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 당하면서 ‘설득의 용기’ 얻는다
  • 신수경 북 칼럼니스트(서울문화사 출판팀장)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03.22 15:49
  • 호수 143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거절당하기 연습》의 저자 지아 장, 실제 ‘100번 거절당하기’ 프로젝트 수행

 

데이트 신청, 친구와의 만남, 회의석상, 투자 제안 등에서 거절을 당해 본 적이 있는가? 누구나 한 번쯤은 일상에서 거절당한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매일 수십 차례의 거절을 당하면서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반대로 우리가 거절해야 할 일들도 생각보다 많다. 보편적으로 자신의 제안을 상대가 거절하면, 실망하고 의욕이 상실돼 또 거절당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마저 생기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매번 그렇게 거절당할 것이 두려워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다면, 그 상황이나 자리를 모면하는 데만 급급하여 좋은 기회를 날려버리게 될지도 모른다. 《거절당하기 연습》의 저자 지아 장(아래 사진)은 실제로 ‘100번 거절당하기’라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무려 100번의 거절당하는 연습을 했다. 그는 이 책을 통해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거절로 인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용기를 가지는 방법을 알려준다.

 

지아 장은 중국 베이징에서 태어났고, 10대 때 미국으로 건너가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안정적인 회사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는 어릴 적부터 빌 게이츠처럼 사업가가 되고 싶었다. 결국 사업가로서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된 장은 드디어 꿈에 그리던 앱 개발 회사를 설립하게 되었고, 몇 달 동안 새로운 제품을 만들기 위해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했다. 드디어 결전의 날, 그는 투자를 받기 위해 제안서를 제출했다. 준비는 완벽했고, 분명 좋은 투자처가 나타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장의 제안서에 대한 상대방의 답변은 이랬다. “아니요!”

 

《거절당하기 연습》의 저자 지아 장 © 한빛비즈 제공


거절당해도 목표 잃지 않는 방법 배우고자

 

장은 어릴 적부터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스케치했는데, 한번은 삼촌에게 운동화에 바퀴를 다는 아이디어를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삼촌에게서 들은 답변은 그런 건 집어치우고 공부나 열심히 하라는 것이었다. 낙담한 장은 아이디어 스케치북을 다시 서랍에 쑤셔 넣었고, 장학금을 받기 위해 하루에 수백 개의 영어단어를 외우는 일에만 전념했다. 그는 비록 우수한 학업성적으로 졸업할 수 있었지만, 얼마 후 실제 바퀴 달린 신발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면서 그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왜 삼촌의 거절 한마디에 그렇게 두려워했던 것일까? 삼촌은 그저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을 뿐인데. 이렇듯 상대의 반응이 지지가 아닌 질책으로 다가올 때, 우리는 낙담하고 실망하게 된다. 거절을 당했을 때, 그 결과에 너무 집착하지 않았더라면 허무하게 기회를 날리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세상에서 거절당하는 것이 가장 두려웠던 장은 어떻게 하면 거절을 당했을 때 당황하지 않고 의연하게 견뎌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는 ‘100번의 거절당하기 프로젝트’를 시작해 보기로 결심했다. 어떻게 보면 말도 안 되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장은 수많은 거절을 경험했고, 그때마다 두려움에서 벗어나 오히려 그 거절을 통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용기를 배웠다. 장은 투자 제안서를 거절당한 이후 단순히 거절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만이 아니라, 거절을 당했을 때도 목표를 잃지 않고 그것을 향해 꾸준히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을 배우고 싶었다.

 

프로젝트 첫날, 그는 사무실 건물 경비원에게 “100달러만 빌려주시겠어요?”라고 물었다. 그 경비원은 당연히 거절했고, 장은 당황했다. 얼굴이 화끈거리고 귓속에서 윙 하는 소리까지 들리는 듯했다. 그렇다고 그 경비원이 강하게 대꾸한 것도 아니고, 싸움을 걸려고 한 것도 아니었는데, 순간 어디론가 숨고 싶은 마음에 자신감마저 사라지는 듯했다. 경비원에게 자신이 100달러가 필요한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하여 그를 설득할 수는 없었을까? 그 경비원이 처음엔 거절했지만, 한 번 더 용기를 내 설득했더라면 승낙했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지아 장 지음 한빛비즈 펴냄 276쪽 1만3000원


거절 자체보단 자신이 실망할까봐 더 두려운 것

 

장은 100번의 ‘거절당하기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거절의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되었다. 한번은 전혀 알지도 못하는 집의 초인종을 눌러 마당에 꽃을 심어도 되겠냐고 물었다. 상대가 대답하기 전에 “제가 이상해 보이죠?”라며 자신이 황당한 제안을 하고 있다고 먼저 인정했다. 그랬더니 집주인은 자기보다는 꽃을 좋아하는 근처 다른 집을 소개해 주기도 했다. 또 한번은 뉴욕의 관광명소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함께 사진을 찍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그들 중 처음에는 주저하다가 부탁을 들어준 사람들이 있었다. 그가 왜 함께 사진을 찍고 싶은지를 설명했기 때문이다. 이렇듯 거절당한 후에도 차분히 제안한 이유를 설명하면 상대의 행동을 이해하게 되고, 가끔은 거절이 승낙이 되어 더 나은 제안으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었다.

 

사실 우리는 상대방이 안 된다고 말하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반응, 특히 자신이 실망할까봐 더 두려운 것이다. 하지만 거절은 상대에게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만들고, 이것이 오히려 기회로 돌아오기도 한다. 무엇보다 상대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앞선 사례들을 보더라도 상대방의 의심을 인정하고 풀어주면 상대와 자신이 편안해지고 신뢰가 두터워진다.

 

오늘도 거절당할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그럴 때마다 실망하고 좌절할 것인가. 두려움 때문에 얼굴이 빨개지고 바보처럼 더듬거리고 상황을 피하려고만 급급해할 것인가. 거절을 당했다면 피하지 말고 상대를 설득하여 승낙을 받아내 보는 건 어떨까. 이렇듯 모든 일에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는 힘이 뒷받침되어야 새로운 기회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