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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우주에 벌어진 ‘재사용 로켓’ 전쟁, 스페이스X가 이겼다

엘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재사용 로켓 발사 성공에 비용절감 꿈 커져

김회권 기자 ㅣ khg@sisajournal.com | 승인 2017.04.14(Fri) 20: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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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148억 달러, 우리돈 18조에 달하는 세계적 부호이자 괴짜로 통하는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공상을 현실로 만드는데 관심이 많다. 그의 최근 관심사 중 하나인 하이퍼 루프에 관해서는 최근에 소개된 적이 있다.

 

▶ 괴짜의 '지각', 초음속 대중교통의 세상 열까

그의 또 다른 관심사는 우주다.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우주 사업을 위해 만들어진 회사다. 스페이스X는 로켓의 재사용을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미국 동부시간으로 3월30일 오후 6시27분, 우주 개발 역사에 새로운 내용이 추가됐다. 스페이스X는 통신위성인 ‘SES -10’을 탑재한 팔콘9 로켓을 NASA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했다. 

 

이번 발사가 왜 획기적이었냐면, 사용된 제1단 로켓은 이미 과거에 우주에 올라갔다 회수된 로켓이기 때문이다. 2016년 4월18일 국제우주정거장(ISS)용 무인화물 수송선인 ‘드래곤’을 발사할 때 지구 위로 올라갔던 그 1단 로켓이 재사용됐다. 로켓 분사로 하늘로 올라간 위성 발사용 로켓 1단이 발사에 재사용된 건 세계 최초의 일이다. 라이브 화면에 직접 등장한 머스크는 이번 성공에 자극을 받은 표정이었다. 처음에는 ‘회수’가 목표였고, 다음에는 ‘회수된 로켓을 다시 발사’하는 게 목표였다. 그는 트위터에 다음 목표를 밝혔다. “다음 목표는 회수한 로켓을 24시간 안에 다시 발사하는 것이다.”

 

2017년 3월30일 엘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과거 회수한 로켓을 재사용해 발사에 성공했다. 사상 최초의 일이다. ⓒ UPI 연합


로켓 재사용의 오랜 발상이 현실화 되다

 

여기서 궁금한 건 이거다. 그는 왜 로켓을 재사용하려 하는가 그리고 우주에 집중할까. 돈 많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슈퍼리치의 공상과학 리얼 다큐멘터리일 수도 있다. 하지만 머스크는 다가올 미래의 하이테크 산업을 선점해 부를 창출한 사람이다. 전기자동차를 발빠르게 현실화 시켜 만든 테슬라가 부의 원천이 됐다. 하이퍼 루프 역시 최고 시속 1200km로 도시와 도시를 연결할 말도 안 되는 대중교통 시스템일 수 있지만, 그 말도 안 되는 것이 현실화된다면 엄청난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스페이스X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해 볼 필요가 있다.

 

2011년 스페이스 X는 로켓 분사에 사용되는 제1단 로켓(로켓이 발사되면 발사체를 올린 다음 맨 처음 떨어져 나가는 부분)을 회수해 재사용하는 구상을 발표했다. 로켓은 무언가를 우주로 수송하는 배달부라면, 일회용이 아니라 반복 사용할 경우 혁신적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그리고 재사용에 관한 발상 그 자체는 오래 전부터 나왔다. 당장 매번 예산 문제로 고민하는 미 항공우주국(NASA)이 그랬다. 

 

하지만 모색 단계에서 그쳤을 뿐이다. 왜냐면 쏘아올린 로켓을 재사용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것 중 하나가 로켓을 다시 지상에 수직으로 착륙시키는 기술이다. 그래야 다시 쓸 수 있으니까. 수직 착륙은 실험 수준에서는 성공한 전례가 있다. 하지만 그런 기술의 개발보다는 세계적 트렌드가 ‘일회용’ 로켓을 더욱 싸게 만들고 확실하게 쏘아 올리는 것을 더 중요하게 취급했다. 그러는 사이에 로켓 회수 연구는 방치됐다. 머스크는 스페이스X를 세워 이 틈새에 도전했다.

