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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산업 주도권, ‘플랫폼’으로 이동 중”

[인터뷰] 현대차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 총괄하는 김민수 브랜드전략실장 “스타트업과의 협업에 제한 없다”

박견혜 시사저널e. 기자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04.08(Sat) 10:26:39 | 14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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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혔던 문이 열리고 있다. 내부 역량 키우기에 골몰하던 기업들이 외부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바로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이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그리고 스타트업이 협력해 정보를 교류하고 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경영 전략이다. 4차 산업혁명의 과도기에, 오픈 이노베이션은 ‘기업 내부 역량에만 의존하면 미래 혁신이 불가능하다’는 뼈저린 자기 성찰의 반영이기도 하다.

 

현대자동차도 오픈 이노베이션에 적극적이다. 그 중심에 김민수 현대차 브랜드전략실장이 있다. 김 실장은 “자동차 산업 밸류 체인(Value Chain·가치 사슬)의 중심이 제조회사에서 자동차에 들어가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회사로 이동하고 있다”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최근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하고 있다. 독일 화학기업 ‘바스프’와 손잡고 지난해 파리모터쇼에서 첨단 소재로 무장한 고성능 스포츠카 ‘RN30’을 공개했다. 또 커넥티드카(Connected Car·다른 차량이나 교통 및 통신 기반 시설과 무선으로 연결된 차량) 개발을 위해 미국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시스코’와도 전략적 업무 협약을 맺었다. 3월28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현대차 본사에서 김민수 실장을 인터뷰했다.

 

김민수 현대자동차 브랜드전략실장 © 시사저널 이종현


 

현대차가 오픈 이노베이션에 각별히 신경 쓰는 이유는.

 

세상이 달라졌다. 과거 자동차 회사는 규모의 경제를 중시했다. 현대차는 그간 수직계열화를 통한 가격과 품질 관리를 가장 잘해 왔다. 제조업체 경쟁력은 수직계열화에서 기인했다. 그러나 지금은 자동차와 관련한 새로운 환경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우버(모바일 차량 예약 서비스)와 같은 공유경제, 조만간 현실화되는 자율주행차 등 산업 여건들이 자동차 회사들로 하여금 미래 경쟁력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현대차 내부 역량이 아닌 외부의 새로운 역량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대차는 회사 내부적으로 갖고 있지 않은 역량을 외부 조직과의 협력을 통해 확보하고자 한다. 현대차가 오픈 이노베이션을 고민하는 이유다.

 

 

현대차는 수직계열화에 장점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오픈 이노베이션은 기업과 기업 간 ‘수평적 교류’가 특징인데.

 

현대차에 익숙한 협업의 모습은 협력업체를 아래에 두고 협력업체 자체를 수직계열화하는 것이었다. 이 방식은 핵심적인 기술이 회사 내부에 있고, 그 기술을 아래에 있는 협력업체와 나눈다는 개념이었다. 현대차가 오픈 이노베이션을 하는 이유는, 회사가 갖고 있지 않은 장점을 협력 스타트업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는, 그들(스타트업)과 우리의 기술 수준 우위를 따지는 게 의미가 없어진다.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는 당연히 스타트업 등 협력업체와의 관계가 수평적이 될 것이다.

 

 

현대차는 이전에 애플·구글 등 글로벌 IT(정보기술)업체와 협력했고, 최근에는 중국을 겨냥한 준중형 세단 ‘올 뉴 위에동’에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의 카라이프도 탑재했는데.

 

과거 사람들은 자동차에서 음악을 듣거나 라디오를 듣거나 했는데, 이제는 그 이상을 원한다. 소비자들은 차 내부에만 갇히지 않고, 외부와 끊임없이 연결되는 모습을 바라고 있다. 현대차는 자동차업체로서 사람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IT업체와 협력해 다양한 서비스를 차량에 탑재하고 있다. 바이두가 중국 최대 포털이니만큼, 중국인들은 바이두를 친근하게 느낀다. 중국 소비자들을 겨냥하기 위해 바이두를 차량 서비스 플랫폼으로 선택했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대기업-스타트업 간 연결을 의미하기도 한다. 현대차가 주목하고 있는 스타트업은.

 

현대차는 협업의 대상에 제한을 두지 않으려 한다. 다만 그간 협업의 대상으로 삼았던 업체들은 대부분 ‘기술’과 관련된 회사들이었다. 현재 회사가 갖고 있는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다거나, 갖고 있지 않은 기술을 제공해 줄 수 있는 회사를 원했다. 앞으로는 기술뿐 아니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회사들에도 다가가려고 한다. 향후 자동차 회사는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게 될 것이라는 말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플랫폼은 기술적 플랫폼뿐 아니라 서비스 플랫폼까지 범위가 넓어진다. 서비스를 제공하다 보면, 서비스에 더해질 ‘콘텐츠’가 필요해진다. 서비스와 콘텐츠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을 관심 대상으로 보고 있다. 단적인 예로 우버는 차량을 매개로 하는 서비스 공유 플랫폼이다. 카카오톡도 그 안에 금융·게임 등 다양한 서비스와 콘텐츠가 들어 있는 플랫폼이다. 현대차도 플랫폼 범위 확장에 관심을 갖고 있다.

 

 

친환경차·자율주행차는 기존 완성차업체뿐 아니라, IT 기업에서도 독자적으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날로 치열해지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은?

 

많은 이들이 미래 자동차는 자동차 회사보다 IT 업계가 성공할 거라고 생각한다. 미래 자동차를 만들어내는 데 있어서 GM이나 포드보다 애플과 구글이 더 잘 해낼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도 충격을 받았다. 자동차 산업은 대형 설치 산업이고, 자동차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많은 기술적 노하우가 필요하다. 자동차 업계 진입장벽이 높았던 이유다. 하지만 현재 자동차는 내연기관 대신 전기모터가 들어가 전동화되고 있다. IT 업계가 강점을 갖고 있는 자율주행 등 정보·기술 이니셔티브가 자동차 산업을 이끌도록 산업이 변모하면서, 이전보다 IT 업계가 자동차 제작에 접근하기 쉬워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자동차에 중요한 것은 탑승자의 안전이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자동차 업계가 100년 이상 쌓아온 노하우가 있다. ‘A에서 B로 움직일 것이냐, A에서 B로 안전하게 움직일 것이냐, A에서 B로 안전하고 편안하며 즐겁게 움직일 것이냐’와 같은 질문을 던져보면, IT 업계 못지않게 기존 자동차 업계가 갖고 있는 강점이 있다.

 

 

국내 기업 환경에서 오픈 이노베이션의 한계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국내에도 오픈 이노베이션이라는 개념이 몇 년 전부터 유행을 타며 회자되고 있지만, 실제로 이뤄진 사례가 많지 않은 건 사실이다. 기존 자리 잡은 산업 문화와 기업 생태계 때문이다. 기업 관점에서 보면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들과 어떻게 일해야 하나’라고 생각하는 문화적 한계가 있다. 나도 느끼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현대차가 많이 달라졌으면 좋겠다. 귀를 열고, 받아들이고, 개선하고, 변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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