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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 콘서트를 어떻게 앉아서 봐요?

아델의 일갈이 일으킨 공연문화 논란…‘의탠딩’, 나쁜 에티켓일까, 자연스러운 공연문화일까

정덕현 문화 평론가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04.08(Sat) 13:30:00 | 14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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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만큼 거침없이 자신이 하고픈 이야기를 다 하는 아티스트도 드물다. 올해 그래미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거머쥔 아델이 자신과 경쟁했던 비욘세에 대해, 최고의 아티스트인 비욘세보다 자신은 뛰어나지도 않은데 이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트로피를 쪼개는 시늉까지 한 대목은 “역시 아델”이라는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개념 아티스트’로 불리는 아델인지라 그녀의 한마디 한마디는 지구촌 전체를 들썩이게 할 만큼 화제가 되곤 한다.

 

그런 아델이 이번에는 공연문화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킨 한마디를 던졌다. 지난 3월19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그녀의 콘서트에서였다. ‘그래미의 여왕’을 만나러 온 7만7000여 팬들의 열기로 공연장은 뜨거웠는데, 열창하던 아델이 갑자기 공연을 멈추고 객석에 있는 공연장 안내요원을 향해 소리를 친 것이다. “일하는 중인 건 알겠지만, 관객들한테 앉으라고 말하는 것 좀 그만해 달라”고 한 것. 그녀는 “안 보이면 일어날 수도 있다. 관객들이 서서 춤춘다고 투덜댈 거면, 콘서트에는 뭐하러 오겠나”라고 되물었다. 뜨거운 공연장 분위기에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추는 관객들을 안전요원들이 계속 앉히려고 한 데서 비롯된 일이었다.

 

그런데 아델의 이 한마디는 온라인 공간에서 찬반양론으로 나뉘어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역시 아델이다. 멋있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부적절했다”는 의견도 팽팽히 맞섰던 것. 아델이 맞는다고 주장하는 쪽은 “콘서트장에서 마음껏 즐기는 것을 막는 건 잘못됐다”며, “다른 콘서트도 아니고 아델 콘서트에서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은 있을 수도 없고, 또 어찌 보면 끔찍한 일”이라고도 했다. 반면 부적절했다는 쪽은 “그저 자신의 일을 한 것뿐인 안전요원을 다그친 건 잘못한 일”이라며 “일어나는 관객을 통제하지 않으면 다른 관객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고, 앉아서 공연을 즐기고 싶은 관객도 있다”고 주장했다. 도대체 어느 쪽이 맞는 것일까.

 

아델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들이 환호하고 있다. 최근 아델은 공연문화에 대한 논란을 촉발시켰다. © 연합뉴스


 

“공연은 즐기는 것” vs “다른 관객도 생각해야”

 

아델의 이야기는 곧바로 국내의 이른바 ‘의탠딩(의자+스탠딩)’ 문화에 대한 찬반양론으로까지 이어졌다. 의자를 깔아놓아도 결국은 다들 일어나 관람한다는 뜻에서 생긴 신조어 ‘의탠딩’은 이제 콘서트 관람에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공연 좌석을 보면 이제 아예 대놓고 ‘의탠딩석’이라고 지정하는 경우도 있다. 보통의 경우 무대 앞쪽에 마련된 스탠딩석과 뒤쪽과 2·3층에 마련된 좌석으로 구분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제 스탠딩석을 의탠딩석으로 세우는 경우도 생기고 있는 추세다. 그런데 이 의탠딩 문화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은 사뭇 엇갈린다.

 

의탠딩 문화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는 이들은 “굳이 그럴 거면 스탠딩석을 마련하는 편이 낫다”고 말한다. 적어도 앉아서 공연을 관람하는 이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또 스탠딩을 원하는 관객들을 위해 따로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 주는 것이 모두가 함께 저마다의 취향에 따라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의탠딩 문화에 긍정적인 의견을 내는 이들은 “스탠딩석보다는 의탠딩석이 훨씬 충분히 즐기면서도 안전하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고 말한다. 즉 스탠딩석의 ‘무질서’는 어떤 면에서는 불편함을 준다는 것이다. 그나마 자신의 공간이 확보된 의탠딩석이 질서 속에서도 공연에 더 적극적으로 호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연문화, 콘서트의 특성에 따라 다를 수 있어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접해 본 사람들이라면, 찬반 논란이 있는 ‘의탠딩’ 문화에 대해 일괄적인 답변을 내놓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 것이다. 즉 그 공연의 특성에 따라서, 어떤 특정 상황과 시점에 따라서, 의자에서 일어나 환호를 하는 일은 결례가 되기도 하고 오히려 예의가 되기도 한다. 클래식 음악을 듣는 콘서트나 연극·오페라·뮤지컬 같은 공연 형태는 조용히 앉아서 보는 것이 일반적인 예의다. 극도로 집중해서 보는 것이 그런 공연을 제대로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누군가 갑자기 일어나거나 환호를 지르는 일은 공연을 방해할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처음부터 끝까지 정숙한 분위기만을 유지하는 것도 예의는 아니다. 그것은 공연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아티스트와 관객의 소통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따라서 이런 공연은 정숙을 유지하는 부분과 기립까지 하면서 박수갈채와 환호를 보내는 부분이 나뉘어 있다.

 

하지만 대중음악을 주제로 하는 콘서트는 정반대다. 아티스트는 관객들에게 적극적인 반응을 요구하기도 하고, 그것을 유도하는 손짓을 보내기도 한다. 싸이가 하는 공연에 가보면 결코 앉아 있는 것이 예의가 아니라는 걸 누구나 눈치챌 수 있다. 이것은 이러한 대중음악을 다루는 콘서트를 일종의 페스티벌 문화나 클럽 문화의 연장선으로 보는 시선 때문이다. 축제 현장이나 클럽에서 가만히 앉아 있는 건 ‘분위기 파악 못하는’ 사람이 된다. 즐기기 위해 모였으니 맘껏 즐기자는 것. 하지만 이런 형태의 콘서트에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일어나 환호를 보내는 것만이 예의가 아닌 지점이 있다. 이를테면 분위기를 바꿔 조용한 발라드를 부르는데 환호를 질러댄다면 어떻겠는가.

 

과거 1970~80년대만 하더라도 우리의 공연문화는 주로 앉아서 듣고 보는 분위기가 주류였다. 그러던 것이 1990년대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우리에게도 훨씬 조직적인 팬덤들이 생겨나기 시작하던 때였던지라 공연장에서 스탠딩은 기본이고, 이른바 ‘떼창’을 불러 내한한 외국 가수들이 감동을 먹는 일은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정숙함만을 강조하던 시대적 분위기를 일소하는 긍정적인 면이 있었지만, 동시에 과도한 무질서는 안전사고의 문제로 이어지기도 했다. 1992년 내한한 뉴키즈 온 더 블록의 공연에서는 1000여 명의 열성팬들이 무대 가까이로 동시에 몰려들면서 생긴 사고로 여러 소녀들이 부상을 입고 한 명은 안타깝게도 사망한 사고가 벌어지기도 했다.

 

축제적 성격을 띤 공연은 그 일탈의 즐거움과 동시에 무질서의 혼돈이 공존할 수밖에 없다. 그곳에 어떤 것이 예의이고 어떤 것이 무례인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의탠딩 역시 때로는 그것이 예의가 되지만, 어느 선을 넘게 되면 위험할 수도 있는 무질서로 공연 관람을 방해하는 일이 될 수 있다. 결국 올바른 공연문화란 그 즐거움과 질서 사이에 존재한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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