 

로켓 재사용으로 비용은 얼마나 낮춰질까. 팔콘9의 1회 발사 비용은 대략 5000~6000만 달러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회수되는 것은 제1단 뿐이며 2단은 또 일회용이니까 얼마나 비용이 절감될지 알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반면 스페이스X 측은 “쉽게 실현 가능한 것부터 꾸준히 실행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지구 궤도에 들어가는 제 2단을 회수하는 구상도 하고 있다. 3월30일의 성공 이후 머스크는 올해 여름에 예정돼 있는 대형 로켓인 ‘팔콘 헤비’의 발사 때 1단에 더해 2단의 회수를 실시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어쨌든 스페이스X는 1단을 재사용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 발사로 입증했다. 앞으로 초점 역시 ‘로켓을 재사용해 발사 비용을 어디까지 저렴하게 낮출 수 있는지’에 모인다. 그리고 이런 비용은 ‘회수한 로켓을 다시 발사하기까지의 재정비 비용’ 및 ‘재사용 횟수’와 관련 있다. 

 

일단 재정비 비용을 낮추려는 노력 역시 스페이스X는 하려고 한다. 앞서 소개한 머스크의 ‘24시간 내 발사’라는 다음 목표는 결국 회수한 뒤 발사까지 최대 24시간이 걸린다는 얘기다. 재정비를 최소화하거나, 혹은 재정비를 건너뛰고도 재발사할 계획을 갖고 있다는 뜻인데, 앞으로의 팔콘9 로켓은 이런 방향을 감안해 설계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다음 질문인, 몇 번이나 재사용이 가능한 지는 1회 발사비용과 맞물린다. 머스크는 2011년 로켓 재사용 구상을 발표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팔콘9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비용의 로켓이지만 그래도 5000~6000만 달러 정도가 소요된다. 이중 추진체의 비용은 20만 달러에 불과하다. 따라서 만약 로켓을 1000번 재사용할 수 있다면 한 번 발사하는데 드는 비용은 50만 달러까지 내려갈 수 있다. 회수 및 재정비 비용은 추가되더라도 발사 비용을 지금보다 1%로 낮출 수 있다.” 매번 머스크의 목표는 엔지니어 손에 재현돼 왔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따져본다면 스페이스 X는 최종 목표를 ‘1000회 재사용’으로 상정했을 가능성이 높다.

 

스페이스X의 재사용 로켓 발사가 성공하자 환하게 웃으며 악수를 나누고 있는 엘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왼쪽). ⓒ AP 연합


초소형 위성의 저비용 발사 시대를 노린다

 

지구 위로 쏘아올리는 인공위성의 상업적 용도가 많아지면서 지금은 수백kg 단위의 소형 위성도 많이 올라간다. 각종 연구기관이나 기업도 초소형 위성을 올리길 원한다. 그러다보니 이들을 위한 전용 발사 수단의 개발과 발사 비용 절감 방안을 개발하는 게 우주 산업에서는 화두다. 공중에서 발사할 수 있는 로켓으로 위성을 수송하는 아이디어, 항공기에 로켓을 탑재한 뒤 비행기가 이륙하면 로켓을 분리해 자유 낙하하면서 제1단에 점화해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투입하는 아이디어도 있다. 미국의 벤처기업인 ‘로켓랩’은 150kg의 인공위성을 고도 400~500km에 올릴 수 있는 소형 로켓을 개발 중이다. 이런 아이디어들과 개발은 인공위성 발사 업체들이 발사 비용을 수십억원 단위로 줄이기 위한 몸부림의 흔적들이다. 

 

과거에는 이런 작은 위성은 대형 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대형 로켓의 한 구석에 합승해 우주로 올라갔다. 주된 고객이 대형 위성이다 보니 소형 위성은 발사 시기나 투입 궤도 등을 선택할 권한이 없었다. 발사 비용도 많이 들고 합승 때문에 발사 기회도 적다보니 위성의 사용을 고려하는 기업도 현실적 제약에 고민이 많았다. 대형 위성에서 소형 위성까지 다양한 로켓을 자주 발사할 수 있는 체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는 시점이었다. 

 

이럴 때 만약 누군가 저렴한 발사 비용에 독자적인 시기와 궤도를 보장해준다면? 스페이스X가 여러 번의 실패를 겪으면서도 발사 비용을 낮추고 로켓 회수 노력을 계속해 온 것이 결실을 거두면서 로켓 상업 발사 시장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기존 우주 개발 사업에서는 발사 성공률이 고객의 신뢰를 얻는 주요 잣대였다면, 이제는 우주에도 가격 경쟁력이 요구되는 시대를 맞은 셈이다. 스페이스X가 새로운 블루오션을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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