒤를 왔다갔다하며 자리를 잡았습니다. 2분 뒤, 박 전 대통령이 사저에서 나와 차량에 올랐습니다. 차 안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경찰의 통제 속에 8분 만에 서울지검 정문을 통과했고 9시25분 포토라인 앞에 섰습니다. 박 전 대통령 변호를 맡은 손범규 변호사는 전날인 20일 기자들에게 문자메세지를 보내 “내일 검찰 출두에 즈음해 박 전 대통령이 입장을 밝힐 것이다. 준비한 메시지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언론들은 박 전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던질 것인가 예상하는데 주말을 할애했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꺼낼까. 단 두 문장이었습니다. 

“국민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 

박 전 대통령 입장에서는 전략적으로 볼 때 저렇게 담백하게, 교과서적으로 이야기하는 게 맞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들은 조금 더 긴 이야기를 들을 자격이 있는데 말이죠. 잔치집에 먹을 것 없다더니, 딱히 들을 것 없는 메시지였습니다.

 

 

한겨레신문 : ‘거짓의 정치’ 피의자 박근혜, 검찰 앞에 선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433억원 뇌물수수 혐의 피의자로 3월21일 오전 9시30분 검찰에 출석했습니다. 전직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는 것은 역대 네 번째이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8년 만입니다. 출두에 대비해 검찰청은 어제 밤부터 전면 통제에 들어갔습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의 13개 혐의 중 삼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와 미르·케이스포츠재단 강제모금, 청와대 문건 유출,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물어볼 것으로 보입니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비서관 등과의 대질 신문은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세계일보 : 朴, 송곳 질문 대비 변호인들과 5시간 넘게 '방어전략' 점검

 

결국 검찰 조사를 받게 된 박 전 대통령. 출석을 하루 앞둔 20일, 변호인단과 함께 피의자 신문 예행연습에 전력을 다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출두 당일의 대국민 메시지 준비에도 공을 들였다고 합니다. 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정장현 변호사는 이날 오전 서울 삼성동 사저를 방문해 5시간 넘게 머물렀고 청와대 비선 진료, 차명폰 조달 의혹 등에 연루된 이영선 행정관도 사저를 찾았습니다.

경향신문 : “시끄러워 잠 못 자” “태극기 안 들었다고 폭행”…박 전 대통령 자택 주변 112 신고 ‘4일간 146건’

 

지난 12일 서울 삼성동 자택으로 옮겨간 뒤 4일간 지지자들의 소란 등과 관련해 112로 신고된 접수가 146건에 달합니다. “군가를 크게 틀어 잠을 잘 수가 없다”, “태극기 들지 않았다는 이유로 빨갱이로 몰렸다” “앰프 소리가 시끄러워 3일간 잠을 못 잤다”는 등 주민들은 다양한 불편을 말하고 있습니다.

중앙일보 : 선거인단 조직적 동원? 문·안캠프 정면충돌

 

안희정 캠프의 멘토 단장인 박영선 의원은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문 후보는 노조에 부탁해 (선거인단) 집단 가입을 시켰고, 지역위원장이나 기초의원들에게 몇 백 명, 몇 천 명씩 모집하도록 지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박영선 의원은 문 후보가 19일 TV토론에서 매머드급 선거캠프에 대한 비판을 받자 “강물이 흘러가면서 많은 물을 만나고 모아 마침내 바다에 도달하는 것이 정권교체”라고 한 발언을 두고 “내가 보기에는 오물까지 다 쓸어서 잡탕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점점 거칠어지고 있습니다.

한겨레신문 : 호남경선 앞두고 ‘지역감정 수렁’ 자초하는 민주당 

 

게다가 지역감정 자극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문재인 캠프의 부산시민통합캠프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이야기한 ‘부산 정권’이란 표현이 논란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경쟁자들은 ‘지역주의’라고 날을 세우고 있는 반면 문캠프 쪽은 발언의 앞뒤 문장과 맥락을 무시한 근거없는 공세라고 비판했습니다.

호남 경선을 앞둔 경쟁은 갈수록 과열되고 있습니다. 문재인 캠프가 ‘지역구도 타파’를 외쳤는데도 경쟁자들이 ‘부산 대통령’이란 표현에만 방점을 찍고 비판하는 것은 참여정부에 드리워진 지역주의 논란을 다시 부추기는 의도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한국일보 : 문재인 등락 엇갈리는 가운데 안희정은 다시 상승세

 

어쨌든 탄핵 결정 뒤 안희정 지사는 상승세를 탔습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지지율이 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2위 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의 지지율은 일제히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MBN과 리얼미터가 15~17일 전국의 유권자 2,0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2.2%포인트)에 따르면 문 전 대표(36.6%)와 안 지사(15.6%)의 지지율은 1주일 전에 비해 나란히 1.5%포인트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문 전 대표의 경우 한겨레가 리서치플러스에 의뢰해 17~18일 1,212명의 유권자를 상대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선 3~4일 조사보다 5.1%포인트 하락한 27.7%,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2,000명을 대상으로 18~19일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에선 34.7%에 그쳤습니다. 반면 안 지사는 한겨레 조사에선 앞선 조사보다 3.2%포인트 상승한 16.4%, 중앙일보 조사에서는 21%로 뚜렷한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동아일보 : 한국당 또 盧 거론… ‘친노 vs 보수’ 프레임 노려

 

또 다시 등장한 노무현 전 대통령입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20일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은 의로운 죽음이 아니었다”고 재차 노 전 대통령을 공격했습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문 전 대표가 역사상 가장 깨끗한 세력인 것처럼 ‘적폐 청산’을 주장하는데 먼저 노 전 대통령 일가 뇌물 사건을 다시 수사하라고 검찰에 말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대선 구도를 좌우 대립으로 가져가고 싶은 걸까요?

국민일보 : 홍준표의 막말 퍼레이드, 계산된 발언? 타고난 스타일?

 

홍 지사는 친박을 강력 비판하면서도 박 전 대통령 탄핵에는 반대합니다. 친박과는 선을 긋되 박 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은 그대로 안고 가겠다는 포석입니다. 그런 전략을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 여론조사에서는 9.8%까지 지지율이 올라왔습니다. 이제 곧 두자리입니다.

동아일보 : “도지사 보궐선거 없을것” 홍준표 사퇴 타이밍 꼼수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20일 “보궐선거는 없다. 보궐선거를 노리는 사람들은 헛꿈 꾸지 말라”라고 했습니다. 어찌된 일일까요? 대선 본선에 나서려면 4월 9일까지 공직에서 사퇴해야 합니다. 광역단체장은 내년 6월 말까지 임기가 남아 있습니다. 임기가 1년 이상 남으면 보궐선거를 치릅니다. 따라서 4월9일 사퇴하면 5월9일 대선일에 광역단체장 보궐선거도 함께 치러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법의 꼼수를 피해 사퇴는 해도 보궐은 없고 경남도정은 도지사 없이 홍지사가 임명한 도지사 권한대행이 운영하면 된다고 합니다. 거참...

세계일보 : 김관용·김진태·이인제·홍준표 4人 생존

 

어쨌든, 그런 와중에 자유한국당도 2차 예비경선을 마쳤습니다. 2차까지 생존한 4명은 김관용·김진태·이인제·홍준표 후보입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과 검찰 수사에도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되는 김관용·김진태·이인제 후보가 본경선에 진출해 계파가 건재함을 입증했습니다. 하지만 최종후보로는 1차 예비경선에서 절반에 가까운 지지를 받은 홍 후보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많습니다. 홍 후보는 이날 발표된 2차 예비경선에서도 다른 주자들을 여유 있게 따돌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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