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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美·北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 중”

美, 2013년부터 북한 미사일에 사이버 및 전자기파 공격 감행

김원식 국제문제 칼럼니스트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04.14(Fri) 09:30:00 | 14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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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또 다른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미국은 북한에 관해 충분히 이야기했다. 우리는 더 이상 할 말(comment)이 없다.” 4월5일 북한이 중거리 탄도미사일(KN-15)로 추정되는 미사일 발사 시험에 나서자 미 국무부가 내놓은 세 문장의 공식 논평이다. 아마도 미 국무부의 논평 역사상 이렇게 짧은 경우도 전례가 없을 것이다. 같은 날 미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기자 브리핑에서 이제 북한 문제는 “시간이 소진됐다(The clock has now run out)”며 거의 최후통첩성 발언을 내놨다. 이 당국자는 “북한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 모두에 긴급한 관심 사안”이라면서 “모든 옵션이 테이블에 올라 있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과 중국에 대한 고강도 압박에 나선 것이다.

 

미국은 이미 북한과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월6일(현지 시각)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만찬장에서 악수하고 있다. © AP 연합


아직도 우왕좌왕하는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은 4월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도 “중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중국은 북한에 엄청난 영향력을 갖고 있는데, 북한 문제에 대해 우리를 도울 것인지 그렇지 않을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며 “우리를 돕는다면 중국에도 매우 좋을 것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누구에게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을 압박하려는 속내를 분명히 드러낸 것이다. 그는 또 끝내 중국이 협조하지 않는다면, 미국 혼자 북한 문제를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정작 북한 등의 핵무기와 미사일 방어체계 운용을 총괄하는 전략사령부(STRATCOM)의 존 하이튼 사령관은 “북한 문제에 대한 그 어떤 해결책(solution)에도 중국이 포함돼야 한다”면서 군 최고 통수권자인 트럼프와는 다른 발언을 내놨다. 하이튼 사령관은 4월4일 미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중국과 북한의 긴밀한 경제 관계가 중국을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 중추적 플레이어(a pivotal player)로 만들었다”며 현실적으로 중국을 빼고서는 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대통령은 초강경 발언을 했지만, 군사적 행동의 실무자는 오히려 “중국 없이는 해결 못한다”는 현실적이고도 정치적인 발언을 한 셈이다. 이렇듯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대북 정책(blueprint) 수립’을 놓고 아직도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백악관에서 대북 정책 수립이 완료됐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그 내용에서는 천차만별이다. 가장 핵심은 북한에 대한 선제적 군사조치의 포함 여부다. 사실상 북한 핵무기 기지나 미사일 기지에 대한 ‘외과 수술식(surgical) 선제공격’은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 고려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사실상 미국이 북한에 대한 경제적인 제재 이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의미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가 “모든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는 말로 ‘대북 선제공격’을 암시하는 것은 ‘수사학적(rhetoric)인 말’의 강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이 증강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군사적 선택’을 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지난 2월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북한의 신형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인 ‘북극성 2형’ 시험 발사 장면 © EPA 연합

 

 

北, 이동식 발사대로 미국의 사전 공격 대비

 

이와 관련해 4월4일 뉴욕타임스(NYT)는 중요한 단독 보도를 했다. 미국이 이미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13년부터 북한 미사일에 대해 사이버 공격과 전자기파 공격 등을 감행했다는 것이다. 주로 미사일 관련 프로그램에 악성 소프트웨어를 보내거나 군사위성 등을 통한 레이저 공격으로 ‘발사 전(Left of launch)’ 공격을 했다는 내용이다. 사실 북한은 지난해 총 6차례에 걸쳐 무수단 계열 미사일 8발을 발사했지만, ‘부분적인 성공’으로 평가받는 것은 한 발뿐이다. 나머지 7발은 대부분 발사 직후 폭발하거나 발사와 동시에 폭발해 발사 차량까지 까맣게 태웠다. 당시에도 러시아 군사전문가를 포함해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에 관해 의문을 제기했다. 사전에 어떤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서야 이 정도로 실패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도 해당 보도에서 “작년 가을 김정은이 ‘미국이 미사일 발사를 막고 있는 건 아닌지 알아보라’고 지시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고 전했다. 북한도 이런 상황을 감지하고 대응에 나섰다는 것이다.

 

미국이 극비의 최첨단 무인기와 군사위성 등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상황을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이러한 관찰뿐만 아니라 직접 레이저 공격 등을 통해 미사일을 발사 전이나 혹은 발사 직후 파괴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난 셈이다. 뉴욕타임스 보도 관계자도 “실제로 중요한 정보들을 다 입수했지만, 국가 기밀 문제로 다 보도할 수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보다 적극적이고 광범위하게 북한에 대한 군사적인 개입을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는 것이다. 워싱턴의 한 정보 소식통은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이러한 미군의 북한 핵시설 등에 대한 사이버 공격과 미사일에 대한 레이저 공격 등이 전면적으로 강화됐다”고 전했다. 미국이 북한을 압박하고 핵무기 등의 성능 개선을 저지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행동을 개시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관해 군사전문가인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해당 내용은 워낙 은밀하게 이뤄지는 군사 비밀이라 전부 다 상세하게 파악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아마 북한도 이러한 내용을 파악하고 대응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한국군 관계자는 뉴욕타임스 보도에 관해 회의적으로 보고 있지만, 미국이 이미 오래전부터 그러한 공격을 준비해 왔다는 것은 어느 정도 알려진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합동참모본부의 한 관계자는 “작년에 북한 미사일 발사 시험이 대부분 실패한 것이 다른 공격 등 외재적인 요인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 “파악된 바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이미 미국과 북한 간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북한이 고정식이 아니라 이동식 발사대를 강화하면서 미국의 이러한 사전 공격에 대비하고 있는 것도 이를 잘 방증한다. 이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의 최종 승리자가 누가 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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