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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전기차의 한국 상륙 작전, 만만찮네

국내서 보조금 무혜택·충전시설 미비·급발진 사고차 이미지 등 3대 장벽 넘어야

박견혜 시사저널e. 기자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03.25(Sat) 12:09:09 | 14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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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전기차 시장 1위 업체 테슬라가 한국에 상륙했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주도했던 국내 전기차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다만 테슬라는 만만치 않은 과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한국의 주거문화, 보조금 무혜택, 급발진 사고 이미지 등 삼중고(三重苦)가 테슬라 질주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시판 중인 전기차보다 1억 정도 비싸

 

3월15일 태평양을 건너온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경기도 스타필드하남에 1호 매장을 열고 고객맞이에 나섰다. 그간 베일 속에 가려 있던 테슬라 하남 매장은 흰색과 붉은색 ‘모델S90D’ 2대를 전시하며 국내 시장 진출 서막을 열었다. 그간 테슬라는 온라인을 통해 한국 고객으로부터 차량 주문을 받아왔다. 한국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테슬라 코리아는 3월15일 경기 하남시에 위치한 스타필드하남에 테슬라스토어 국내 1호점 오픈과 함께 국내 영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 시사저널 박정훈


테슬라는 2013년 주력 모델S를 출시했다. 모델S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정한 가장 안전한 차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 뒤 모델D와 모델X 등 프리미엄 전기차를 잇달아 출시하며 쾌속질주하고 있다. 테슬라는 한국에서 정부 인증을 받은 스포츠 세단 모델S90D부터 판매한다. 환경부 측정결과에 따르면, 모델S90D는 1회 충전으로 378㎞를 달린다. 또 상반기 모델S 전 라인업을 출시한다. 올해 안에 모델X, 내년 보급형 전기차 모델3를 출시할 계획이다.

 

테슬라는 국내에 이미 시판 중인 다른 전기차보다 훨씬 비싸다. 모델S90D 기본 사양이 약 1억2100만원, 풀 옵션은 1억6100만원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전기차인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4000만~4300만원이다. 한국GM이 상반기 출시할 쉐보레 볼트EV는 4000만원가량으로 예상된다. 테슬라는 순수 전기차가 아닌 수입 프리미엄 세단을 경쟁 모델로 지목했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시장 변화를 앞당기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한다. 주행 성능은 수입 프리미엄 세단에 버금간다. 모델S90D는 미국에서 휘발유 프리미엄 세단 벤츠 CLS클래스, BMW 6시리즈, 아우디 A7 등이 경쟁 모델로 간주된다. 고성능 가솔린 세단 못지않은 주행 성능 덕이다. 모델S90D는 정지 상태에서 4.2초 만에 시속 100㎞에 도달한다.

 

소비자들의 관심도 뜨겁다. 테슬라 코리아 관계자는 “고객 인도까지 3개월 넘게 소요될 예정임에도 시승 신청이 쇄도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지원하는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구매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가 초반 돌풍을 일으키자 수입차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주행 성능과 판매 가격에서 벤츠 대형 세단 CLS클래스나 BMW 대형 세단 6시리즈와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초반 돌풍을 실제 판매실적으로 이어가려면 테슬라가 해결해야 할 세 가지 과제가 있다. 우선 전기차 구매 보조금 문제다. 테슬라 구매자는 정부가 지원하는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받지 못한다. 환경부가 정한 보조금 지급 기준에 따르면, 공용충전기로 10시간 내 완속 충전 가능한 전기차만 보조금 지급 대상이 된다. 테슬라 전기차는 완속 충전에 14시간 걸리는 탓에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에 국내 전기차에 비해 가격 경쟁에서 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시·도별 차이는 있지만, 국내 전기차 보조금은 2000만원가량이다. 국내 시판 전기차와 모델S90D 간 가격 격차는 보조금이 끼어들면서 더욱 커졌다. 보조금 혜택을 받으면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실구매가는 2000만원대로 떨어진다. 볼트EV도 비슷하다. 모델S90D와 1억원까지 가격차가 벌어지게 된다.

 

 

테슬라 충전 방식, 일반 전기차와 달라 불편

 

충전시설 설치와 관련된 문제도 안고 있다. 미국은 가구마다 충전기를 설치할 수 있는 개인 주택 문화를 갖고 있다. 반면 한국에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이 많다. 테슬라는 전용 완속 충전기인 데스티네이션 차저(Destination Charger)로 5~6시간 만에 100% 충전이 가능하다. 다만 아파트 가구마다 설치하기 어렵다. 이는 충전 편리성이 중요한 전기차에 약점으로 작용한다. 게다가 테슬라는 일반 전기차와 다른 충전 방식을 택하고 있다. 국내 공용충전기와 ‘충전 궁합’이 맞지 않는다. 테슬라 전기차 충전 방식은 유럽 규격인 타입2인 데 반해, 국내 공용충전기 방식은 DC차데모·DC콤보·AC3상이다. 방식이 달라 공동 충전이 불가하다.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과 기아차 레이·소울EV는 DC차데모 방식(2017년형은 DC콤보 방식)이다. 르노삼성 SM3 Z.E는 AC3상 방식, 한국GM 스파크EV와 BMW i3는 DC콤보 방식이다.

 

테슬라는 공용충전기의 AC3상 방식으로도 차량 충전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AC3상 방식은 테슬라 전용 충전 설비가 아니어서 16㎾ 속도의 중속 충전만 가능하다. 완전 충전까지 약 5시간이 걸린다. 공용충전기로 급속충전(약 30~40분)이 가능한 시판 전기차와 충전시간에서 차이가 난다. 테슬라는 충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슈퍼차저(급속충전기)를 연내 5~6곳에 설치할 계획이다. 테슬라 관계자는 “강남 신세계백화점과 여주 프리미엄 아웃렛 등에 데스티네이션 차저를 설치했다”며 “올해 안으로 데스티네이션 차저 25대와 슈퍼차저 5대 등 총 30대가량의 충전기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지창 급발진’ 사건으로 대표되는 급발진 사고 이미지도 테슬라에 걸림돌이다. 배우 손지창은 지난 1월 자신의 SNS에 본인 소유 테슬라 모델X의 급발진 사고 소식을 올렸다. 그는 “테슬라가 차의 결함을 찾지 않고 자신의 실수로 뒤집어씌우려 했다”고 적은 바 있다. 이는 국내에서 ‘테슬라 손지창 급발진’ 사건으로 회자됐다. 테슬라는 “조사결과 차량 자체에 결함이 없었으며, 손씨의 과실로 드러났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손지창은 “소송을 불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도 테슬라에 곱지만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모델X 급발진 사고에 대한 미 도로교통안전국 조사는 아직 진행되지 않고 있어 이미지 회복에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테슬라는 서울 강서구 등촌동과 강남구 청담동 등 두 곳의 AS센터에서 10여 명의 인력으로 국내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서비스센터가 단 두 곳이면 너무 적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비스망 부족이 테슬라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그러나 적은 것이 당연하다는 의견도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테슬라가 갓 시작해 얼마 팔릴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AS센터만 무작정 많이 지을 순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판매량이 늘면 자연스레 AS센터도 늘어날 것이라는 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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